"퇴근 시간에 업무지시"···돌연사 걱정하는 공무원

입력 2025.08.20. 17:47 이정민 기자
전남도청 공무원, 익명 게시판에 토로
노조 "윗선에 보고…근무 환경 개선"
[무안=뉴시스] 전남도청 전경. (사진=전남도 제공)

최근 전남지역 지자체 공무원 익명 게시판에 상사가 퇴근시간에 업무지시를 하는 등 업무가 과도하게 많고 공직문화가 퇴보 중이라는 글을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전남지역 일선 시군 지자체 공무원 익명 게시판에 "전남도청 공무원노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판은 주로 공무원들이 글을 남기는 공간으로, 해당 글의 게시자는 전남도청에 근무하는 공직자로 보인다. 게시글을 올린 A씨는 전남도청 게시판은 익명으로 사용할 수 없어 일선 지자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A씨는 "후환이 두렵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 글을 작성한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남도청이 일할 맛 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요즘 퇴보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이제 막 공직에 입문한 MZ세대가 아님에도 너무 힘이 든다. 금요일 퇴근에 갑자기 내린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 금요일 야근, 토요일 회의자료 작성과 일요일 회의가 반복되고 있다"며 "일하기 싫은 것이 아니다. 직원들도 사람이다. 어쩌다가 한 주가 아니라 거의 매주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정말로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한 "오히려 주말이 더 바쁘다. 주말에 갑작스런 지시에 맞춰 헐레벌떡 나와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끼니도 거른다"며 "느닷없는 지시가 많아서 문제다. 정부기조에 맞는, 도정을 먹여살릴, 그런 중요한 안건을 주말 이틀 사이에 번갯불에 콩 볶듯이 만들어 내라고 하면 심도있고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겠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몇 주째 휴일을 갖지 못한 건지 기억이 안난다. 입사 이래 업무시간 이후 오는 전화, 문자, 카톡 등 급한 업무지시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아니다"며 "돌연사가 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업무는 업무일, 업무시간에 하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조에서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인 업무지시를 멈추는 데 부디 직원들을 대표해 나서 달라"며 "복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생존권만이라도 지켜달라. 노조와 윗분들게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게시글이 올라오자 전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도청 간부들에 공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남도 노조 관계자는 "최근 새정부 들어서 다양한 지역 현안 사업들을 위해 업무가 많아진 것은 모든 조직원들이 공감할 것이다"며 "이번 게시글을 통해 조합원들의 고충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해당 글에 대해 비서실장 등에게 전달했으며, 조합원의 휴식권 보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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