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국제선 정기 취항 20여일만에 '참사'···활성화에 찬물

입력 2024.12.29. 16:18 선정태 기자
KTX 정차·활주로 연장 완공 앞두고 발생…관계기관 망연자실
"짧은 활주로때문일수도" 원인 추측에 억울한 누명 '속앓이'
한국공항공사, 곧바로 활주로 폐쇄, 공항 운영 중단·결항
무안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이 개항 17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선 정기노선을 취항한지 한달도 안돼 참사가 발생하면서 지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180여명의 사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시도민인데다 KTX 경유와 활주로 연장을 비롯해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 추진 등 그동안 공항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였던 광주시·전남도는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29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이번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제주 정기편 운항에 들어갔다.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 2216편은 1주일에 4번 방콕과 무안을 오갔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4월 무안공항에 첫 취항 했으나 당시는 전세기 운항이었고, 정기노선 운항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안국제공항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여행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까지 갈 필요가 없어 이동 시간이 대폭 짧아진데다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광주전남 지역민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전남도는 미주나 유럽 등을 오갈 수 있는 대형 기종 운항을 위한 활주로 연장공사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었고, 1~2년 후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는 KTX도 완공되면 공항 활성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안국제공항에 처음으로 정기노선이 취항되면서 활성화의 서막을 장식하는 듯 했지만 이번 참사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일부 일부 전문가들이 "활주로가 더 길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며 이번 참사 원인 중 하나로 공항 활주로 길이를 언급하면서 누명을 쓰게 생겼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의 길이는 운항 항공기 기준에 맞춘 2천800m다. 무안국제공항에 대항 항공기가 오가지 않아 인천국제공항(3천750∼4천m)이나 김포국제공항(3천200∼3천600m) 등 대형 공항보다는 짧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맞춘 충분한 길이로 운용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주변 지역의 공항들과 비교하면 평균 이상이다.

호남권에서는 광주공항의 활주로가 2천835m로 가장 길고, 군산공항과 여수공항은 각각 2천746m, 2천100m의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다. 호남권을 벗어나 다른 국제공항을 보더라도 청주국제공항이 2천743m, 대구국제공항 2천750m, 양양국제공항 2천500m로 무안공항보다 짧다.

이와 관련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은 사고가 일어난 항공기와 유사한 크기의 C급 항공기들이 계속 운항해왔던 공항"이라며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는 등 곧바로 운영을 중단했다.

이날 한국공항공사는 참사와 관련해 비상 대응에 나서면서 "사고 발생 시 메뉴얼에 따라 무안공항 활주로를 폐쇄하는 등 공항 운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이날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기가 모두 결항됐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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