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수확 앞둔 높 갈아엎으며 시장격리 촉구
김영록 전남지사 "지속적 폭락은 정부 정책 한계"

햅쌀 수확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쌀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정부가 수확기 이전에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 농민들은 2023년산 쌀 재고가 가득 찬 상황에서 정부의 쌀 수급대책이 미흡하다며 논 갈아엎기 등 불만이 쌓이고 있다.
10일 전남도와 농협 전남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80㎏들이 한가마당 17만6천628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반등 없이 지속적으로 우하향하고 있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25일 20만 4천568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1월 19만8천620원, 12월 19만7천632원, 지난 1월 19만4천796원, 2월 19만3천668원, 3월 19만2천768원, 4월 19만432원, 5월 18만8천716원, 6월 18만6천376원, 7월 17만9천516원, 8월 17만6천628원이다.
최근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 쌀값(22만222원·5일·15일·25일 가격 평균치)과 비교해 16%나 떨어진 가격이다.
재고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남지역 농협이 올해 매입한 쌀은 30만 6천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42.3% 급증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5일 기준, 판매한 쌀은 22만 1천톤으로 전년보다 2만 7천톤 늘었지만 재고는 판매량을 추월했다. 같은 날 기준 전남농협 쌀 재고는 8만 5천톤으로 지난해보다 304.7% 폭증했으며, 전국적으로는 전년보다 20만톤이 늘어난 33만 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구곡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햅쌀이 나올 경우 제 값 받기가 녹록지 않아, 가격이 이대로 유지되면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민들은 무엇보다 2022년 한 가마 당 15만7천284원까지 떨어졌던 쌀값 대폭락 사태가 2년 만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에 농민들은 정부에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논 갈아엎기' 시위를 벌이며 시장격리 시행, 쌀 수입 중단 등을 촉구했다.
지난달 19일 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영광군 대마면에서 수확을 앞두고 한창 익어가는 2천여㎡가량의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이며 "통상적으로 단경기(7월~9월·공급량이 수요량보다 적어지는 때)에는 가장 가격이 높아야 하는데 올해 1월 80㎏ 20만원선 붕괴를 시작으로 계속 하락해 8월 5일 기준 17만 8476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시장격리 20만t(2023년 쌀) 시행과 태국과 미국 중국 등에서 매년 41만t씩 이뤄지는 쌀 수입 중단, 지난해 6월 정부가 밝힌 직불제 예산 5조원 공약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의 의지가 쌀값을 결정한다. 15만톤 이상 시장격리를 해 달라는 요구에 5만톤만 시장격리하겠다 하고 나머지는 농협 등 민간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시장격리 20만톤 즉각 시행하고 쌀값하락 주범인 쌀수입을 중단하라.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나락값 8만원(40㎏) 보장하라"고 외쳤다.
지난 2일 해남에서는 해남군농민회·읍면농협조합 등 9개 기관·단체 40여 명이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했다.
전남도는 벼 재배면적 감축, 쌀 수급 예측 통계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특단의 쌀값 정상화 대책을 촉구하며 쌀값 하락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전남도는 수확기 이전에 ▲2023년산 쌀 재고물량 조기 시장격리 ▲2024년산 쌀 공공비축 물량 이외에 추가적인 시장격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쌀값 하락의 근본적인 대책으로 ▲쌀 수급 예측 통계 현실적 개선 ▲전략작물직불제 지원 확대 등에 따른 벼 재배면적 감축 ▲수입쌀 전량 사료화 전환 ▲국가 차원의 쌀 소비문화 조성 등을 건의했다.
김영록 지사는 "쌀값 폭락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정부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방증이다. 재고 대란 속에 쌀값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는 것은 쌀 수급 정책의 기본자료인 쌀 관측 통계 오류와 정부의 소극적 시장격리 조치가 원인이다"며 "식량주권인 쌀농업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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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칭찬’ 이재명 대통령이 반한 전남 지역 정책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2.25. photocdj@newsis.com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광주·전남지역의 생활밀착형 정책을 콕 집어 모범사례로 잇따라 언급하면서 전국적인 벤치마킹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전남 일선 시·군의 관광·에너지 등 주민 체감도와 효능감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각 부처에 확산 검토를 지시하면서 이른바 ‘전남발 정책’이 국가시책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2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을 다시 한 번 공식 언급했다. “여행비 부담은 줄이고 소비는 지역 상권에 머물도록 하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과정에서다. 대통령이 ‘강진군 반값여행’을 공개 석상에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강진 반값여행은 2인 이상 가족·팀의 여행경비 절반을 환급해주는 게 골자다. 관광객이 강진에서 쓴 돈의 50%, 최대 20만원을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환급액은 지역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단순 할인·현금성 지원이 아닌 지역 소비로 환류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도입 첫해인 2024년 1만5천여 팀이 참여해 47억 원을 소비했다. 22억원 환급으로 24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참여 팀이 3만9천여 팀으로 늘며 소비 규모도 100억 원대를 넘어섰다.올해 역시 지난달 19일 시작 이후, 한 달 만에 7천358팀이 사전 신청했다. 실제 3천854팀이 방문, 모두 12억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액은 5억6천만원으로, 이는 또 다시 지역에서 소비되는 효과를 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2026년 예산안 국민체감 10선’에 반값여행을 포함시켰고, 올해 국가 정책으로 확대된다.정부는 올해 ‘지역사랑 휴가지원제’라는 이름으로 전국 인구감소지역 20곳에서 반값여행을 시범 추진한다. 강진 반값여행처럼 관광객에게 최대 20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오는 27일 지역사랑휴가제 공모사업에 선정된 20개 시·군이 공식 발표된다.대통령이 칭찬한 전남 정책은 또 있다. 신안군의 햇빛연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신안이 군내에서 햇볕마을과 관련해 사업하려면 주민 몫으로 30%를 의무 할당하는 것을 조례로 아예 정해놨다”며 “아주 모범적 형태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담당 공무원을 직접 칭찬하기도 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제도인 일명 햇빛 연금과 바람 연금의 전국 확산을 서둘러 달라고 주문했다.광주시의 정책도 전국화가 예정돼 있다. 지난 2023년 도입된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대표적이다. 강기정 광주시장 1호 공약인 이 정책은 돌봄 서비스를 통합·연계해 돌봄이 필요한 시민 누구나 집에서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모델은 지난해 ‘지역돌봄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통과로 이어져 다음달부터 전국에서 시행된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통합돌봄을 국정과제로 명시했다. 광주시가 2022년 첫 시행한 ‘초등생 학부모 10시 출근제’도 지난 1월부터 정부의 ‘육아기 10시 출근제’로 확대·법제화되면서 전국에서 시행됐다. 2023년부터 운영 중인 광주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역시 서울과 경기, 전북, 전남 등 전국 20여곳의 지자체들이 광주시를 벤치마킹해 도입에 나서고 있다.지속가능한 재정 뒷받침을 주문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반영은 전남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중앙정부와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어 “더 좋은 정책 발굴과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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