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반대로 합의 못 이뤄”…입장차만 확인

광주 민·군 공항의 무안 이전을 놓고 많은 관심을 받았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무안군수의 만남이 실현됐지만, 우려대로 '빈손 회동'으로 마무리됐다.
무안군수 반대 등 각자의 입장차만 확인했지만, 추후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하는 등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전날 오후 5시께 영암 한 식당에서 시·도 기조실장, 무안 부군수와 함께 3시간 동안 회동했다.
광주시·전남도·무안군 단체장이 만난 것은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무안 공항 활성화 협약 이후 6년 만이며, 민선 8기에 세 지자체장이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 3자는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논의 내용을 토대로 추후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약속한 1조원대 지원금 외에 공항복합도시 건설 참여, 인재개발원 등 광주 공공기관의 무안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대형기관 무안 유치 지원 등을 약속했다. 3자 공동 소음도 측정·검증, 지역민 여론조사, 이전 논의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RE 100 국가산단 조성, 공항 주변 호텔·카지노·컨벤션센터를 포함한 관광·국제 물류 특구 등 미래형 신도시 개발을 제시했으며, 광주시에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이전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 리스트 등 통합 패키지를 마련하고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전달했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같은 제안 등을 설명하며 무안군에 "시·도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한가지 만이라도 합의 결과를 도출하자"고 촉구했지만, 김 군수가 어떤 경우라도 군공항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어떤 합의안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무안공항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확연하다는 점만 확인했다.
광주시·전남도는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을 통해 무안국제공항 발전과 서남해안 발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이 무안국제공항과 무안군 발전을 저해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논의 조차 거부하던 김 군수가 전향적으로 이번 회동에 참여하고 다음 회동을 기약하기는 했지만, 기한을 정하지 않는 등 구체성이 결여된 약속이어서 추후 만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도 해봤지만, 아직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며 "무안 통합공항을 호남 관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항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이 필요하다"며 "공항이 활성화돼야 서남권이 발전하기 때문에 무안군민의 찬성과 반대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군민의 찬반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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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산단' 본격 추진···'비싼 전기'는 어떻게 신안 해상풍력 발전기정부가 재생에너지 100% 기반의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본격화하면서 전기료 부담과 안정적 공급 방안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RE100 산단은 대규모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량 조달하는 개념이지만 아직까지 발전단가가 비싸고 계통 연계가 까다롭다. 이에 따라 파격을 넘어 전례 없는 전폭적인 지원 혜택 등 정부 차원의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3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계기로 RE100 산단 조성 계획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문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원자력 등 기존 발전시설 대비 비싸다는 점이다.지난해 한전의 평균 전력 구입 단가는 1kWh(킬로와트시)당 134.8원이다. 반면 태양광 단가는 1kWh당 200원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가 가장 높은 해상풍력의 경우 단가가 1kWh당 300~400원대에 달한다.기존 원자력·석탄화력 발전에 비해 최대 3배 가까이 비싸다.RE100 산단으로 입주를 원하는 기업에 '파격적 할인'이 제공되려면 직·간접적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기업 입장에서는 RE100 이행에 따른 이미지 제고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 효과가 있더라도 높은 전기료를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해 과감한 요금 할인 방안을 검토하라"며 "기업이 안심하고 RE100 산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파격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기료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 계통 연계 비용 보조, 송배전망 개선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또한 재생에너지 특성상 출력 변동성이 커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어렵다는 점도 숙제로 꼽힌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ESS를 통해 야간·무풍 시간대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산업계 한 관계자는 "RE100 산단이 취지는 좋지만, 전기료가 너무 비싸면 경쟁력이 없다"며 "정부가 장기계약, 세제 혜택, 전력요금 보조 등 구체적 로드맵을 조기에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100 산단이 탄소중립 시대를 상징하는 미래산업의 전진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비싼 전기'에 대한 합리적 해법과 정부 차원의 재원 마련, 지역 인프라 확충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이에 따라 기업 유치의 유인책으로 단순 요금 할인 외에 정주 여건 개선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전기요금만 싼 것보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육·의료·문화 기반을 갖춰야 기업과 근로자가 지방에 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남지역에 KTX 확충, 국립의과대 신설을 통한 대학병원 설립 등 '파격적 인프라 투자'가 함께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백경동 전남도 에너지정책과장은 "전남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전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지역"이라며 "전력망과 공급단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야 RE100 산단의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백 과장은 이어 "재생에너지를 기가와트급으로 대규모 생산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며 "생산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와 망 이용료 감면 등이 핵심 대안"이라고 설명했다.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생산 지역소비)' 방식이 대표적 대안으로 거론된다.재생에너지 생산지 인근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이 직접 전력을 거래(PPA)를 통해 송배전 비용을 절감하면 자연스러운 '할인 효과'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백 과장은 "요금을 단순히 깎아주는 방식은 형평성 논란이 클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를 현지에서 직접 공급받으면 운송비가 빠져 요금이 내려가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된다"며 "ESS를 통한 야간·무풍시 전력공급과, 정부 재정 투입을 통한 지역 전력망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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