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남 영토분쟁 마로해역, 40년 만에 해결된다

입력 2024.06.17. 16:16 선정태 기자
'양식장 20% 진도군에 반납·상생협력금 지급' 합의
金값 김 생산 못하며 손실 커…道 진도·해남 중재
진도군과 해남군의 극적인 합의로 마로해역 어업권을 둘러싼 40년간의 분쟁이 해결됐다.

진도군과 해남군의 극적인 합의로 마로해역 어업권을 둘러싼 40년간의 분쟁이 해결됐다.

17일 전남도와 진도군,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진도수협과 해남수협이 마로해역 김양식장 어업권에 합의했다. 공식적인 합의서 서명만 남은 상태다.

양 수협간 합의서는 마로해역 양식업권 1천370㏊ 가운데 20% 가량인 260㏊를 진도군에 반환하고, 나머지 1천110㏊를 2030년까지 사용한 후 재협상하기로 했다. 해남군은 진도군에 매년 상생 협력금 2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980년대 초부터 이어졌던 마로해역 분쟁은 2022년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이 이어졌으며, 판결 이후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대법원이 진도군에 손을 들어준 후, 지난해 10월 마로해역 대책협의회에서 두 지역 어민간 합의가 진척되는 등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진도-해남 해상경계 권한쟁의 재청구 금지 확약서'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무효되고 갈등은 더 격해졌다. 이 갈등으로 지난 해에는 마로해역에서 김을 양식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 3월 김희수 진도군수와 명현관 해남군수가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 재청구 금지 확약서에 서명하면서 사태 해결에 급물살을 탔다. 두 지역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던 만큼 지난해 협약 내용을 놓고도 갈등이 발생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기도 했었다.

진도군과 해남군은 지난 3월21일 진도로컬푸드센터에서 김희수(오른쪽 두번째) 진도군수와 명현관(왼쪽 두번째) 해남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도-해남 마로해역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진도군 제공

이 협약서는 현재 해상경계 해역 내 진도군과 해남군이 처분한 어업면허에 대해 인정하고, 마로해역 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2020년 해남군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던 '해상 영토 전쟁'이 재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여기에 김 수출이 증가하는 시기, 1천370㏊라는 넓은 양식장에서 양식하지 못한 것도 진도·해남군이 합의에 이른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남 김은 2019년 2만 6천951톤에서 2020년 2만4천960톤, 2021년 2만9천545톤, 2022년 3만470톤, 지난해 3만5천446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수출액도 2019년 8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1천억원으로 3천억원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민간의 마찰로 전국 물김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1천370㏊의 마로해역에서 지난해 김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손실액도 상당했는데, 2년 째 이어진다면 손해는 더 늘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이달 중 전남지사와 진도군수·해남군수가 합의문에 서명하는, 마로해역의 40년 분쟁의 공식 해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어장 반납 비율 등을 조절해 진도 어민과 해남 어민 사이를 중재, 올 김 양식을 하기 전에 마로해역 분쟁이 해결돼 다행이다"며 "이와 별도로 남해안에 1천658㏊의 신규 양식장을 허가해 지자체 별로 분배할 계획이다. 마로해역 분쟁이 해결되고, 신규 양식장이 추가돼 김 생산이 늘면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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