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파트선 조합원보다 더 낮은 분양가도
업계선 “대기심리 자극… 시장 악영향” 우려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할인 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선 일부 아파트에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전체적인 상황으로 일반화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할인분양이 시장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남구 월산동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서 미분양 일반 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입주지원금을 최대 9천만 원까지 지급키로 하는, 일종의 할인 분양에 나섰다.
2022년 청약에 나설 당시 전용면적 84㎡ 형의 경우 분양 최고가 6억 2천700만 원(옵션 제외)였다는 점에서 최초 분양가의 15%가량 인하한 셈이다.
이곳 외에도 최근 일반분양 물량 계약을 완료한 또 다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역시 할인분양을 하긴 마찬가지다.
광산구 선운 2지구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경우 입주지원금 최대 4천만 원 외에 확장비와 각종 옵션까지 포함해 최대 9천만 원가량의 할인분양이 이뤄졌다.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부담키로 하면서 할인분양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할인분양으로 들어온 사람이 우리보다 더 싼 가격에 들어오게 됐다"며 "이렇게라도 빨리 공사를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할인분양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첨단 2 지구 지역주택조합 역시 잔여 미분량 물량 해소를 위해 분양가 15%를 할인하고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할인분양가를 소급 적용하는 등 사실상 전체 분양 물량에 대한 '할인분양 '을 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들의 할인분양이 잇따르면서 업계에선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반응이 나오면서도 '시장심리를 교란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분양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폭등한 원자재 등으로 인해 공사비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15% 할인을 한다는 건 사실상 적자 분양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할인분양에 나선 아파트들이 1군 브랜드라는 점에서 실수요층에서 '기다리면 할인하는 아파트가 더 많아질 건데 굳이 지금 청약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확산될 가능성도 커 안 그래도 위축된 분양시장의 어려움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분양 물량은 회사에서 임대·전세 물량으로 돌려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하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지금 이뤄지고 있는 할인율을 적용한다면 이윤이 전혀 남지 않는 사실상 손해다. 최악의 상황에서나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이뤄지는 할인분양으로 인해 자칫 소비자들에게 현분양가에 거품에 잔뜩 껴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최근 할인분양 아파트들 중 일부는 분양당시 기준으로 높은 분양가를 제시했었다.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의 판단을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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