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단 회복된 상반기와 대체로 엇비슷
‘수도권-지방 양극화’하반기에도 계속될 듯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주 주택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연초 예상과 달리 올 상반기 주택 시장은 지난해보다 소폭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최악의 위기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수요 위주 시장으로 시장구조가 재편되면서 하반기 역시 전반기와 엇비슷한 보합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지방'의 양극화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열기가 광주까지 도달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회복 키인 '금리 인하'에 대해선 '올해 안에 이뤄질 것''현재와 큰 변화가 없을 것' 등으로 의견이 나뉘었지만 시장 회복을 이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무등일보는 최근 ▲이병철 광주은행 WM고객부 팀장 ▲홍광희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사무처장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과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가격 조정기 거쳐 시장 점차 회복될 수도"
이병철 광주은행 WM고객부 팀장은 "현재 광주 주택시장이 가격 조정기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자체적인 가격 조정 단계를 거쳐 합리적 가격대가 형성될 경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병철 팀장은 "상반기 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일정 부분 회복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으로 인해 물량이 많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광주의 미분양주택이 엄청나게 늘어나있는 데다 기본적인 가격 허들 자체가 높아지면서 수요층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새 아파트 수요는 많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만 형성된다면 시장은 지금보다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장 회복세가 지역으로 이어지기까진 상당한 시일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울의 경우 그동안 공급부족이 계속돼 왔었지만 지방의 경우 최근 젊은 층의 이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지방소멸 등의 이슈들이 맞물리고 있다"며 "서울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지방도 덩달아 같이 회복되는 예전과 달리 이젠 서울과 지방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서울시장이 수요 외에 투자단계로 이어지고 그런 시장분위기 응축이 돼야만 지방으로 투자수요가 전해질 수 있는데 그런 시기가 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팀장은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현재로서는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부분도 있어서 막상 변하더라도 곧바로 반영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시장가격 적응 단계…10월 금리 인하되면 달라질 듯"
홍광희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사무처장은 "하반기 광주주택 시장은 현재까진 전반기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을 것 같다"며 "10월께 금리 조정이 이뤄진다는 예상이 나오는데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전반기보단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광희 처장은 현 시장구도를 '시장가격 적응단계'로 보고 있다.
홍 처장은 "그동안 원자재 인상부터 시작해 전반적인 비용 자체가 크게 오르면서 현재로서는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실수요층에서도 그동안 경기가 좋지 않았던 데다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아 관망세를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었다.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도 현재 분양가에 적응을 하고 거기에 맞춰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에서 주담대나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있지만 되려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기준 금리 인하가 9월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도 거기에 맞춰가면 10월 정도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이뤄지려면 대출은 사실상 필수라고 봐야 하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시장 개선 요소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홍 처장은 수도권-지방 양극화에 대해선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광주 시장에선 투자 수요는 다 빠져나가고 없다고 봐야 한다. 서울 상황이 정리돼야 그 남은 수요가 지방으로, 투자로 이어지는데 현재로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로서는 실수요층의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금리 인하가 시장 회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인하되면 시장 매수심리 회복 가능성"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과장은 "올해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의 경우 하락거래가 상승거래보다 많은 구조였지만 최근 3주 사이에 상승거래와 하락거래 간 격차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 상황이 조금씩 풀리고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간다면 금리 인하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금리 인하 여부가 이뤄진다면 소비자들이 구매 심리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여지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최현웅 과장은 현 시장구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고금리'를 꼽았다.
"서울과 수도권 가격이 오르면 지방이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패턴을 보였지만 지금은 고금리라는 변수가 있는 데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수요층이 원하는 가격대를 형성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신축 아파트 가격들이 정체되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구축도 거래가 줄어드는 그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어 "금리가 떨어져야 구축거래가 지금보다 더 활발해지고 거기서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신축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금리 문제가 아직까지 크고 가격도 예전보다 훨씬 높고 고평가 돼 있어 주택거래가 일정 부분 막혀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과장은 '수도권-지방 양극화'에 대해선 상당시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경우 투자수요가 발생하는 구조가 서울에서 먼저 자금이 유입되고 서울의 상승이 끝나야 지방으로 내려오는 패턴인데 하반기에 그런 투자수요가 지방으로 내려올 것 같진 않다"며 "현재와 같은 양극화가 해소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아파트 분양가격이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6~7억 원 정도로 형성될 경우 이를 보유현금만으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집을 팔아도 초과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금리가 내리고 가격대도 조금 더 내려가야 거래가 보다 활성화될 여지가 생긴다 "고 강조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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