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받고 싶은 임차인 노려 리모델링 기간 월세 등 요구
임차인, 갈수록 권리금↓·월세 감당…'울며 겨자먹기식' 수용

#1. 5년간 식당을 운영해온 A씨는 새 세입자의 횡포에 가까운 요구를 들어주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게를 넘기게 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새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기존 임차인이 신청해야 받을 수 있는 '점포 철거지원금'을 요구하는가 하면 월세 납부일 다음날을 계약 날짜로 정한 뒤 바로 나가줄 것을 요구, 돈 한푼 내지 않고 한 달간 리모델링을 진행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2. B씨는 건강 악화로 가게를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급하게 새 세입자를 구하던 중 계약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계약하자던 사람이 한달 가량 시간을 끌면서 LPG 가스 대신 도시가스 설치비를 요구했고 공사기간 장사를 하지 않으니 월세도 대신 내줄 것을 요구해서다. 권리금 또한 당초 2천만원에서 점점 깎여 1천600만원이 됐다. 당장 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터라 계약 진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거래가 줄면서 새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이를 악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임차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광주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광주지역의 점포 공실률은 크게 증가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광주지역 소규모·중대형 매장 공실률 통계를 살펴보면 연도별 4분기 기준 2019년 14.9%, 2020년 21.3%, 2021년 19.5%, 2022년 25.8%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19년 대비 지난해 10.9%나 공실률이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공실률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애초에 가게 개업 문의가 줄어든 탓에 새 세입자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권리금을 받고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용해 권리금·임대차 계약을 무기삼아 '점포철거 지원비'를 달라고 하거나 리모델링 기간의 월세 대신 납부 등을 요구하면서 가뜩이나 장사가 어려운 임차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들이 언급하는 '점포철거 지원비'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폐업(예정)소상공인과 경영위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속·안전하게 사업을 정리한 후 재창업 및 임금근로자 전환 등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의 일환이다. 이에 기존 임차인의 지원금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게 확장은 물론이고 개업 문의까지 확 줄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권리금이 떨어지고 매달 월세까지 감당해야 하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빨리 나가는 게 좋기 때문에 새 임차인의 요구를 맞춰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포철거 지원비는 법적으로도 새 임차인에게 줄 의무가 없으니 권리금에서 잘 조율해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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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적체 계속···광주 올해 분양시장 '암울' 올해광주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놓여있다. 역대급 미분양 적체가 계속되고 있는 광주지역 올해 분양시장이 올스톱 상태에 놓이는 등 암울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지역 건설업계에선 미분양 등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각종 신규사업이 줄줄이 연기하거나 일정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청약은 5건으로 이중 신규물건을 일반분양한 사례는 단 3건에 그치고 있다.올해 첫 분양이던 한양립스 에듀포레(118세대), 진월 더리브 라포레(111세대), 그리고 이날부터 청약에 들어간 두산위브 테리지움 월산(71세대)까지 다 합쳐서 300세대 규모에 그치고 있다.전국적으로 분양 열기가 뜨거운 것과 대조적이다.부동산 R114가 분석한 5월 분양물량만 1만 7천434건에 이르는 데다 6월에는 올해 최대 물량인 2만 6천5세대가 분양 또는 분양예정이다.하지만 광주에서는 이렇다 할 분양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올해 분양예정이었던 신가동주택 재개발(4천723세대 중 2천629세대 분양)과 학동 4 구역(2천314세대 중 1천353세대) 등도 분양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대 규모인 5천여 세대의 광천동주택 재개발도 청약일정 자체가 현재로선 미지수다.기존 같았으면 큰 관심을 모았을 사업들이지만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업계에선 이 같은 청약시장 침체의 한 원인으로 역대급인 미분양 적체를 꼽고 있다.국토교통부의 4월 주택 통계 상 광주 미분양 주택은 1천298호로 전달에 비해 68호가 줄어들었을 뿐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수준으로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같은 기간 67호 줄어든 349호로 여전히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 45호에 비하면 여전히 8배가량 많다.지역 주택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미분양 관련해 세제혜택 등을 정부에 꾸준히 요청해 왔다"며 "미분양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만 한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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