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주도권 갈등 증폭···중앙공원 1지구 어찌되나

입력 2023.11.02. 16:34 도철원 기자
최대 주주 지위 두고 한양-롯데건설 대결 불가피
100억 고의부도로 주식 빼돌리기 의혹도 제기돼
잇따른 법적 대응 예고에 주도권갈등 확산 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진행 중인 중앙공원1지구 조감도.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제공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중앙공원 1 지구'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법원이 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최대 주주로 한양 손을 들어줬지만 넘겨받아야 할 주식 자체가 판결 전에 시공사인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 최대 주주 지위를 두고 한양과 롯데건설의 법적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SPC 한축이었던 케이앤지스틸도 지분권을 둘러싼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SPC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2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설명회를 연 케이앤지스틸은 롯데건설에 대해 SPC 고의부도를 통한 지분 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SPC지분은 한양 30%, 우빈산업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로 구성돼 있었지만 시공사 선정을 두고 분쟁이 일던 과정에서 우빈산업이 콜옵션 행사해 케이앤지스틸이 보유 중이던 24%를 강제 흡수, 49%로 최대 주주에 올랐었다.

케이앤지스틸 측은 지난달 13일 우빈산업과 SPC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권 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자마자 같은 날 오후 우빈산업이 주도한 SPC가 100억 원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주식근질권을 가지고 있던 롯데건설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49%를 가져가 SPC의 최대 주주가 됐다며 '고의 부도를 통한 주식 사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케이앤지스틸은 "9월 26일 본 PF대출약정을 체결해 기존 브리지대출 7천억 원을 상환하고도 2천950억 원의 상당의 대출잔액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100억 원의 채무를 이행할 수 없다며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면서 "법원 판결로 사업 주도권을 뺏길 위기에 처한 우빈산업과 시공권을 확실하게 가져가기 위한 롯데건설이 사전에 짜고 고의 부도와 근질권행사로 '기업약탈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케이앤지스틸은 "2조 2천억 원이 넘는 초대형사업의 시행자 지분 49%를 100억 원에 넘긴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며 "근질권이 설정돼 있던 파크엠 지분 21%는 그대로 두고 우빈산업 지분에만 근질권을 행사한 건 소송패소에 따라 지분상실할 것을 대비한 공모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우빈산업과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해 490억 원의 손해배상금과 함께 우빈 측 주식 25%를 양도받아야 할 한양 측도 케이앤지스틸과 같은 입장이다.

한양 관계자는 "PF대출 이후 브릿지대출을 상환하면서 100억 원만 채무불이행을 선언하자 14일 롯데에서 곧바로 근질권을 행사했고 16일 주식명의 개서까지 완료해 버렸다"며 "우리가 26일 재판에서 이겨 주식을 넘겨받아야 하는데 주식이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한양 측은 롯데건설의 지분 획득 과정에 대해 "롯데건설과 SPC 간 짜고친 사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양 관계자는 "케이앤지스틸과 우빈산업 간 소송에 롯데건설이 피고 측 보조참가인으로 참여를 했는데 이 같은 내용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주주 권리를 확인받기 위해 형사고소 등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법원 판결 이전인 14일 우빈산업 지분을 확보했다"며 이사회결정을 통한 정당한 지분인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역시 "주주총회를 통한 정상적으로 확정된 사항"이라며 "한양과 우빈산업 간의 소송은 당사자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로 SPC와 사업 추진에 아무런 영향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빛고을중앙개발 측은 "이미 총회를 통해 PF대출 승인과 토지 신탁 등이 이뤄지면서 현재 사업 진행에 대한 권리 전반이 신탁회사로 넘겨져 있어 SPC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선분양 전환을 위해 광주시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금호·화정·풍암동 일대 243만5천27㎡에 공원과 2천772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2조2천억여원에 예상이익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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