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시장침체에 전월세 재계약 보증금도 '뚝'

입력 2023.02.10. 19:35 도철원 기자
1월 갱신 242건 중 34건 ‘보증금 인하’
재계약 1억4천만원 하락 사례도 나와
매매가 하락에 갑을 관계도 변화 조짐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전월세 계약 갱신요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난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업체 밀집 상가 모습.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세입자들은 갱신요구권을 종전 계약 금액보다 임대료를 낮춰 갱신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광주 아파트 시장 침체가 전·월세 시장의 '갑을'관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인상'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도리어 집주인이 '보증금'을 낮춰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를 새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 세입자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보증금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월 광주지역 전·월세 거래는 1천316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갱신거래는 전체 거래량의 18.39% 수준인 242건이었다.

하지만 갱신거래, 즉 전·월세 재계약 중 상당수는 보증금 동결 또는 보증금 인하가 차지했다.

재계약 보증금 동결은 갱신거래의 28.51%인 69건이었으며 보증금 인하는 14.04%인 34건에 달했다.

전체 재계약의 42.56%가 '동결 또는 인하'인 셈이다.

특히 보증금 하락의 경우 최대 1억4천만원 낮아지는 등 하락 폭이 컸다.

실제로 남구 백운동 힐스테이트백운(85㎡·5층)은 4억3천만원이던 보증금이 재계약하면서 2억9천만원으로 1억4천만원이 낮아졌다.

남구 효천1중흥S클래스(84.98㎡·2층)도 3억5천만원에서 2억3천만원으로, 효천2중흥S클래스(85㎡·1층) 역시 3억3천만원에서 2억8천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광산구 수완 우미린2차(84.95㎡·11층)도 4억원에서 2억8천만원으로, 하남3지구모아엘가(84.98㎡·16층)도 3억5천만원에서 2억8천만원으로, 동구 무등산그린웰로제비앙(84.84㎡·20층)도 3억5천500만원에서 2억5천500만원으로 낮아지는 등 보증금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무등산아이파크(101.84㎡·11층)의 경우는 갱신과정에서 보증금 6억원 전세에서 보증금 4억원, 월세 83만 원의 월세로 전환됐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자로 나가는 비용보다 저렴한 월세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약 과정에서 보증금이 올라간 아파트 중 1원만 올린 경우도 2건에 달하는 등 인상 폭이 대체로 그리 크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2년 새 큰 폭으로 오른 아파트들의 매매가가 하락장을 맞아서 떨어진 곳이 많아 깡통전세의 위험성을 우려한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보증금의 안정성을 고려한 세입자들의 요구를 집주인들이 수용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재민 잘삼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있었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동반 하락하는 추세라서 세입자들이 굳이 재계약하기보단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보증금 하락이 눈에 띄는 곳들 역시 비싼 전세가를 유지하기보단 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임대인들이 임차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전세가격은 0.76% 하락했다. 광주는 0.39% 하락한 광주는 동구가 -0.68%로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남구와 광산구가 -0.52%, 북구 -0.26%, 서구 -0.24% 순이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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