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미반환 나쁜임대인 114명, 여전히 세제혜택"

입력 2022.08.08. 15:08 도철원 기자
임대사업자 말소 28명…피해액 환수 12% 불과
김회재 의원 “제도적 미비 의구심…조사 나서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차인의 보증금을 수시로 반환하지 않아 집중관리대상에 포함된 '나쁜 임대인' 중 상당수가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미반환으로 임차인에게 피해를 준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시켜야 하지만, 전세보증사고일 경우 이를 제재할 근거가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여수시을)이 국토교통부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HUG가 집중 관리하는 '나쁜 임대인' 186명 중 114명이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반면, 말소된 인원은 28명에 불과했다.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승소하거나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중재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임대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임차인에게 명백히 피해를 발생시켰을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114명은 보증사고 발생 후 HUG가 보증금을 대위변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으로, 말소 요건인 '법원 등의 판결'이 전제되지 않아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이 낸 보증사고는 총 2천6백89건으로 대위변제액만 5천636억원에 달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725억으로 1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지방세 감면, '종합부동산세법'에 따른 종부세 과세표준 합산 배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소득세 또는 법인세, 양도소득세 감면 등 임대사업자의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회재 의원은 "나쁜 임대인은 국가의 구상권 청구에도 연락을 회피하는 등 납부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는데, 법적 미비로 인해 임대사업자 혜택을 여전히 누리고 있다"며 "악의적 체납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등록 말소요건에 해당하지만, 제도 미비로 인해 방치된 임대사업자들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조속한 조사를 해야한다"며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개정안 입법을 통해 제도적 미비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UG는 보증사고를 낸 임대인 중 보증사고 3회 이상·상환의사가 없는 자·최근 1년간 상환이력 부재·2억원 이상의 채무자 등에 해당하는 186명을 집중관리 채무자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의 보증사고는 3천83건으로 대위변제액 6천311억원 중 회수된 금액은 929억원(14%)에 불과하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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