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무등산 정기 받아 잘 살겠습니다"

입력 2023.06.21. 18:07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친환경 숲속 결혼식
예식 못 올린 황혼 부부 4쌍 화촉
상이군경회 지부·광주여대 등 후원
합동결혼식 서약서 낭독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소장 남태한)는 지난 2일 오후 2시 무등산 중심지구 잔디광장 숲속에서 어르신 4쌍의 이색적인 합동결혼식을 열었다. 식장에는 가족과 하객 등 100명이 참석했다.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예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4쌍인 한영대 서행자, 정창식 최미순, 김무정 박경자, 김영채 문형화 부부를 대상으로 '숲속 친환경 결혼식' 해주는 무등산과 함께하는 친환경 숲속 결혼식 운영사업이다.

나비넥타이를 맨 신랑과 하얀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고 대기실에 앉아 두 손을 꼭 잡은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신랑·신부는 흰 카펫이 깔린 꽃길을 진행자의 호명에 따라 걸어 입장했다. 연로하시어 식장으로 들어가 가는 걷는 일이 힘들어도 마음은 아직도 청춘 긴장하며 상기된 표정이다.

신랑의 팔을 꼭 껴 붙잡고 걷는 신랑·신부는 답례로 하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신랑신부맞절

이제야 예식을 하지만 이미 부부의 인연으로 오랜 세월을 살았던 분들이다. 이번 혼례가 첫 만남 때 설렘과 뜨거운 청춘의 마음으로 맞절을 했다. 대표로 한영대, 서행자 부부가 혼인서약서를 낭독할 때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 구절씩 읽을 때마다 하객에게 감사의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친환경 탄소배출을 줄이는 퍼포먼스로 신랑·신부 대표로 나와 나무 화분에 물을 주는 시간도 있었다.

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 태어나 2세 낳아 손자까지 보게 되며 어느덧 황혼기가 다가왔다.

혼례를 못 했던 여성분들은 드레스 입고 면사포 한번 입어보는 것이 평생에 한 맺힌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날은 그 꿈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친환경 숲속 결혼식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광주지부, 광주여대, 농협은행, 광주광역시보훈청과 광주보훈병원이 혼수 마련해 도움을 줬다. 최찬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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