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40년 법적 분쟁 해결…해역 되찾겠다"
'행사료 지급', '양식장 제공' 등 道중재 소용없어
전국 최대 김양식장인 마로(만호) 해역을 둘러싼 분쟁이 지난해 말 진도군의 승소로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이 곳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로해역 재사용을 원하는 해남군이 행사료 지급 등을 제안했지만, 진도군은 해남군 측 협상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중재안을 마련했던 전남도는 난감한 상황이다.
10일 전남도와 진도·해남군 등에 따르면 진도군과 수협은 마로해역 대책 협의팀을 구성하고, 오는 9월까지 김 양식 어장 회복을 추진한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해남 어민 174명이 제기한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관련 행사계약 절차 이행 및 어장 인도소송' 상고를 기각, 40년 가까이 이어진 진도-해남 어민간 분쟁이 종결됐다. 진도군은 해남군이 제기한 헌법재판소의 마로해역 해상경계 권한쟁의심판이 각하된데 이어 어업권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이에 진도군과 진도군수협은 '해역을 회수한다'는 방침 아래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도군은 지난 달 '마로해역 대책 협의회'을 발족시키고, 1천370㏊ 규모의 김 양식 어장 회복 방안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진도어민들은 올해 양식부터 이 양식장에서 김 양식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진도군은 "아직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해남군과 해남어민들에 대한 서운함이 강하게 묻어났다. 대화와 협의가 아닌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한 불만인 셈이다.
해남군과 해남어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해남군의 호소를 외면하는 것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19일 마로해역을 잃게 된 해남 어민들이 '생업을 잃게 된다'며 진도군에 상생을 호소했다.
이날 진도군이 '마로 해역 대책 협의회'를 개최한 곳에 해남어민들이 사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해남어민들은 소송 제기 등에 대해 사과를 표시한 뒤 '600여 어민들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만호해역에서 김 양식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진도군에 양해와 배려를 호소했지만, 진도군 측의 거부로 만남이 무산됐다.
전남도는 두 지역간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해남 어민들이 일정액의 행사료를 진도 어민들에게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또 진도어민들에게는 마로해역 인근에 양식장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름의 '윈윈 전략'에 진도어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진도군과 진도수협은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남어민들이 마로해역 양식장 행사료를 지급하고, 진도어민들에게는 인근 해역을 제공하는 방안이 두 지역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추진하고 있지만, 진도군이 수용해 주지 않고 있다"며 "양식을 시작하기 전에 두 지역 갈등을 마무리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군 수협을 중심으로 마로해역 대책협의회를 구성, 대책방안을 마련 중이다"며 "해남군의 권한쟁의 심판 재청구 재발방지 서약 등 법적으로만 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실해져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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