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 압박으로 인한 폭음 여전해
20대, 폭음 위험성 미처 알지 못해
수칙, 교육으로 바른 문화 만들어야
광주 한 대학 캠퍼스 내에서 폭음한 여대생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대학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 신학기 신입생 환영회나 동아리 활동 등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문화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해당 여대생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광주 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2분께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체육대학 앞 벤치에서 신입생 A(19·여)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119구급대는 심정지 상태인 A씨를 응급처치하며 이송병원을 섭외했지만, 조선대병원 응급실 측에서 "의료진 여력이 부족해 수용할 수 없다"며 타 병원으로 이송을 권유했다.
이후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A씨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대학 동아리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온 A씨는 전날 오후부터 뒤풀이에 참석해 캠퍼스 주변 술집을 비롯해 학내 체육대학 인근 벤치에서 술을 마셨고 일행이 모두 떠난 뒤 홀로 벤치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 측은 "A씨를 비롯해 5명의 동아리 일원들이 함께 뒤풀이를 했으나 다른 인원들이 취해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서 A씨가 혼자 남겨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한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광주 소재 모 대학교 MT에서 신입생 1명이 지병이 있음에도 억지로 술을 마시다 과호흡 증세를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2017년에는 강원 고성의 한 콘도에서 OT에 참석한 신입생이 만취 상태로 사라져 기계실에서 손가락 3개가 절단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질병관리청의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행태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의 월간 음주율은 85.4%였고, 한 달간 한 번에 10잔 이상 마신 '폭음' 빈도도 평균 26%로, 성인 평균 17.9%에 비해 높았다. 학생들이 억지로 술을 마시는 경우로 '신입생 환영회'가 29.2%로 가장 높았고, 'MT' 22.6%, '선배와의 모임' 21.2%, '개강·종강파티' 7%가 뒤를 이었다.
이같은 대학생들의 폭음문화와 관련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조선대 재학생 박모(24)씨는 "이번 심정지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 신입생은 여러 행사에서 다 함께 잔을 들어 건배사를 하는 등 술을 권하는 분위기가 있어 마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술을 마시다 기절하는 학생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 박경아 팀장은 "20대 대학생의 경우 폭음의 위험성을 미처 깨닫지 못해 음주량이 과도한 경우가 많고, 특히 학내 인간관계 때문에 강요되는 경우도 있다"며 "절주 수칙을 지키고, 강요하지 않는 올바른 음주 문화가 조성되고 주변인의 이상 증상을 제때 파악하는 등 적절한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전남, '살릴 수 있던 환자' 사망 비율 전국서 가장 높아 지난 2월 29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병동에서 의료진이 중환자를 옮기고 있다.뉴시스 부족한 의료인프라로 사망한 환자 지표에서 전남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8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에 따르면 생존할 수 있었음에도 부족한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사망한 환자 수가 전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가 남인순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시·도별 중증도 보정 입원 사망비 현황'에 따르면 2018~2022년 기준 중증도 보정 입원 사망비가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1.17에 달했다.중증도 보정 입원 사망비는 급성기 입원환자의 중증도를 보정한 기대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의 비를 의미한다. 사망비가 1인 지역은 전국 평균 수준이며 1을 넘기면 기대 사망자보다 많은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다.전남이 1.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광주는 1.03을 기록했다. 이외에 사망비가 1인 넘긴 지역은 부산 1.08, 강원 1.06, 경북 1.05, 경남 1.05 등이다.전남은 '치료 가능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치료 가능 사망률은 심뇌혈관 질환, 감염 치료가 제때 이뤄진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기 사망' 비율을 뜻하며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한 사망자 숫자로 표기한다.2022년 기준 치료 가능 사망자는 충북이 52.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51.31명, 강원 51.21명, 전북 49.89명, 전남 49.40명 순이었다.광주는 40.63명으로 세종(37.78명), 서울(40.25명)에 이어 광역지자체 중 세 번째로 낮았다.남인순 의원은 "전국 시·도별 치료 가능 사망률과 중증도 보정 입원사망비 차이는 지역간 건강격차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권역책임의료기관 육성, 지역거점공공병원 확충 및 기능보강, 의료취약지 지원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고, 공공의료 중심의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 지역간 건강격차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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