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만이 아닌 모든 세대 겨냥한 프로그램 기획
추억정원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한몫
최근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닷새 만에 80만명의 관광객을 모으며 성공리에 개최된 가운데 흥행 비결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손꼽혔다. 올해로 성년(20회)을 맞은 충장충제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명실공히 지역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충·장·발·광(光)'을 주제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된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총 방문객은 주최측 추산 8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방문객 수인 60만여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현재 광주시와 동구는 축제 기간 휴대전화 기지국 교신기록을 토대로 방문객 수를 산출하고 있다.
구도심 상권 회복을 위해 지난 2004년 시작한 충장축제는 지금까지 7080세대의 추억 재현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성년을 맞은 올해 충장축제는 달랐다. 기존에 7080세대에서 벗어나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추억을 안긴 것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고 동구는 설명했다.
또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 중심이었던 앞선 축제들과 달리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과 가족 단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도 한몫했다.
축제 기간 금남로 1~3가 중앙차로에 '추억 정원'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직접 자신의 특별한 추억을 적은 양초를 놓을 수 있도록 했으며, 분필로 도로 한복판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충장로에 위치한 폐점포 세 곳과 협의를 거쳐 포토존과 미션 참여 공간을 만들어 충장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특히 청년기획단 '찐이'를 상대로 딱지치기나 제기차기를 이기면 추억의 간식을 받을 수 있어던 '찐이를 이겨라'의 경우 축제 기간 점포 앞으로 대기줄이 길게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개막식에서 펼쳐진 '불꽃 드론쇼'를 비롯해 불을 이용한 콘텐츠도 많은 인파의 발길을 불러 모았으며, 그동안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커플의 사연을 받아 충장로 4·5가 한복판에서 진행한 결혼식 '인생 최고의 대로' 등의 이색 프로그램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7080세대를 완전히 외면한 것도 아니었다.
'기억 놀이터'를 조성, 제봉틀과 비누 등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해 7080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했으며, 시대별 클럽 DJ가 출연하는 '추억의 고고 나이트'도 열어 향수를 자극했다.
김태욱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총감독은 "그동안 7080세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머물렀던 것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효과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한 만큼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며 "충장축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를 넘어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면서 상인들 한 분 한 분 모두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던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내년에는 상인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축제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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