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들, 환경 미화 등 이유 쓰레기통 줄여
정류장 인근 쓰레기통 부재…쓰레기 쌓여
올여름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면서 음료컵을 들고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음료가 담긴 일회용컵을 들고 시내버스를 탈 수 없게 된데다, 거리에 쓰레기통이 사라지면서 버스정류장이 거대 쓰레기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쓰레기통이 없는데다 승차거부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남아있던 음료컵을 무단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면 악취 등 생활 민원 또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주시와 자치구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개정된 광주시 시내버스 운송사업 약관을 근거로 시내버스 탑승 시 테이크아웃잔과 음식물, 20kg 이상 물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물 탑승 시 운반상자에 넣어야 한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9월께 해당 지침을 담은 안내물을 스티커로 제작, 시내버스에 부착하도록 했다. 현재 시내버스에는 탑승 문 옆과 요금 결제 단말기 아래 등에 안내 스티커가 부착됐다.
이에 따라 승객의 대다수가 버스 탑승을 위해 일회용컵에 마시던 음료를 버스정류장에 무단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길거리 무단 투기 방지 차원에서 자치구별로 쓰레기통을 줄여나가면서 과거 버스정류장에 하나씩 설치했던 쓰레기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각 자치구는 쓰레기 투기 방지 등 길거리 미화와 쓰레기 감량 유도를 위해 길거리 쓰레기통을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광주지역 쓰레기통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511개, 2022년 486개, 2023년 452개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남구는 2021년 50개이던 쓰레기통이 현재 16개 남아있어 5개 자치구 중 현저히 적었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잠깐이라도 더위를 피하고자 시원한 커피나 음료를 자주 마시게 되는데 절반 이상 남았어도 버스를 타려면 어쩔 수 없이 주변에 버리고 타야 해 곤란하다"며 "최소한 정류장 주변에는 쓰레기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스기사들을 비롯한 운수업계 관계자들은 승객이 들고 탄 음료와 음식물이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쓰레기통이 없더라도 버리고 타는 것을 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버스기사 정모(53)씨는 "탑승 거부까진 아니지만 뚜껑이 없는 음료는 마시던지 버리고 타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안내 과정에서 일부 기사들과 승객들의 다툼이 생겨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마시지 않겠다고 말해도 음료나 음식물을 들고 타면 흘려서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쓰레기를 두고 내리는 경우도 있다"며 "정류장에 쓰레기통이 없더라도 밖에 두고 타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쓰레기통을 늘리는 것보다 개인 텀블러 사용 등 시민 의식 향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단순히 쓰레기통을 늘리기 보다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본인이 만든 쓰레기는 책임감을 갖고 처리하는 시민의식도 동반될 필요가 있겠다"며 "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컵 사용을 장려하는 등 노력을 펼치고 있으니 이에 관심 갖고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우리 동네 '물난리' 만든다 19일 광주 북구 중흥동 한 상가 앞 도로 빗물받이 주변에 비닐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최근 연이은 집중호우로 광주·전남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도로의 배수구와 빗물받이 막힘은 인적·물적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관계당국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특히 광주지역 7만개가 넘는 빗물받이와 배수구를 담당하는 인원이 50여명 뿐이어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도로에 버리지 않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도 요구된다.21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20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송정지하차도가 1시간 가량 침수됐다. 당시 지하차도에는 7~10cm 정도 높이의 물이 차올라 소방당국이 오전 6시20분까지 배수작업을 진행했다.소방당국은 침수 원인에 대해 도로정비를 실시한지 3개월가량이 지나 플라스틱 물병과 토사 등이 쌓이면서 배수구가 막혀 침수됐다고 밝혔다.지난달 26일에는 오전 4시54분께 광주 서구 광천동의 한 가게에서 '바닥에 물이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모래와 쓰레기로 인해 하수구로 배수가 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뒤 이를 제거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빗물받이는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도로와 인도 주변에 설치되는 배수 설비로 빗물을 모아 우수관이나 오수관으로 보내는 관로 입구로서 기능한다. 따라서 막힐 시 침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소방 관계자는 "길가에 있던 낙엽과 쓰레기들이 장맛비에 휩쓸려 빗물받이를 막는 경우가 6월 말 장마 시작 시기에 많았다"며 "행정의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배수시설 막힘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최근 3년간 광주·전남소방에서 빗물받이 막힘 등으로 배수조치를 위해 출동한 건수는 연도별로 2020년 49건, 2021년 51건, 2022년 73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특히 올해 장마가 시작된 6월25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전남소방본부에서 집계한 배수지원 출동한 건수는 총 167(광주 126·전남 41)건이다. 장마기간이 채 끝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3년간 출동 건수를 뛰어넘고 있었다.또 올해 장마가 시작된지 27일째인 이날까지 각 자치구에 들어온 빗물받이 관련 민원건수는 동구 73건, 서구 40건, 남구 39건, 북구 200건, 광산구 120건에 달한다.광주지역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동구 8천15개, 서구 1만6천92개, 남구 6천776개, 북구 1만3천793개, 광산구 3만237개로 총 7만4천913개다.하지만 7만여개가 넘는 빗물받이를 관리할 인력은 5개 자치구를 합쳐서 53명뿐이다.이에 각 자치구 담당자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빗물받이가 막힐 우려가 있는 행위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광주시 관계자는 "빗물받이가 막혔을 때 신고해 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을 버릴 시 빗물받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러한 행동은 삼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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