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감교사도 직접 나서 입학생 환영
"교직원 바뀌어도 '입학전통' 그대로"
"아이들 긴장도 풀어주고, '앞으로 다같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거야'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서 올해도 인형탈을 꺼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광주와 전남지역 학생들이 웃는 얼굴로 4년만에 대면 입학식을 가졌다.
2일 오후 11시께 광주 동산초등학교. 이날 입학한 신입생 아이들이 저마다 학부모의 손을 잡고 1학년 교실을 나섰다. 중앙계단 앞에는 호랑이, 토끼, 곰, 원숭이 등의 인형탈을 쓴 교직원 4명이 나란히 늘어서 손을 흔들며 아이들을 반겼다. 교장·교감이 직접 원숭이, 토끼 인형탈을 썼으며 교직원 2명이 호랑이·곰 인형탈을 착용했다.
이들은 큰 소리로 "반가워"라고 아이들을 부르는가 하면, 양팔로 하트를 그리거나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때 분홍색 치마를 입은 한 아이가 "엄마 나랑 같이 사진찍자"라고 말하며 교직원에게 뛰어가 안기자 다른 학부모가 "저희가 찍어드릴게요"하며 휴대전화를 들어올렸다.
계단 앞 야외공간은 순식간에 웃음꽃이 만개한 '포토존'으로 탈바꿈했다. 인형탈을 쓴 교직원들은 모든 아이들이 입학식을 마치고 건물을 나설 때까지 쉬지 않고 인사와 포옹을 건넸다.
원숭이 인형탈을 쓰고 있던 정애숙(48·여) 동산초 교장은 "교직원들이 직접 인형탈을 쓰고 입학생들을 반겨주는 것이 코로나 이전부터 내려온 우리 학교 전통이다"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너무 즐거워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입학생 최서율(8)양은 "처음 와본 학교 입학식이 행복했다"며 "앞으로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함께 오래오래 즐겁게 지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날 동산초는 강당과 1학년 교실에서 입학식을 진행했으며 학생 40명(2개 반)을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
강당에서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설명회와 '느리게 가는 편지 쓰기'가 진행됐다. 학부모들이 작성한 '느린 편지'는 각 담임선생님들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학생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1학년 교실에서는 신입생들이 모여 별 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별 따기 프로그램은 천장에 매달린 별모양 풍선들을 모두가 협동해 떼어내는 활동이다. 프로그램 이후에는 인형탈을 쓴 교직원이 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해가며 '동산초 가족 증서'를 나눠줬다.
동산초등 관계자는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고, 서로를 도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는 메시지를 입학식에서 전달하고 싶었다"며 "임기에 따라 교직원들이 바뀌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특별한 입학식이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남의 농산어촌 작은학교인 무안 청계초등학교에서도 특별한 '입학식'이 열렸다.
전남교육을 이끌고 있는 김대중 교육감은 이날 오전 열린 입학식에 참석해 신입생(11명)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직접 불러주며 축하해준 것.
김 교육감이 새 학기 첫 현장 방문지로 청계초를 선택한 것은 농산어촌 작은학교 살리기를 통해 전남교육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비록 입학생 11명의 '작은 입학식'이지만, 위기의 전남교육 현장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드러났다.
김 교육감은 "작은 학교가 많은 전남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남의 장점을 살린 교육력 제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도민께 약속한 전남학생교육수당 지급을 실현하고 교육력을 끌어올려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희망의 씨앗을 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는 초·중·고 313개 학교에서 4만2천467명이 입학했으며 전남에서는 822개 학교에서 4만4천893명의 신입생이 새 학기를 맞았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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