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들이 애착 갖고 보존해야
시골길·오솔길 옛 정서 재현되길"
김정호 전 향토문화진흥원 이사장.
"사람들이 모여 사는 기초단위가 가족인데, 마을은 그것보다 조금 더 큰 단위다. 지금은 마을이라는 단위가 붕괴돼 아쉽습니다."
김정호(87·향토사학자) 전 향토문화진흥원 이사장은 '마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은 광주의 역사와 문화의 변천사를 집대성한 '광주산책'을 비롯해 광주전남 향토사와 관련한 저서 50여권을 집필한 '마을 문화' 전문가다.
그는 "절골마을의 전골은 절이 있는 골짜기라고 해서 얻어진 이름이다"며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그곳에 자작일촌, 씨족 공동체가 형성돼 있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이 큰 공동체였는데 오늘날은 가족 자체 붕괴되고 1인 가구가 많다 보니 마을이 존재할 수가 없다"며 "사회공동체의 기초, 최초단위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네 사람끼리 협력하는 것이 아니고 더 먼 거리의 사람들과 기술적으로 협력하는 사회가 됐다"며 "같은 지역 안에 생활하면서 끈끈했던 원시 공동체적은 면이 없어져 마을문화가 존재하기 힘든 시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절골마을 뿐만 아니라 광주라는 도시 자체가 과거가 없이 현재만 있어 과거를 회상할만한 장소가 없다"며 "광주사람들은 토박이가 적고 커다란 '시장'이라고 볼 수 있어 외지에서 넘어와 터를 잡은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보존해야 된다'고 말해서 보존되는 게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애착을 가지고 보존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존 토박이들이 떠난 상황에서 어떠한 것을 보존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절골마을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김 전 이사장은 끝으로 "옛날 정서가 넘치는 시골길, 오솔길, 골목길들을 보존하면 좋겠다"며 "그것들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기획시리즈
-
차 없이는 가지도 못해···영산·황룡강 모노레일이 대안?[Y프로젝트, '친수도시' 광주 시대로] 하 - 100년 자산 만들려면
송산섬·산동교·서창·승촌보 곳곳 '명소화' 추진
보행·자전거길 있지만 '대중 운송수단'은 없어
도심↔영산·황룡강, 명소 간 '단절 문제' 우려
장록습지 등 '생태의 보고' 보려면 자가용으로
2024.08.20@ 이삼섭 -
"살지 않더라도 머물 수 있게"··· 전남 지자체, 발길 붙들기에 올인2024 무등일보 어젠다 [전남소멸 탈출 보고서-인구회복 대전환 노린다]
⑥정주 인구 넘어 생활인구 확보 나선다
월1회·하루 3시간 이상 머물면, 안살아도 우리 주민
출근·통학 등 체류, 거주 인구보다 더 많은 생활 인구
소비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인구 감소 억제 대안
여행·농산물 할인 '디지털주민증·전남 서포터즈 인기2024.06.29@ 선정태 -
전남 산업 돌게하는 외국 노동자···주민으로 받아 들인다전남 소멸 탈출 보고서- 인구 회복 대전환 노린다
⑦지역 지탱하는 한 축 외국인
조선·경유·농수산 등 외국인 없으면 전남이 멈춘다
숙련공과 가족들 정착 쉽게 지역에 재량권 줘야
다문화 사회 대비 의료·문화 등 다양한 기반 조성 마련
이민정책 컨트롤 필요성 강조 '이민청' 유치 분주2024.08.20@ 선정태 -
사람 품어 도시 상징된 한강·태화강···이젠 영산·황룡강 차례[Y프로젝트, ‘친수도시’ 광주 시대로] 중 - 물이 도시를 바꾼다
주요 도시들, 수변공간 통한 '매력도' 높이는 데 총력
서울시민 2명 중 1명, "한강이 대표 랜드마크" 자부심
울산 태화강 특징 살린 '국가정원'으로 도시 상징 '위상'
2024.05.28@ 이삼섭 -
끓는 광주시민 '水 욕구', 풀어내면 도시가 산다[Y프로젝트, ‘친수도시’ 광주 시대로] 상- 왜, 지금인가
2024.05.28@ 이삼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