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좀 돼라" 박균택, 법사위서 고인 언급한 곽규택에 직격

입력 2025.09.18. 18:32 이관우 기자
나경원 간사 선임 과정서 벌어진 막말 논란
곽규택, 박지원에 “사모님 뭐 하세요” 망언
박균택, 자리 박차고 일어나 “너무 무례해” 고성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025.09.16. suncho21@newsis.com

최근 고성과 막말로 얼룩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광주 시민들의 눈길을 끈 의원이 있었다. 광주 광산구 갑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 이야기다. 16일 법사위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격렬하게 충돌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장에서 가장 큰 파장을 낳은 장면은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박균택 의원의 공개 질타였다.

쟁점은 나 의원의 간사 적격성 문제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남편이 현직 법원장인 점을 들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맞서 곽규택 의원이 나섰다.

곽 의원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에게 "사모님은 뭐 하시냐"고 물었는데, 박 의원은 이미 2018년 부인을 병으로 떠나보낸 상태였다.

박 의원이 "돌아가셨다"고 짧게 답하자 회의장은 순식간에 술렁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항의하는 가운데 가장 강하게 목소리를 높인 이는 박균택 의원이었다. 그는 곽 의원을 향해 자리에서 일어나 "곽규택! 너무 무례해! 인간 좀 돼라, 인간 좀! 인간이 되라고! 인간이 돼! 당신은 인간의 문제야. 사람이 돼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회의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박 의원의 외침은 단순한 질책을 넘어 곽 의원의 발언이 갖는 무례함을 선명히 드러내는 장면이 됐다.

발언 직후 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뒤엉켰지만, 곽 의원의 태도는 한동안 바뀌지 않았다. "왜 사과하느냐"며 맞서던 그는 결국 정회 이후 박지원 의원을 찾아가 손을 내밀며 "죄송하다, 몰랐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박균택 의원의 호통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고인을 두고 경솔한 질문을 던진 동료 의원에게 인간적인 기본선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직설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또한 사과를 하는 후배 의원을 다독이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국회가 협치의 장이 아니라, 막말과 무례가 오가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국민적 우려 속에서 박 의원의 직언은 정치인의 최소한의 품격을 다시 묻는 장면으로 남았다. 결국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안은 민주당과 혁신당 주도로 부결됐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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