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에 새기자" 대선주자들 한목소리

입력 2025.05.18. 17:17 이관우 기자
대통령·총리 공석 속 첫 기념식…주빈 이주호
이재명·이준석·국힘, 헌법전문 수록 의지 표명
공감대 커지며 국민과 약속 실현 가능성 기대감
계엄 사과·헌법 수록 빠진 대행 기념사 비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준석 개혁신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등이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21대 대선 후보들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일제히 표명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전반에 개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번에는 여야가 현실 정치의 벽을 넘어 국민과의 약속을 실현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45주년 5·18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은 1997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모두 공석인 가운데 치러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국무총리·경제부총리 사퇴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끝내 기념식장에 들어서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대선 후보 중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만 기념식에 자리했다.

이들 후보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개헌은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우선이며, 합의 가능한 조항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개헌에는 국회의원 200명 이상 동의와 구 여권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전면 개헌보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또 “구 여권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말로는 동의하지 않느냐”며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그 부분만이라도 개헌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긍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개헌이 본격 추진되면 당 차원에서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헌법 전문에 사건을 명시하는 방식에는 시각차가 있다”며 “저는 무조건 반대하는 일부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치적 판이 마련돼야 구체적 논의가 가능하며, 일부 보수 인사들의 개헌 언급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기념식에 불참한 김문수 후보를 대신해 당 차원의 개헌 의지를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해 국가가 책임지고 역사적 정의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도 전날 광주 현장 회의에서 “5·18 정신은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가치”라며 “정치·제도·법에 이 정신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권영국 후보도 “오월 정신은 민주주의와 진보의 역사를 일군 고귀한 씨앗”이라며 “헌법에 반드시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빈 자격으로 참석한 이 권한대행의 기념사에서 ‘계엄 사과’와 ‘5·18 정신’에 대한 언급이 빠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형식적 방문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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