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낸 용기보다 광주의 희생은 수천만 배 컸다”
문재학·양창근 열사 묘역 참배·추모 공연 중 눈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국회의원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은 광주 정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추모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광주 정신 덕분"이라며 "제가 냈던 용기보다 (5·18 희생자들이) 최소 수천만 배 더 큰 희생과 용기로 광주를 지켜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탄핵 정국 당시 두 차례 죽을 각오를 했었는데 그때마다 광주의 희생이 떠올랐다"며 "탄핵 결정 이전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면서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돼 정치권에 축제 분위기가 퍼진다면 또다시 시민의 희생이 반복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태만은 막아야겠다고, 필요하다면 내가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당시 광주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려 많은 상처를 줬는데, 그런 역사를 만들어 너무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추모식에서 유족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추모 공연 도중 눈물을 흘렸고, 이후 강기정 광주시장과 함께 문재학 열사와 양창근 열사 묘역 등을 잇따라 참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월24일에도 탄핵 정국 속 5·18민주묘지를 찾아 "12·3 비상계엄 당일부터 5·18 영령들께 송구하다는 인사를 꼭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민주주의 상징인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계엄 찬성 집회가 열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집회에서 계엄군을 십자군에 비유하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은 민주주의 본질에 대한 모욕이자 훼손"이라며 "보수가 중시하는 법치와 헌정질서 수호 가치의 기준에서도 분개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집회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행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해제 이후 당내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힌 김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 16일 전북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와 첫 공개 회동을 가진 김 의원은 "이 후보는 참된 보수주의자이자 진보주의자"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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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초기 인선 호남 배려 분위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에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중용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호남 인재들의 약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김 실장은 무안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금융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 실장은 인선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의 추천이 이어졌다고 알려졌으며, 당초 정책실장으로 거론되던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국정기획위원장으로 배치할 정도로 호남을 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경제성장수석으로 발탁된 하준경 한양대 교수도 호남 출신이다.하 수석은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민정수석에 임명된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도 전북 남원 출신이다.전주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다.앞서 인선된 황인권 경호처장과 위성락 안보실장도 호남 출신 인사로 분류된다.황 처장은 광주 석산고, 육군3사관학교를 20기로 졸업해 소위로 임관해 제8군단 참모장, 제51사단장, 제8군단장, 2작전사령관 등 주요 보직을 지내 군내에서 작전 및 교육분야 전문가로 통한다.위성락 안보실장은 장흥 출신으로 익산 남성고, 서울대 외교학과 후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다.그는 외교부에 입부한 뒤 주러 대사관에서 1등서기관, 본부에서 러시아 담당 동구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외교부 출신의 대표적 북미·북핵통으로 꼽힌다.이처럼 이 대통령이 그동안 외면 받았던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폭 임명하면서 추후 각 부처 장·차관 인선에도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용될지 주목된다.이런 흐름대로 이재명 정부에서 호남 출신들이 대거 입성할 경우 지역 현안 사업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지역 정계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 인선으로 소외됐던 호남 인사들의 약진이 예상된다"며 "다만 이 대통령은 실력을 강조한 인사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호남 편중보다는 타 지역 출신들도 고루 발탁하는 탕평인사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각 부처 장관 중 광주·전남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역대 5대 권력기관(국정원·감사원·국세청·검찰청·경찰청) 기관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호남 출신은 10%를 가까스로 턱걸이하는 수준이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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