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 컴퓨팅센터·의대 설립' 약속···지역 발전 신호탄 기대

입력 2025.04.24. 18:28 이정민 기자
광역철도 연장·아시아 콘텐츠 거점도시
여수·광양 석유화학·철강산업 공약 눈길
시·도지사 “기분 좋은 일·취지 공감” 환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김길자 문재학열사 어머니, 김송희 5.18유가족, 박선우 대학생, 강유정 윤파면촉구성명 문화인 등과 함께 참여해'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끈 시민들' 전일빌딩 방문 및 민주주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호남지역 공약을 24일 발표한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건의한 지역 현안이 대체적으로 잘 담겨 지역 발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광주에는 '국가AI 컴퓨팅센터', 전남에는 '국립 의과 대학 설립' 등 시와 도가 '0순위'로 요구했던 사항에 화답하면서 향후 관련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공약별로 세부적인 추진 계획과 광주 군공항의 국가주도 이전, 고흥 우주산업, 무안국제공항의 동북아 대표 관문 공항 육성 등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지역에서는 향후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시 공약집에 더욱 세세한 계획과 지역 현안이 담기길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전 뚜렷 불구 '국가 기관' 아쉽다

이 후보는 "광주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건립해 AI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의 최대 산업인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해 AI와 연계한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이다.

앞서 광주시는 각 정당과 대선 후보에 국가의 인공지능 인프라 전략 시설을 광주에 집중적으로 집약할 것을 공약으로 건의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후보가 이에 응답하면서 광주시로서는 한껏 기대감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직후 SNS를 통해 "모든 대선후보들이 광주의 인공지능을 주목하며 공약을 내걸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고 고무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유다. 하지만 광주시가 요구한 가칭 '국가인공지능산업진흥원'이 담기진 않았다. 국가시설을 집중한다고 하나 이를 전담할 정부 기관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징성은 물론 제도적 뒷받침도 약해질 우려가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도 눈에 띈다. 이 대표는 광주와 나주, 화순을 각각 잇는 광역철도, 광주~대구 달빛철도, 고흥·광주·전주~세종 고속도로 등을 통해 생활권을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주를 각각 나주와 화순을 잇는 광역철도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나주광역철도에 대해서는 AI와 에너지 산업을 연결하겠다는 그림이다. 광주가 가진 AI 인프라와 나주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연결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광주를 아시아 콘텐츠 거점도시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창작, 공연, 영상산업 등 문화 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 국제교류 플랫폼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시즌 2로 해석된다. 다만, 광주시는 한국문화기술연구원 광주 설립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구체화될지 관심이다.

광주 최대 숙원 중 하나인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해 이 대표는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추진하며 이전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 문제로 크게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현안을 회피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광주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군공항 이전 주체인 국방부와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남

전남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국립 의대 설립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은 꾸준히 국립 의대 설립을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발맞춰 전남 의대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내년 개교가 가시화됐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심화돼 의대 정원을 원점으로 회귀하면서 내년 개교가 물거품이 되고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전남도는 추진 중이다.

이에 이 후보가 이날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에 국립 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여수·광양지역의 석유화학산업, 철강산업에 관련된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여수·광양 국가산단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석유화학 분야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위축, 환경규제 강화로 기존 수출·범용 중심의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실제 여수산단 석유화학기업의 2023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8조원 감소, 생산액 15조3천억원 감소하는 등 심각한 위기다.

또 철강산업은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국산 철강 덤핑수출 심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어려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여수의 주력산업을 석유화학에서 친환경·고부가가치 화학산업으로 전환하고, 광양 제철산업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에너지 관련 공약도 눈에 띈다.

전남도는 에너지 수도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먼저 세계 최대 규모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 및 인센티브 패키지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해남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전했다.

특히 목포를 해상풍력 및 전기선박 산업 중심지, 해상풍력과 태양광 산업은 전용 부두와 배후단지를 갖춘 완성형 생태계로 구축,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밖에도 나주를 에너지 신산업 발전의 중심과 AI 농업 지구로, 순천·신안·여수·해남·완도를 대표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전남도가 건의했던 우주발사체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과 무안국제공항의 동북아 대표 관문공항 육성은 제외됐다.

우주산업의 경우 고흥이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이뤘지만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2우주센터, 랜드마크 등 인프라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무안국제공항이 동북아 관문 공항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세계 주요공항 수준의 안전성 강화와 활주로 연장 등 공항 인프라 개선 시급하다.

이에 추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될시 만들어질 예정인 공약집에는 이와 같은 세부 사항과 누락된 지역 현안들이 담겨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높다. 다만 김영록 전남지사는 최우선으로 건의했던 현안들을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김동연 후보, 김경수 후보 모두 대체적으로 반영해 공약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환영했다.

김 지사는 "호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포괄하는 호남 부흥 공약과 비전이 담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특히, 호남을 AI 에너지 산업과 농생명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메가시티로 만들어 국가 균형발전을 완성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 의대 신설과 지역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될 SOC 사업이 대거 반영된 점 또한 높이 평가한다. 전남을 포함한 호남 경제부흥에 큰 힘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 전남 발전전략과 잘 연계해 새로운 호남시대, 대한민국 대전환을 앞당기는 소중한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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