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 석유화학·철강산업 공약 눈길
시·도지사 “기분 좋은 일·취지 공감” 환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호남지역 공약을 24일 발표한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건의한 지역 현안이 대체적으로 잘 담겨 지역 발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광주에는 '국가AI 컴퓨팅센터', 전남에는 '국립 의과 대학 설립' 등 시와 도가 '0순위'로 요구했던 사항에 화답하면서 향후 관련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공약별로 세부적인 추진 계획과 광주 군공항의 국가주도 이전, 고흥 우주산업, 무안국제공항의 동북아 대표 관문 공항 육성 등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지역에서는 향후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시 공약집에 더욱 세세한 계획과 지역 현안이 담기길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전 뚜렷 불구 '국가 기관' 아쉽다
이 후보는 "광주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건립해 AI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의 최대 산업인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해 AI와 연계한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이다.
앞서 광주시는 각 정당과 대선 후보에 국가의 인공지능 인프라 전략 시설을 광주에 집중적으로 집약할 것을 공약으로 건의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후보가 이에 응답하면서 광주시로서는 한껏 기대감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직후 SNS를 통해 "모든 대선후보들이 광주의 인공지능을 주목하며 공약을 내걸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고 고무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유다. 하지만 광주시가 요구한 가칭 '국가인공지능산업진흥원'이 담기진 않았다. 국가시설을 집중한다고 하나 이를 전담할 정부 기관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징성은 물론 제도적 뒷받침도 약해질 우려가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도 눈에 띈다. 이 대표는 광주와 나주, 화순을 각각 잇는 광역철도, 광주~대구 달빛철도, 고흥·광주·전주~세종 고속도로 등을 통해 생활권을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주를 각각 나주와 화순을 잇는 광역철도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나주광역철도에 대해서는 AI와 에너지 산업을 연결하겠다는 그림이다. 광주가 가진 AI 인프라와 나주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연결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광주를 아시아 콘텐츠 거점도시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창작, 공연, 영상산업 등 문화 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 국제교류 플랫폼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시즌 2로 해석된다. 다만, 광주시는 한국문화기술연구원 광주 설립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구체화될지 관심이다.
광주 최대 숙원 중 하나인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해 이 대표는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추진하며 이전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 문제로 크게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현안을 회피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광주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군공항 이전 주체인 국방부와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남
전남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국립 의대 설립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은 꾸준히 국립 의대 설립을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발맞춰 전남 의대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내년 개교가 가시화됐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심화돼 의대 정원을 원점으로 회귀하면서 내년 개교가 물거품이 되고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전남도는 추진 중이다.
이에 이 후보가 이날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에 국립 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여수·광양지역의 석유화학산업, 철강산업에 관련된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여수·광양 국가산단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석유화학 분야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위축, 환경규제 강화로 기존 수출·범용 중심의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실제 여수산단 석유화학기업의 2023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8조원 감소, 생산액 15조3천억원 감소하는 등 심각한 위기다.
또 철강산업은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국산 철강 덤핑수출 심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어려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여수의 주력산업을 석유화학에서 친환경·고부가가치 화학산업으로 전환하고, 광양 제철산업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에너지 관련 공약도 눈에 띈다.
전남도는 에너지 수도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먼저 세계 최대 규모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 및 인센티브 패키지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해남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전했다.
특히 목포를 해상풍력 및 전기선박 산업 중심지, 해상풍력과 태양광 산업은 전용 부두와 배후단지를 갖춘 완성형 생태계로 구축,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밖에도 나주를 에너지 신산업 발전의 중심과 AI 농업 지구로, 순천·신안·여수·해남·완도를 대표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전남도가 건의했던 우주발사체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과 무안국제공항의 동북아 대표 관문공항 육성은 제외됐다.
우주산업의 경우 고흥이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이뤘지만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2우주센터, 랜드마크 등 인프라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무안국제공항이 동북아 관문 공항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세계 주요공항 수준의 안전성 강화와 활주로 연장 등 공항 인프라 개선 시급하다.
이에 추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될시 만들어질 예정인 공약집에는 이와 같은 세부 사항과 누락된 지역 현안들이 담겨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높다. 다만 김영록 전남지사는 최우선으로 건의했던 현안들을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김동연 후보, 김경수 후보 모두 대체적으로 반영해 공약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환영했다.
김 지사는 "호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포괄하는 호남 부흥 공약과 비전이 담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특히, 호남을 AI 에너지 산업과 농생명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메가시티로 만들어 국가 균형발전을 완성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 의대 신설과 지역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될 SOC 사업이 대거 반영된 점 또한 높이 평가한다. 전남을 포함한 호남 경제부흥에 큰 힘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 전남 발전전략과 잘 연계해 새로운 호남시대, 대한민국 대전환을 앞당기는 소중한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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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김, 첫 호남 유세 맞대결···광주 숙원 해결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17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앞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별취재반=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6·3 제21대 대통령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호남에서 격돌했다.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한 두 후보는 다양한 지역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며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국가 지원의 광주 군공항 이전 등을 약속했으며 국민의힘은 광주·전남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특히 이 후보와 김 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오월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찬성입장을 표명해 지역숙원 사업 해결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李,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약속이 후보는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 "직적 관리해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이 후보는 지난 1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충분히 대화하고, 방법을 찾고, 이해를 조정해 신속히 옮기고 돈이 부족하면 정부에서 지원해 반드시 활로를 찾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 민·군 공항을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무안군의 반대에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이에 대해 이 후보는 "무안군수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군용기 소음 피해를 줄이고 동네 주민이 동의할 조건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며 "지역 피해자들에게 충분히 보상하고, '이 정도면 됐어'라고 생각할 만큼 합리적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어떤 정책으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면 그 편익의 일부를 떼 손해를 채워주면 된다"며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에게 특별히 보상해주는 것이 정의롭지 않느냐"고 되물었다.또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이 후보는 "제가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확실하게 지원해 대한민국 최고의 인공지능 도시로 만들겠다"며 "GPU(생성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 칩을 5만개를 사서 광주에 최대로 배치하겠다고 했더니 2천장 이상은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수용이 불가능하면 가능하게 하면 된다"고 피력했다.앞서 이날 오전 나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는 쌀값 안정화 등 농업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이 후보는 "나라 국정은 국민을 중심으로 해야 하고, 대한민국 농업도 지금처럼 학대당하지 말아야 한다"며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농업을 전략·안보 산업으로 인정하고 농업 종사자의 공익 기여에 충분히 보상할 수 있도록 쌀값 안정화뿐 아니라 농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이어 "서부 선진국에서 잘 사는 사람일 수록 농업에 대한 보조금이 많다. 지난 대선 때 찾아본 자료 기준으로 유럽에 잘 사는 나라들은 연간 가구당 2천400~2천500만원 정도를 보조금 주는데 우리나라는 농업 지원이 적다"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인정하고, 그 역할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쌀값 20만원을 유지한다고 약속했는데 안 지켰다"라며 "그래서 민주당 의원이 쌀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과잉 생산되면 정부가 쌀을 사주도록 입법하자고 한 것이다. 동시에 과잉 생산이 되면 문제가 되니 대체 작물 지원법을 만들었더니 이거도 대통령이 다 거부했다"라고 했다.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인 '햇빛연금' 도입과 전기요금 차등화 필요성도 강조했다.이 후보는 "나주에서 전기를 생산해서 송전한 뒤 수도권에서 쓰는데도 (수도권과 지방의) 전기 요금이 같으면 이상한 것"이라며 "합리적인 사회로 가야 해서 송전 비용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는 생산지 전기와 소비지 전기가 원격일 때는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조국혁신당에 패배한 담양군수 재선거를 거론하면서는 "호남은 텃밭이 아니라 살아 있는 죽비"라고 했다.이밖에 이 후보는 5·18 45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자. 민주주의의 산 역사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자"고 말했다.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어머니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특별취재반=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金, 광주를 인공지능 표준도시로김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험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김 후보는 지난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이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이동한 김 후보는 중앙선대위 광주·전북·전남 현장회의를 열고 "저는 5·18, 80년 5월의 희생자 중 하나다"며 "저는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저의 아픔이었고 시대의 아픔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우리에게 과제가 남아 있다.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한다. 우리가 서로 미워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 영령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정치를 똑바로 해야 된다. 부패하고 거짓말시키고 도둑질하고 독재를 하는 정치는 절대 안 된다는 명령이 바로 광주 5·18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국민의힘은 같은날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광주·전남지역 공약을 발표했다.국민의힘은 정책총괄본부는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통한 5·18민주화운동의 헌법적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또 광주를 '인공지능(AI) 생태계 표준도시'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국가 AI 데이터센터 2단계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AX(AI 전환) 실증 밸리 조성 및 연구·개발 허브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전남에는 도민의 30년 염원인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공약했다.국민의힘은 "통합의대 건설 추진으로 전남도민의 30년 염원을 반드시 해결해 도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또 전남에 스마트 축산단지를 구축해 지역 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했다.아울러 호남권에 고속철도·고속도로망 등을 확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겠다고 약속했다.광주·대구 간 '달빛 철도'를 조기 착공해 호남과 영남의 산업벨트를 연결하고, 여수~익산, 광주~목포 구간에도 고속철도망을 구축해 교통 연계성을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광산IC 구간을 6∼8차로로 확장하고, 광주와 영암·고흥, 여수와 순천을 잇는 고속도로를 추가 건설해 광역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신안 흑산공항의 빠른 건설과 제주 제2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호남·제주 지역의 항공 접근성도 대폭 강화하겠다고도 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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