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2심' 선고 임박하자 헌재흔들기
"이유 없는 지연" 李, 의혹성 발언
정치권 "헌재, 압박 휘둘려선 안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를 이어가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겨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이 나날이 거칠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헌재가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심리를 지연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더 늦어지면 시간은 윤석열의 편' 등 다소 격한 표현을 섞어 헌재에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는 당내 인사들과 보조를 맞추며 헌재 흔들기에 나선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대한민국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신속한 판결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헌재를 압박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렇게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늦어지느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평의 상황 등 헌재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후 최고위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헌재 압박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헌재 흔들기'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변론 종결 3주째인 이번 주까지도 발표되지 않자 격해지는 모양새다. 당초 정치권에선 오는 21일을 윤 대통령 선고일로 점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헌재는 이날까지도 평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를 찾아 "내란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국민의 일상적인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며 "헌재가 이 혼란을 신속하게 종결시켜야 한다"고 헌재를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에도 '헌재 신속선고해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헌재 선고가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지연되며 많은 국민들께서 잠들지 못하고 계신다"면서 "헌재가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 변론까지 시작하며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실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 탄핵 최우선 심리'를 말하던 헌재가 다른 사건 심리까지 시작하며 선고를 지연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속한 파면선고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헌재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으로 오는 26일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가 거론된다.
이 대표 입장에서 자신의 항소심 선고보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대통령보다 먼저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 당내에선 비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국민에겐 사법리스크가 더 깊이 각인될 수 있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가 선거법 항소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상실'을 받을 경우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표된 KPI뉴스·리서치뷰 여론조사(16~17일·전국 1천명)에 따르면 '항소심 유죄 선고 시 이재명 대선 출마'에 대해 '반대'는 51.0%, '찬성'은 44.8%였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RDD 100%·전화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이 대표가 헌재를 향해 노골적으로 파면 요청을 한 것은 헌법재판관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헌재는 정치권 압박에 졸속 선고를 해선 안 된다. 어떤 결정이든 모든 쟁점에 대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충분한 숙의를 거쳐 결과를 내놔야 한다. 그래야 선고 후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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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불참으로 개헌 무산···지역 정치권 "5·18 의미 또 외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에 대해 투표를 마치고 텅 빈 국민의힘 의석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해 투표가 불성립됐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7일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핵심으로 한 헌법 개정안 국회 표결을 당론으로 거부하면서, 광주·전남 시도민의 염원이 또다시 정치권 문턱에서 좌절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때마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약속해왔음에도 정작 국회 표결 단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투표가 불성립되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5·18의 역사적 의미를 또다시 외면했다”는 성토가 쏟아진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이날 자료를 내고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진영 논리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선거용 졸속 개헌’이라는 억지 논리로 시대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5월 정신을 존중한다던 국민의힘의 말이 진심이라면 찬성 당론을 채택하라. 헌법적 가치조차 부정하는 정당이 말하는 전남·광주 발전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안도걸 의원(민주당·동남을)은 자신의 SNS를 통해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대한민국 민주적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시대적 과제”라며 “국민의힘은 본회의 표결 불참으로 답했다. 표결 회피는 곧 책무 포기다. 국민 대표로서 책임을 내려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전진숙 의원(민주당·북구을) 역시 SNS에 “39년 만의 개헌인데 (국민의힘)의원 한 명 보이지 않았다”며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데 왜 동의하지 못하느냐. 국힘은 계엄 이후에도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를 외면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조국혁신당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서왕진 혁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은 “헌법 전문에 5월 정신을 새기는 일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개헌 반대에 이어 본회의 불참석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서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마저 외면하는 일”이라고 밝혔다.개헌안 표결 불참이 ‘윤 어게인(윤석열 옹호)’ 흐름에 동참하는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국힘의 개헌안 표결 불참은 국민을 잃는 것보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잃는 것이 더 두렵다는 반민주·반합헌적 선언”이라며 “역사적 결단을 저버린 데 대한 국민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서도 성명이 이어졌다.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는 국민의힘 해체밖에 답이 없다. 국민의 기본권을 가로막는 폭압적 행위에 참담한 마음이다”며 “끝내 표결을 위해 마음을 돌릴 12인의 의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개헌 투표는 무산됐다. 국민의 개헌 선택권 자체를 박탈한 것”이라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이어 “헌법전문 수록에 반대하거나 표결에 불참해 국민의 개헌 투표 자체를 봉쇄하는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며 “내일 다시 본회의가 열린다고 들었다. 국회가 다시 열리면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영록 전남지사도 SNS에 “5·18 정신 헌법 명시를 가로막는 반역사적 폭거를 전남·남광주 시도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전남·광주 시도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이 박혔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명시라는 시대적 소명을 외면한 반역사적 폭거다”며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으로서 오직 양심에 따라 5·18정신 헌법 전문 명시라는 시대적 소명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광주 북구의회는 이날 의원들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헌법적 가치로 계승되어야 할 핵심 가치”라며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오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강력히 촉구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불법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안 내용을 두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불법계엄 옹호론자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5·18 정신 수록과 관련해서는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 ‘부마항쟁 정신도 넣자’고 공개적으로 다들 얘기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헌법 전문에 실제로 넣을 기회가 됐는데 왜 반대하느냐”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정청래 민주당 대표 역시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9년 만의 개헌안은 단계적 개헌안으로 누구도 반대할 내용이 없는 것들로 구성돼 있다”며 “부마 민주항쟁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이미 사회적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고 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최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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