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승복' 정쟁에 매몰된 여야
각계 "尹·여야, 초당적 메시지내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핵 인용(파면)이든 기각·각하(직무 복귀)든 헌재의 흠결 없는 판결을 통해 대한민국이 망국적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치권은 이러한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통합의 길을 제시하기는커녕 지지자들에게 분열과 선동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장외 여론전을 통해 탄핵 반대·찬성 진영의 극한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 당의 승복 요구에 방점이 찍힌 언사를 일삼으면서 국론분열과 사회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헌재 결정 승복' 입장 표명 여부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명확한 승복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민주당을 겨냥했다.
반격에 나선 민주당은 "헌재 판단 존중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행동으로 (승복)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국민의힘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갈등을 완화해야 할 정치권이 헌재 승복 여부까지 정쟁화하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과열된 여론을 진정시키고 선고 후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여야가 '초당적 승복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여야 원내대표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한다'는 취지의 합의를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탄핵 찬성·반대 진영 간 대결 구도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내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일고 있다.
국민 절반 정도가 헌재의 심판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지난 13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탄핵심판 결과가 내 생각과 달라도 수용하겠다'는 응답은 54%,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2%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 앞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로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폭력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헌재 주변은 선고가 이번 주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분열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 '갑호비상'을 발령해 가용 경찰력 100%를 동원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때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후속조치다.
시민단체와 각계는 "대통령과 여야가 헌재 결정 승복을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야 정치 원로들도 시국 수습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국회의장 및 여야 정치권은 헌재 심판 결정에 무조건 승복한다는 국회 결의문을 결의하라"고 촉구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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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현역 최다선, 박지원 국회의사봉 잡나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더불어민주당 북구갑 지역위원회에서 열린 2026 정국전망 초청 특강에 참여해 강연하고 있다.뉴시스
광주·전남지역에 정치 원로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역 국회의원 중 최다선 의원인 박지원 의원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최근 행정통합 논의 초기에 신중론을 내세운 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지역 정치 원로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박 의원이 사실상 국회의장 출마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면서다.13일 국회 포털에 따르면 현재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18명 중 최다선 의원은 5선인 박지원(해남완도진도)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 4선, 서삼석(영암무안신안)·신정훈(나주화순) 의원 3선, 김원이(목포)·민형배(광주 광산을)·주철현(여수갑) 의원 재선 순이다. 나머지 11명 의원은 모두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했다.선수 차이는 크지 않으나 국회 입성 연도를 따지면 박지원 의원과 다른 의원들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박 의원은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박 의원을 제외하면 이개호·신정훈 의원이 2014년 재보궐로 19대 국회에 입성해 20년이나 차이가 난다. 박 의원이 '8선급 5선'으로 불리는 이유다.당초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 의원의 출마에 대해 고령의 나이와 탈당 경력으로 부정적인 지역 여론도 있었으나, 당시 박 의원은 "지역을 위해 다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활발한 의정활동과 지역구 소통을 통해 우려를 씻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정당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박 의원은 지역 현안에 있어서도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던 지난 6일 광주 북구 북구갑지역위원회에서 열린 특강에서는 "행정통합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당시 '속도조절론'을 제안한 민형배 의원에게 "행정통합에 찬성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히고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거나 거역하는 사람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민형배 의원이 SNS에 이를 언급하며 "박지원 의원과 똑같은 생각"이라며 통합에 적극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지역 최다선 의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박의원은 국회의장 출마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지난 2024년 막판까지 출마를 고심했던 박 의원은 당시 서해피격 사건 등으로 인해 의장 출마를 포기했지만 최근 무죄판결 등으로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사법리스크가 해결되면서다.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출마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1년반간 사실 티셔츠 입고 재킷은 양복을 입고 다녔지만 아무래도 이제 좀 양복 입고 제대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서 모양을 내고 있다"고 애둘러 표현했다.지역정가에선 지역의 정치 원로인 동시에 중앙에도 탄탄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 의원이 차기 국회 의장으로 여야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지역의 정치원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박 의원이 '호남 정치 복원'과 '지역 균형 인사'를 명분으로 의원들을 규합해 국회의장에 도전할 수 있다"며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도 굵직한 목소리를 낸 만큼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 더욱 다양한 역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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