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지세 하락…잠룡들 꿈틀
김문수 장관 대항마 '급부상'
내년 지방선거 영향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설 연휴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조기 대선이 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방선거를 약 1년 앞둔 지역 정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 전인 오는 4월 이전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므로, 늦어도 5월에는 조기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대권 주자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세가 하락하면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조사 결과도 잇따르며 대권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는 28%로 선두를 달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4%, 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각 6% 등이 뒤를 이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38%)이 민주당(36%)을 앞섰다. 정권 교체론이 힘을 잃는 가운데, 비호감도가 높은 이 대표의 대권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비명계 대권 주자들에 이목이 쏠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지지율 역전 상황에 대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가야 한다. 달라야 이길 수 있다"며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김문수 장관도 변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만 18세 1천14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가상 양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김 장관은 38.8%를 얻어 이 대표(41.5%)와 초접전을 벌이며 주목받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국민의힘 주요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제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역 정치권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판도는 대선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전남 지역은 시장과 구청장, 도지사와 시장·군수 등 단체장 22명 중 2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차기 지방선거에서도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 내 공천 경쟁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방선거 주자들은 통상 1년 전부터 채비에 나서는 만큼, 조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친명계의 당내 권력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선 패배 시 비명계의 반발과 당내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정치인이나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향후 대선 판도에 따라 광주·전남의 정치 지형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주자들은 전략 수립과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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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 일파만파···조기 대선 포석 다지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 한미동맹과 조선산업·K-방산의 비전' 현장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등 방산·조선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뉴시스최근 '우클릭' 행보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내 논란이 거세다. 친명계 에서는 "민주당 스탠스는 합리적 보수", "유럽식 기준"이라며 이 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반면 비명계 에서는 당 정체성 까지 바꾸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이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한 발언 의미를 묻는 질문에 "자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라며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가고 있는데 제자리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그는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며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데 아니냐"고 반문했다.김성회 대변인은 '이 대표 주장이 그간 발언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최근 발언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흐름으로 가겠다는 게 대표 의지"라고 설명했다.김 대변인은 당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관련 상의는 없었다"고 답했다.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오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정치 성향을 구태여 규정하자면 중도보수적인 스탠스가 맞지만 당은 진보적인 지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국민의힘은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되는데 사실 민주당의 스탠스는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라고 할 만한 그런 스탠스가 맞다"고 했다.정동영 의원도 이날 다른 인터뷰에서 이 대표 발언을 두고 "유럽식 기준 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진보 정당이 아니다. 정말 중도보수 정도의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그동안 해온 행보가 그렇다"고도 덧붙였다.친명(친이재명)계는 "민주당은 중도보수가 맞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비명(비이재명)계는 "당 정체성을 공론화 과정 없이 임의로 바꿔서는 안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이 대표는 전날 야권 성향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사실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맡는 게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며 "그래야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고 했다.이 대표가 '중도보수'를 주장한 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전통적인 지지층을 넘어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일 '실용주의' 성장 담론을 강조하고 있는 행보의 연장선으로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경제 정책을 내세워 '가짜 우클릭' 공세에 대응하려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하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도 나왔다. 박지현 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냐"며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민주당 역사가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며 "민주당 의원님들이 나서서 민주당의 노선이 중도 진보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한 수도권 의원은 "구체적인 부연 설명 없이 '중도보수'만 부각되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산 측면도 있다"며 "당 정체성을 두고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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