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여 불참에 '반쪽 국회' 파행

입력 2024.06.11. 16:34 강병운 기자
민주 “나머지 7개 상임위 13일 완료”…여 상임위 보이콧 검토

야당 단독으로 '반쪽' 개원한 22대 국회가 초반부터 파행과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여야의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한 폭주라며 상임위원회 등 국회 의사일정 자체를 거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께 열린 본회의에서 쟁점 상임위인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해 11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의원으로 뽑았다. 표결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들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야당이 국회의장을 비롯해 법사위와 운영위를 모두 차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애초 본회의를 오후 5시로 소집했다가 개회를 미루며 막판 중재를 시도했다. 우 의장 주재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두 차례 회동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막판 협상에서 법사위원장을 여당, 운영위·과방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는 내용의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우 의장은 원 구성 법정 시한(7일)이 지난 만큼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했다. 그는 "되도록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열기 위해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길 최대한 기다렸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상황 변동이 없어 보인다"며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을 수 없고, 일하는 국회라는 절대적 사명 앞에 있을 수 없다는 점이 국민의 눈높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출된 11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 박찬대, 법제사법위 정청래, 과방위 최민희, 교육위 김영호, 행정안전위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어기구, 보건복지위 박주민, 환경노동위 안호영, 국토교통위 맹성규, 예산결산특위 박정 등이다.

민주당은 여당이 끝내 원 구성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4년 전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18개 상임위 위원장을 독식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당 몫으로 비워둔 나머지 7명도 이번 주 안에는 선출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어제(10일) 구성된 상임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란 말이 있다. 일도 마찬가지"라며 "민생위기에 처한 서민을 위한 민생 대책 수립, 언론 자유를 회복할 방송3법과 해병대원특검법 처리를 위해 한시가 급한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은 의회 독주, 상임위 배분 폭주라며 상임위 활동 등 국회 의사일정 전면 거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원 구성 협상까지 '방탄용'으로 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이재명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놀음에 빠져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폭거에 의해서 선출한 상임위원장을 저희들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폭거에 의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며 "거기서 진행되는 일정에 관해서도 전혀 동참하거나 협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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