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 위성정당 금지법 발의 압박
쟁점 뜨거워 의총 내일로 연기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예정됐던 선거제 개편 관련 의원총회를 30일 본회의 전후로 하루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늘 의원총회는 내일로 순연됐다"며 "보다 많은 의원의 참여 속에 선거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더 충분한 시간 동안의 논의를 위해 30일 오후 1시 30분 의총을 개의해 오후 2시 본회의 산회 후 속개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공지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가동하지 않아 예상했던 것보다 안건이 줄어 본회의 시간이 짧아졌다"며 "더 많은 의원이 참석해 충분한 시간 동안 논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비위 의혹 검사 탄핵안 처리 문제 등 당내 현안이 여러 개가 있고,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전당대회 룰에 대해 얘기한다"며 "이런 현안들을 다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의원 참석률이 저조할 것 같단 이야기도 있었다"며 "본회의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원끼리 토론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있어 결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의원총회에서 선거제 개편의 핵심인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병립형은 비례 의석을 정당 득표율만큼 단순 배분하는 제도다. 준연동형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 의석수를 미리 나눠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가 그에 못 미칠 때 일부를 비례대표로 채워준다.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했다.
'연동형 선거제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총선용 위성정당을 방지하기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을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 75명은 전날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전제로 한 위성정당 금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병립형 회귀 방안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민주당 비례 의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현실론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준연동형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으면 민주당 의석이 국민의힘에 26석 뒤진다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선거제 개편에 대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장 의석수를 확보하기 유리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나 위성정당을 유지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한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 여야, '의정협의체 출범' 시각차 여야 의정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생각을 버리고 신속히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원내 에서도 의료계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의협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의료단체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의료계 대표 참여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무의미 하다는 입장이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야당을 비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정말 협의체를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한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안성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며 "다같이 정치적인 생각은 버리고 여야의정 협의체를 신속히 출발시키자"라고 말했다.그는 "협의체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히 출범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추석 전에 모이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야) 국민들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이어 "민주당은 의협 같은 한마디로 웬만한 단체가 다 들어오지 않으면 여야의정 협의체는 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금 의료계는 하나의 단체로 통합되지 않고 각각의 입장이 다 다르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참여가 가능한 단체들 만이라도 일단 출발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만약 의료단체가 한꺼번에 다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의 이런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한 대표는 "일단 출범해놓고 다른 의료단체들이 얼마든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게다가 국민의힘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어떤 전제조건도 어떤 의제 제한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장동혁 최고위원은 "여야의정 협의체에는 어떤 조건도, 정치적 계산도 끼어들 자리는 없다"며 "조건이 필요하다면 그 조건들을 협의체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원내지도부도 의료계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린 여성병원을 찾아 응급진료체계 현장 점검에 나섰다.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상당히 추석 전 출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석 전이든 추석날 아침이든 연휴 중이든 가능하다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빨리 출범을 시켰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이라고 발언했다.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일부 의료단체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석 의사를 확인했다며 추석 전 출범을 촉구한 데 대해 이날 의사협회(의협)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의료단체의 참여가 중요한데 한 대표가 기대감만 높이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은 일부 의료단체가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추석 전에 (협의체를) 출범시키자고 제안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성이 있는 의료단체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놓고 '언플'(언론플레이)을 세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민주당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미지 정치에 골몰할 게 아니라 실질적 대화와 타협을 이끌 근본적 대책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러면서 "의료대란 해소 대책의 핵심은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복귀"라며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의료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와야 이 갈등이 해소된다"며 "그런데 정확한 단체 이름을 전달 못하는 단체가 들어와서 논의할지언정 대표성이 부족하면 갈등 해결이 어렵다. 최소한 의협이나 대표성 가진 단체들이 들어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도 대표성 있는 의료단체의 참여를 강조했다.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겸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와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의료공백을 해결하고 의료대란을 정상화할 수 있는 단체들이 (협의체에) 들어와야 한다"며 "개문발차가 능사인가"라고 반문했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의료계가 협의체에 나와야 사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정부 입장이 바뀔 준비가 돼야 사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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