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대학의 해외논문 구독 예산도 깎았다

입력 2023.09.27. 11:13 강병운 기자
서동용 의원 “기초연구 붕괴 위기…지방대 시대 공약 스스로 폐기한 셈”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R&D 예산삭감을 지시한 가운데 해외논문 구독 예산도 삭감해 기초연구 붕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서동용(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학교수는 물론 대학원생들이 국내와 해외의 학술지와 저널, 학술 논문 등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구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내년도 예산이 전년 대비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정부의 R&D 예산삭감에 이어 대학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최신 논문 등 연구자료를 보지 못하는 기초연구 붕괴위기에 내몰렸다는 지적이다.

대학라이선스사업은 전년 대비 6억원 삭감되었으며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3.4%)과 전년비 환율상승(5.4%)을 감안할 경우 체감 예산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학라이선스 사업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예산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삭감됨에 따라 내년 예산을 바탕으로 선정될 오는 2025년도 서비스 저널 및 학술DB의 규모 역시 최초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국가 R&D 연구과제비 단가 감소와 함께 대학라이선스사업의 축소로 기초연구분야와 대학 학술·연구의 전면적인 후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윤 정부의 잇따른 국가 기초연구 및 고등교육 연구역량과 관련된 예산 삭감으로 '자율과 창의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 및 인재양성(76번)'과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85번)' 등 국정과제들도 폐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도별 4년제 대학교들이 구독하고 있는 전자저널의 숫자를 비교해 보면 세종과 제주, 충청과 호남권에 위치한 대학들은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 90종의 전자저널을 구독하고 있지만 세종과 제주에서는 각각 9종과 15종의 전자저널을 구독, 최대 10배 이상의 기초연구 역량의 양적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또 전자저널 구독 종수 상위 20개교 중에 8개교가 소위 서울권 주요 대학들로 채워져 있고, 11개교가 수도권에 몰려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연구역량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들이 부담한 전체 자료구입비는 지난 10년간 감소했지만 자료구입비 중 전자저널과 학술DB 등 전자자료 구입비는 그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그나마 국고에 의존해온 지방대학의 전자자료 구입 부담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은 "윤 정부는 기초연구 R&D 예산을 삭감하고 대학연구 역량마저 퇴행시킨 유일한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기초연구와 지방대학을 동시에 죽이는 대학라이선스 예산 삭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 주제 저널패키지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할 경우 약 69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대학 연구역량의 공공성과 국가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저널패키지에 국고를 제대로 투입해야 한다"며 "기초연구와 대학의 연구역량이 곧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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