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역사, 스토리 활용 '살고싶은 광주' 브랜딩

입력 2021.11.04. 17:47 이삼섭 기자
[지방소멸, 도시브랜딩으로 극복하자 ①]
침체 겪던 뉴욕, 브랜딩으로 '극복'
내부구성원 "자부심" 외부인 "매력"
광주 선도하고도 무관심으로 뒤쳐져
"시민들 자랑스러워하는 브랜드 합의"
광주시가 지난 2005년 전국 공모를 통해 정한 '브랜드슬로건'.

[지방소멸, 도시브랜딩으로 극복하자 ①]

그야말로 지방 소멸시대다. 산업화 이후 지방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지만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되면서 소멸이 현실로 다가왔다. 단순히 출생아가 줄어서가 아니다. 청년이 끝없이 빠져나가면서 도시가 황폐해지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변화를 알리는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지방 도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껏 외형 성장에 치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사람이 살아가고 싶은 '진짜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도시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면서, 외부적으로는 '살고 싶게 만드는' 좋은 상품이 돼야 한다. 이를 아우르는 전략이 '도시브랜딩'이다. 도시브랜딩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 역사, 스토리 등을 콘셉트로 타도시와 차별적이면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도시경쟁력과 직결된다.

이에 무등일보는 '지방소멸, 도시브랜딩으로 극복하자'는 제하의 기획시리즈를 통해 광주의 자원을 활용하고 정책을 마련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본다. 총 5회에 걸쳐 광주의 도시브랜딩 현주소를 진단하고 서울과 부산, 제주 등 도시브랜딩 선도지역을 취재해 배울 점을 찾아볼 계획이다. 나아가 광주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선망의 도시 뉴욕=도시브랜딩 결과

어느 한 도시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누군가는 뉴욕이라고 했을 때 자유의 여신상이나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센트럴파크와 같은 랜드마크를 떠올릴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패션업 또는 금융업 등에 종사하는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직장인이 커피 한잔을 사들고 대도시의 삶을 즐기는 '뉴요커'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혹은 뉴욕을 대표하는 브랜드 로고인 'I ♥NY'(I love NY)를 떠올릴 수도 있다.

떠올리는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이것들의 공통점은 전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가보고 싶은 도시, 전세계인들이 선망하는 도시를 떠올린다. 이는 뉴욕이 가장 '도시브랜딩'이 잘된 도시인 탓이다.

이 같은 뉴욕의 도시브랜딩은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오히려 전략적으로 뉴욕을 '브랜딩'한 결과다. 1970년대 당시 뉴욕은 경기침체와 높은 범죄율, 악명 높은 슬럼가로 '탈뉴욕'이 유행이었다. 자연스럽게 관광산업도 암흑기를 맞았다.

당시 뉴욕시는 광고회사에 뉴욕의 브랜딩을 맡기는데 이 때 탄생한 게 'I ♥NY'라는 로고다. 뉴욕시는 이 디자인을 적극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어 파는 등의 캠페인을 벌였고 이 로고는 도시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는 이 로고를 어느새 시민들이 스스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로고를 중심으로 뉴욕시민으로서의 정체성, 자부심을 갖게 했다. 9·11테러로 뉴욕이 슬픔에 잠기고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때도 'I love NY'은 뉴욕 시민들은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7월 미국 뉴욕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건물 외벽에 뉴욕 브랜드 슬로건인 'I love NY'가 걸려있다. 뉴시스

◆ 주요 도시에 자리 잡은 '도시브랜딩'

이렇듯 도시브랜딩은 단순히 도시를 홍보하는 게 아니다. 도시가 지닌 철학과 목적, 유·무형의 자원들을 연결해 통합된 가치로 표현하면서 도시 구성원들에게는 살기 좋은 도시를, 도시 밖의 사람들에게는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에 더해 그 도시에서 살고 싶고, 투자하고 싶게 만들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게 도시브랜딩의 핵심이다.

국내 주요 도시들도 일찌감치 '도시브랜딩'을 핵심 정책으로 삼은 결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국내 도시브랜딩은 대부분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관광이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브랜드슬로건'을 만들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붐'이 일었다.

하지만 대부분 자치단체가 일회성으로 트렌드를 따라가다 멈춘 반면 서울이나 부산, 부천 등의 도시는 성과물이 도시 곳곳에 녹아들며 선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관련 조례를 통해 체계적 목표를 설정해 자치단체장이 바뀌더라도 도시브랜딩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경쟁력 떨어지는 광주, 브랜딩 절실

주요 도시가 지속적인 도시브랜딩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광주는 도시브랜딩에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이나 산하기관에 관련 담당도 없을 뿐더러, 도시브랜딩을 뒷받침할 조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유어 파트너 광주'(Your Partner Gwangju)라는 브랜드슬로건이 있지만 뒷방에 박힌 채 사실상 '폐기처분'상태다.

그러나 한때 광주는 도시브랜딩 선구자였다. 지속적인 경쟁력 약화를 겪고 있던 광주시는 지난 2006년 실·국 수준에서는 광역단체 중 최초로 도시브랜딩을 전담하는 '도시마케팅총괄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부서는 '브랜드슬로건'을 비롯해 도시이미지·디자인 개발 업무, 도시마케팅 등을 통해 '2025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 같은 정책의 일환으로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같은 메가이벤트도 유치했다.

도시브랜딩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당시 박광태 광주시장은 한국마케팅관리학회가 수여하는 '제1회 마케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시장이 바뀌고 '전임자 지우기'에 나서면서 본부가 분해되고 담당 조직은 다른 실·국으로 흩어진 끝에 흔적마저 없어졌다. 그러는 사이 시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정책이 바뀌고 도시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광주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며 스포츠 도시의 위상을 다진 것을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비엔날레로 대표되는 문화도시,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등 도시브랜딩을 하기에 많은 매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광주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광주가 만들어갈 핵심 방향,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미경 더킹핀 대표는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해야만 가치를 갖게 되는데 시장이 바뀌면서 관련 업무는 누가 하는지도 모르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된 상황"이라며 "현재 광주를 특정 이미지, 브랜드로 명명하기 어려운게 현실이고 그 지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브랜딩은 광주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지면서 밖에서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브랜드는 무엇이냐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합일점들을 먼저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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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동명동 핫플레이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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