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툼한 패딩을 여미던 계절이 지나고, 어느새 바람 끝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해가 길어지자 퇴근길 하늘도 여유를 되찾았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신발장 깊숙이 넣어둔 운동화를 꺼낼 시간이다.
광주에는 일상에서 가볍게 달리기 좋은 길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올봄, 러닝 초보부터 마라톤 준비 러너까지 모두 만족할 ‘광주 러닝 명소 5곳’을 소개한다.

◆광주의 젖줄 따라 달린다 ‘광주천 산책로’
남광주 시장 인근에서 영산강 합수부까지 길게 이어진 이 길은 광주 러너들의 ‘성지’로 불린다. 편도 10㎞ 이상 뻗은 직선 주로는 장거리 페이스 유지 훈련(LSD)에 제격이다. 리듬을 타듯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호흡 소리만 또렷해진다.
해 질 녘 풍경은 이 코스의 백미다. 물결 위로 번지는 노을과 하나둘 켜지는 조명이 어우러져 도심 속 러닝의 낭만을 완성한다. 야간에도 가로등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다만 그늘진 구간에는 살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어 밝은 메인 구간 위주로 뛰는 것이 좋다.

◆짧고 굵게, 퇴근 후 한 바퀴 ‘상무시민공원’
“오늘은 30분만.” 마음먹었다면 상무시민공원이 제격이다. 약 1.2㎞ 순환 코스는 부담 없이 페이스를 올리기 좋다. 우레탄 바닥이 충격을 흡수해 초보 러너들의 무릎 부담을 덜어준다.
공원 주변으로 편의시설과 주차 공간이 잘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퇴근 직후 가볍게 몸을 풀거나, 인터벌 훈련으로 심박수를 끌어올리기에도 적당하다. 짧은 거리지만 반복해 돌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이 하루의 스트레스를 씻어낸다.

◆호수 뷰 따라 힐링 러닝 ‘풍암저수지 산책로’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풍암저수지 산책로는 약 2.2㎞ 순환 코스로 이뤄졌다. 풍경을 즐기며 달리기에도 좋다. 잔잔한 수면과 장미원, 계절 꽃길이 어우러져 ‘풍경 맛집’이라 불릴 만하다.
평지와 완만한 경사가 적절히 섞여 있어 심폐 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주말 오전,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달리다 보면 운동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 기록보다 기분을 챙기고 싶은 날 찾기 좋은 코스다.

◆캠퍼스의 아침 공기 ‘전남대학교 캠퍼스’
이른 아침, 한산한 캠퍼스를 달려본 적 있는가. 전남대학교 캠퍼스는 코스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없다. 완만한 언덕과 직선 도로가 적절히 섞여 있어 러닝 루트를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봄이면 벚꽃과 신록이 어우러져 달리는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진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고요한 시간,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러닝은 하루를 가장 상쾌하게 여는 방법 중 하나다.

◆기록을 깨고 싶다면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트랙’
좀 더 체계적인 훈련을 원한다면 광주월드컵경기장 주변 트랙을 추천한다. 약 1.5㎞ 구간을 활용해 인터벌이나 스피드 훈련을 하기 좋다. 일정한 거리와 평탄한 노면은 기록 향상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목표 기록이 있다면 페이스 계산은 기본이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부상 방지의 첫걸음이다. 욕심을 조금 덜어내는 것이 오히려 오래 달리는 비결이 될 수도 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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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과 퇴계의 우정, 광주서 기린다
월봉서원과 도산서원
광주에서 월봉서원과 도산서원의 연합강학회가 열리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고봉의 길 걷기’ 등 고봉과 퇴계의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려 눈길을 모은다.호남학당과 고봉학술원이 개최하는 올해 월봉서원·도산서원 연합강학회 및 학술문화행사 ‘고봉 Next 500, 월봉에서 무등으로 희망의 길을 잇다’가 8일과 9일 월봉서원 강수당, 전통문화관 입석당에서 열린다.행주기씨 문헌공종중과 고봉선생 숭덕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이 8년에 걸쳐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단칠정 등 유학을 논한 두 사람의 우정을 기리며 지난 2023년부터 광주와 안동에서 교차로 열리고 있다.광주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안동의 유학자 19명을 포함해 총 70여 명이 참여한다. 첫 날 열리는 올해 강학은 ‘퇴계·고봉 선생이 주고 받은 편지를 톺아보다’를 주제로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펼쳐진다. 참여자들은 고봉과 퇴계가 주고 받은 서신을 통해 주고 받은 학문적 내용을 함께 읽고 토론한다.둘 째날에는 ‘고봉의 길 걷기와 학술 문화행사’가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기획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고봉이 퇴계의 죽음 이후 규봉암으로 올라 그곳에서 안동을 향해 예를 갖췄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강학 참여자들은 유생복에 망건까지 갖추고 무등산입구부터 증심사까지를 걸으며 두 사람의 우정을 기릴 예정이다. 또 걷기 행사 말미에는 기세규 박사가 시창을 한다. 고봉이 생전 남긴 667수의 시 중 무등산과 퇴계를 논한 시를 창할 계획이다.천득염 고봉선생 숭덕회 이사장은 “몇 해 동안 월봉서원과 도산서원은 정기적으로 강학을 갖고 퇴계와 고봉의 우정을 기렸다”며 “올해는 내년 고봉 선생 탄생 500주년을 앞두고 강학 외에도 우리가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고봉의 길’ 걷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다. 시민의 호기심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하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고봉과 퇴계의 우정이 더욱 기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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