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광주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위, 재방문 의향이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이나 부산, 제주와 같이 거창한 관광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매력적인 공간들은 많다는 뜻이다. 추석을 맞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매력적인 공간 몇 곳을 소개한다. 9월 중순임에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때,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쉼을 누리길 바란다.
◆SNS 달군 '오늘 점심?! 양식!!!' 그 곳
=광주 동구 책정원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을 꼽으라면 '무등도서관'이겠지만 광주의 젊은 사람들은 이곳을 꼽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난해 12월 개관한 '책정원'이다. 아직 페인트 냄새도 채 사라지지 않은 따끈따끈한 공간이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 위치한 '책정원'은 광주의 외곽 끝에 자리 잡은 것 치고 적잖은 시민들이 찾는다. 도심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 시내버스도 많지 않아 접근성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개관 후 하루 800여명의 시민이 찾을 정도로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기존 공공도서관과 달리, 높은 천장과 넓은 창문에서 나오는 개방감, 자연 채광 등이 차별적이기다. 또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식물들이 있어 도심 속 정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광주 동구가 제작한 SNS 홍보 영상 '오늘 점심?! 양식!!!'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삽시간에 유명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3개의 섬, 3개의 정자, 3개의 향기
=광주 서구 만귀정
연꽃 향기가 엄습해 온다는 뜻을 가진 '습향각'으로 대표되는 만귀정은 광주 서구 8평 중 하나다. 광주 도심과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아는 사람들만 아는' 명소의 대표 격이다.
연못을 중심으로 조경수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광이 일품이다. 3개의 섬에는 각각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가 있어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이들 정자는 각각 다리로 연결돼 있다. 남다른 풍광에 여러 시인이 만귀정을 중심으로 그룹을 형성해 활동했을 정도다.
남원 출신인 장창우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만귀정을 세웠지만 그 후 소실됐다. 그러다 그를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34년 중건을 시작해 광복이 되던 해인 1945년 완공됐다. 만귀정이라는 이름은 '남은 여생을 자연과 더불어 보내겠다'고 한 장창우의 시구절에서 따왔다는 해석이 있다.
영화로도 만귀정의 운치가 담겼다. 윤정희·신성일 주연의 '꽃상여', 박복남·복원규 주연의 '탈선춘향전' 등이 그 대상이다.

◆도심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고?
=광주 남구 '뒹굴동굴'
광주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는 시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놀랍게도 광주 원도심인 남구 사동 천변도로 바로 옆에 '뒹굴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동굴이 있다.
이 동굴은 일제강점기 광주 도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미국의 공습으로부터 대피시키기 위해 1940년대 방공호 지하시설로 만들어졌다. 일본인 거주 지역에 가까운 데다 양림산의 지반의 단단해 안정적인 대피처로 선택받았다.
일본은 방공호를 건설하면서 당초 네 곳의 입구를 두고 가운데 광장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화강암 지반이 워낙 단단해 공사를 채 완공하지 못하고 전쟁이 끝났다. 그러면서 현재 동굴 안 광장은 없고, 네 개의 입구만이 각각 동굴로 남아 있다.
동굴인 탓에 무더운 여름 속에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돼주기도 한다. 9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폭염 속에서 탈출해 잠시 시원한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둘러보는 데 몇 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동굴이지만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

◆캠퍼스 낭만엔 메타세쿼이아, 연못, 수목원, 성공적
=광주 북구 전남대
대학교 캠퍼스는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 공간으로, 공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학교 캠퍼스는 특유의 아름다운 조경이 일품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선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옛 본관(용봉관)으로 이어지는 250m가량의 관현로가 전남대 방문객을 맞이한다. 관현로 양옆에 펼쳐진 수백그루의 메타세쿼이아로 여름엔 녹색의 푸릇함을, 가을엔 만추의 서정을 만끽할 수 있다.
전남대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는 용봉탑과 후문 사이 넓게 펼쳐진 1만9천㎡의 연못인 용지를 빼놓을 수 없다. 전남대 학생들과 교직원, 인근 주민은 물론 광주 전역에서 호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넓은 연못을 뒤엎은 연잎들과 가장자리를 채우고 있는 버드나무가 주는 정취는 낭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전남대 수목원은 재학생들도 잘 모르는 힐링 장소다. 수목원은 학내 연습림으로 조성됐는데, 2만7천720㎡(8천400평)에 이르는 부지에 317종가량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마치 휴양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에 빛나는 도심 정원
=광주 광산구 휴심정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딱 산책하고 싶은 9월.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 휴심정을 가보는 건 어떨까. 광주 광산구 도천동에 자리 잡은 휴심정은 넓은 정원에 더해 카페, 아트스페이스, 레스토랑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021년 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을 받을 정도로 수려한 정원과 멋들어진 건축물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대형카페에서 음료 한잔하고 정원을 산책하는 낭만을 누릴 수 있다.
광주의 젊음이 느껴지는 첨단지구와 수완지구 사이 도천저수지 인근에 있는 휴심정은 시크릿 가든과 보타닉 가든으로 구성된 28종류의 교목 3천그루와 25종의 화초류 22만본이 식재돼 있다.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휴심정은 광주시민들의 오아시스라고 불릴만하다.
특히 핑크뮬리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특별한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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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산사 물소리에 더위도 씻겨 내려간다 해남 대흥사 무더운 여름, 자연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산사(山寺)에서의 특별한 하루는 어떨까.광주와 전남 곳곳의 사찰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다채로운 여름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자연 속에서 물놀이와 명상을 즐기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시간이다. 도심 가까이에서 하루를 보내는 당일치기 프로그램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체험까지, 저마다의 특색을 지닌 템플스테이를 통해 더위도 식히고 삶의 여유도 되찾아보자.광주 무각사 템플스테이◆절에서 만난 '베스트 프렌드'=광주 무각사 '절친 템플스쿨'광주 무각사에서는 내달 10일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절친 템플스쿨'은 에어바운스 물놀이, 전통문양 풍경·부채 만들기, 모기퇴치 스프레이 만들기, 컬링 체험, 즉석사진 촬영 등 다채로운 체험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절에서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를 느끼고, 절에서 만난 친구들과 '베스트 프렌드'가 되는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자리다. 도심 속 무각사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하루를 만끽할 수 있다.구례 연곡사 템플스테이◆지리산에서 건강의 길을 찾다=구례 연곡사 '어째 어째 과학교실'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시원한 자연 속에서 건강과 쉼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김한이 면역학 박사의 건강 세미나와 함께 구성됐다. '세포의 하루', '세포의 운명', '암이란' 등을 주제로 한 강의는 몸의 면역 시스템을 이해하고 삶의 균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리산 피아골 계곡 탐방 등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더위를 피해 건강한 여름을 보내고 싶은 참가자들에게 제격이다.구례 천은사 템플스테이◆노고단 품이 선사하는 쉼=구례 천은사 '천은사 Summer'구례 천은사는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천은사 서머(Summer)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지리산의 청정 자연 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특히 노고단 탐방과 계곡 물놀이, 천은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배우는 시간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천은사는 지리산 서남쪽 햇살이 가득한 자리에 위치한 천년고찰로, 맑은 계곡물과 울창한 숲길이 어우러진 명찰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재정비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다.여수 향일암 템플스테이◆손수건에 물들이는 남해의 빛=여수 향일암 '나만의 DIY염색 템플스테이'여수 남해를 내려다보는 절경을 품은 향일암은 오는 28일부터 31일, 8월 4일부터 7일까지 '나만의 DIY염색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4대 관음성지를 참배하며 마음의 쉼표를 찍고, 108 참회 명상으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나만의 DIY 염색' 프로그램을 통해 단 하나뿐인 손수건을 직접 만들며 의미 있는 추억도 남긴다. 잔잔한 여수 남해바다에 내 마음을 맞추고, 수평선 너머 해를 바라보며 변화된 나를 만나볼 수 있다.장성 백양사 대웅전◆ 마음이 쑥쑥 크는 명상 여행=장성 백양사 '어린이 여름 명상캠프'장성 백양사는 오는 8월 9일부터 10일까지 '어른이 여름 명상캠프'를 실시한다. 자연 속에서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며, 마음의 길을 여는 법을 배운다. '톡톡' 두드리고, 'Talk' 나누고, '통(通)' 통해 보는 명상 체험은 어린이들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서적 안정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한다. 물놀이도 곁들여져 놀이와 명상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맑은 계곡과 숲길을 품은 백양사에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차 한 잔으로 온 가족에게 여유를=해남 대흥사 ‘여름 가족 특별템플스테이'해남 두륜산 자락의 고즈넉한 산사에서 가족이 함께 머물며 자연과 수행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대흥사는 오는 29일과 30일, 8월 2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여름 가족 특별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이 행사는 야간 사찰 탐방과 일지암 산행, 반딧불이 달빛 걷기 등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활동이 마련되며, 스님과 차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은 가족 모두에게 여운을 남긴다.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자 차문화의 성지인 대흥사에서 자연과 전통, 가족의 온기를 함께 느껴보는 특별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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