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건 벚꽃 나들이 시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올해 광주의 벚꽃 개화 시기를 3월 27일께로 예상했다. 하지만, 광주 곳곳에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를 볼 수 있다.
벚꽃은 보통 분홍색, 또는 하얀색 꽃잎이며 꽃말은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정신(영혼), 정신적 사랑, 삶의 아름다움이다. 그 외에도 절세미인,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순결, 뛰어난 아름다움, 정신미, 교양, 부, 그리고 번영을 뜻한다.
벚나무 중 왕벚나무로 번역되는 소메이요시노는 원산지 논란이 있다. '한국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의 교잡원종이라는 일본 일부 학자의 주장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제주도 및 전남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와 동일종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 및 전남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는 별개의 종이라는 게 최근 국내외 연구에서 결론 났다.
벚꽃은 완연한 봄으로 느낄 무렵에 피어서 며칠 동안 나무를 뒤덮다가 금세 꽃이 떨어지고 잎이 난다. 특히 비가 오면 쉽게 떨어진다. 또 살랑살랑 바람에도 쉽게 떨어져 눈꽃을 연상케 한다.
지금부터 계획을 잘 세워 벚꽃이 팝콘처럼 팡팡 열린 모습을 보며 가족·친구·연인과 꽃놀이해 보는건 어떨까. 광주지역의 벚꽃 명소를 소개한다.
◆문화도 즐기는 벚꽃 나들이…중외공원
늘어선 벚나무 터널…머무는 곳마다 포토존
만개한 벚꽃이 흰 눈처럼 흩날리는 이곳은 봄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코스다. 중외공원은 광주 북구 하서로 52에 위치했다. 광주시립미술관, 국립광주박물관 등 여러 공연·전시시설이 밀집해 있어 벚꽃을 보며 전시·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중외공원은 벚나무가 긴 터널처럼 나열돼있어 사진 찍는 곳곳마다 포토존이다. 광주 대표 벚꽃 명소인 만큼 매년 사람들로 인해 북적인다. 이곳에 방문하면 놀이시설이 필수코스였다. 하지만 이 놀이시설들을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한다. 오는 2024년 완공으로 중외공원 일대에 아시아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아시아 예술정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까지 놀이시설은 운영을 마쳤고, 오는 4월까지 모든 시설들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하늘자전거를 타고 하는 벚꽃 구경은 어렵게 됐다는 점을 알고 가야 한다.
◆도심 속 작은 정원…양산호수공원
호수 풍경에 마음 안정…야경도 반전 매력
광주지역에서 벚꽃이 가장 먼저 피는 이곳은 도심 속 작은 정원 같다. 이 작은 정원의 장소는 광주 북구 하서로 311에 위치한 양산호수공원이다. 시끌벅적한 일상을 벗어나 호수에 비친 풍경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즐비해 있어 교통편이 좋고 공영주차장도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이곳에는 인공섬이 있어 친구·가족·연인과 함께 벚꽃을 보며 소풍 오거나 이야기 나누며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낮에 보는 호수공원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밤에 보는 모습은 낮과 달리 반전의 매력을 지닌다. '조명 맛집'이라고 방문객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벚꽃에 멋진 조명이 더해지면서 마치 요정의 숲을 지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근처에 양산시장도 있어 벚꽃 보고 시장으로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생각으로만 했던 내용을 현실로…전남대학교
잔디밭 누워 봄 햇살 만끽하는 낭만 캠퍼스
누구나 한 번쯤 대학교 공강 시간에 봄 햇살에 몸을 맡기고 잔디밭에 누워보는 상상을 해본 적 있다. 바로,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이곳, 바로 전남대학교 캠퍼스다. 깊은 역사가 담겨 있고 주변 조성이 잘돼있어 광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필수코스로 전남대학교를 꼽는다. 최근 SNS에서 전남대학교가 벚꽃 사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대학교 후문에서부터 대운동장까지 벚꽃길로 이어져 있어 벚꽃을 보며 대학 생활의 설렘과 추억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전남대학교 벚꽃 명소 중 가장 화젯거리인 느티나무길은 벚꽃 시즌만 되면 피크닉 명소로 알려져 자리가 없을 정도다. 대운동장에서 피크닉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져 다른 이름으로 '전트럴파크'라고도 불리고 있다. 또 농업생명과학대학 3호관 앞에 있는 왕벚나무다.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지나가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한 번쯤 벚꽃 사진을 찍고 갈 정도로 아름답다. 날씨가 따뜻해진 만큼 이곳에서 벚꽃 비를 맞으며 대학 생활의 설렘을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다. 주소는 광주 북구 용봉로 77.
◆송중기도 다녀간 벚꽃길…조선대학교
인기드라마 촬영 분위기 내는 재미가 '쏠쏠'
봄마다 벚꽃이 분홍빛으로 물든 이곳은 대학 캠퍼스의 로망을 실현해준다. 조선대학교병원 입구에서부터 올라가면 가지런히 심긴 벚나무들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여러 포토존이 곳곳에 숨어있다. 조선대학교병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 벚나무가 심겨있어 터널을 연상케 해 벚꽃 터널이라 불리고 있다. 계단을 오르고 나면 언덕에서 조선대학교 전경을 볼 수 있는데 벚꽃들이 이곳을 감싸 안은 듯 꽃들로 가득하다. 조선대학교를 감싸 안은 꽃들이 몽글몽글한 봄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조선대학교병원 벚꽃 터널 외에도 드라마 촬영지도 있다. 최근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벚꽃이 흩날리며 등교하던 진도준(송중기)의 모습이 있다. 조선대학교 1·8극장 옆 삼거리에서 촬영해 재연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숨은그림찾기처럼 벚꽃을 즐기며 드라마에 나온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봄을 즐기는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될듯하다. 주소는 광주 동구 필문대로 309.
◆지친 일상 벗고 추억·행복 찾아 떠나는 여행…운천저수지·광주천·우치공원
이밖에도 광주에는 다양한 벚꽃 명소가 있다.
먼저, 광주 서구에 위치한 운천저수지는 호수길을 따라 벚나무가 심긴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산책할 수 있다. 대표 벚꽃 명소인 만큼 평일에도 많은 인파를 자랑한다. 차가 없어도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그러나 현재 공사로 인해 일부 길은 통제될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또 광주 서구 광주천 양쪽 벚꽃길은 산책로로 유명하다. 다채로운 봄의 모습을 즐기며 산책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또 징검다리도 있어 청춘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봄과 놀이동산 두 단어를 듣게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추억에 빠지는 이곳. 바로 북구 생용동에 위치한 우치공원이다. 어릴 적 한 번쯤 가봤던 우치공원은 봄을 맞이하기 위해 새하얀 눈을 벗고 분홍빛의 벚꽃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놀이기구를 타며 눈앞에 마주하는 벚꽃을 즐겨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듯하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특집] 추석에 광주? 작지만 매력적 공간으로 가보자고~ 독서문화진흥을 위해 건립된 구립 도서관 책정원 개관식이 열린 2023년 12월26일 광주 동구 내남동 구립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정원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책을 읽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광주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위, 재방문 의향이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이나 부산, 제주와 같이 거창한 관광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매력적인 공간들은 많다는 뜻이다. 추석을 맞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매력적인 공간 몇 곳을 소개한다. 9월 중순임에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때,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쉼을 누리길 바란다.◆SNS 달군 '오늘 점심?! 양식!!!' 그 곳=광주 동구 책정원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을 꼽으라면 '무등도서관'이겠지만 광주의 젊은 사람들은 이곳을 꼽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난해 12월 개관한 '책정원'이다. 아직 페인트 냄새도 채 사라지지 않은 따끈따끈한 공간이다.광주 동구 내남동에 위치한 '책정원'은 광주의 외곽 끝에 자리 잡은 것 치고 적잖은 시민들이 찾는다. 도심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 시내버스도 많지 않아 접근성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개관 후 하루 800여명의 시민이 찾을 정도로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기존 공공도서관과 달리, 높은 천장과 넓은 창문에서 나오는 개방감, 자연 채광 등이 차별적이기다. 또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식물들이 있어 도심 속 정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특히 광주 동구가 제작한 SNS 홍보 영상 '오늘 점심?! 양식!!!'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삽시간에 유명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광주 서구 세하동 '만귀정' 일원. /국가유산청◆3개의 섬, 3개의 정자, 3개의 향기=광주 서구 만귀정연꽃 향기가 엄습해 온다는 뜻을 가진 '습향각'으로 대표되는 만귀정은 광주 서구 8평 중 하나다. 광주 도심과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아는 사람들만 아는' 명소의 대표 격이다.연못을 중심으로 조경수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광이 일품이다. 3개의 섬에는 각각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가 있어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이들 정자는 각각 다리로 연결돼 있다. 남다른 풍광에 여러 시인이 만귀정을 중심으로 그룹을 형성해 활동했을 정도다.남원 출신인 장창우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만귀정을 세웠지만 그 후 소실됐다. 그러다 그를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34년 중건을 시작해 광복이 되던 해인 1945년 완공됐다. 만귀정이라는 이름은 '남은 여생을 자연과 더불어 보내겠다'고 한 장창우의 시구절에서 따왔다는 해석이 있다.영화로도 만귀정의 운치가 담겼다. 윤정희·신성일 주연의 '꽃상여', 박복남·복원규 주연의 '탈선춘향전' 등이 그 대상이다.광주 남구 서동 뒹굴동굴 입구 모습. /양림역사문화마을 제공◆도심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고?=광주 남구 '뒹굴동굴'광주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는 시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놀랍게도 광주 원도심인 남구 사동 천변도로 바로 옆에 '뒹굴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동굴이 있다.이 동굴은 일제강점기 광주 도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미국의 공습으로부터 대피시키기 위해 1940년대 방공호 지하시설로 만들어졌다. 일본인 거주 지역에 가까운 데다 양림산의 지반의 단단해 안정적인 대피처로 선택받았다.일본은 방공호를 건설하면서 당초 네 곳의 입구를 두고 가운데 광장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화강암 지반이 워낙 단단해 공사를 채 완공하지 못하고 전쟁이 끝났다. 그러면서 현재 동굴 안 광장은 없고, 네 개의 입구만이 각각 동굴로 남아 있다.동굴인 탓에 무더운 여름 속에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돼주기도 한다. 9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폭염 속에서 탈출해 잠시 시원한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둘러보는 데 몇 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동굴이지만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캠퍼스 관현로. /무등일보DB◆캠퍼스 낭만엔 메타세쿼이아, 연못, 수목원, 성공적=광주 북구 전남대대학교 캠퍼스는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 공간으로, 공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학교 캠퍼스는 특유의 아름다운 조경이 일품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우선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옛 본관(용봉관)으로 이어지는 250m가량의 관현로가 전남대 방문객을 맞이한다. 관현로 양옆에 펼쳐진 수백그루의 메타세쿼이아로 여름엔 녹색의 푸릇함을, 가을엔 만추의 서정을 만끽할 수 있다.전남대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는 용봉탑과 후문 사이 넓게 펼쳐진 1만9천㎡의 연못인 용지를 빼놓을 수 없다. 전남대 학생들과 교직원, 인근 주민은 물론 광주 전역에서 호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넓은 연못을 뒤엎은 연잎들과 가장자리를 채우고 있는 버드나무가 주는 정취는 낭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전남대 수목원은 재학생들도 잘 모르는 힐링 장소다. 수목원은 학내 연습림으로 조성됐는데, 2만7천720㎡(8천400평)에 이르는 부지에 317종가량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마치 휴양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광주 광산구 도천동 '휴심정'. /광주시◆'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에 빛나는 도심 정원=광주 광산구 휴심정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딱 산책하고 싶은 9월.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 휴심정을 가보는 건 어떨까. 광주 광산구 도천동에 자리 잡은 휴심정은 넓은 정원에 더해 카페, 아트스페이스, 레스토랑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2021년 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을 받을 정도로 수려한 정원과 멋들어진 건축물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대형카페에서 음료 한잔하고 정원을 산책하는 낭만을 누릴 수 있다.광주의 젊음이 느껴지는 첨단지구와 수완지구 사이 도천저수지 인근에 있는 휴심정은 시크릿 가든과 보타닉 가든으로 구성된 28종류의 교목 3천그루와 25종의 화초류 22만본이 식재돼 있다.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휴심정은 광주시민들의 오아시스라고 불릴만하다.특히 핑크뮬리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특별한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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