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와 섬 사이를 가로막은 바다는 수천 년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장벽이었다. 현대화된 지금은 고립된 섬이 연륙 연도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고 있다.
연도교 덕분에 그동안 어려움을 견디며 살던 주민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등 여러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연도교는 섬 주민 불편 해소뿐만 아니라 섬으로의 관광여행도 활성화하고 있다. 남해안 거점 도시 미항 여수에도 섬이 많다.
여수와 고흥 사이에 있는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 등 섬을 이어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가 2020년 2월 개통되었다. 연도교 개통 후 그동안 소외되었던 낭도를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었다.
여수시에서 남쪽으로 26km 정도 떨어져 있는 낭도는 여수시와 고흥군을 잇는 연륙 연도교 중심이다. 낭도는 섬의 형세가 여우를 닮았다 하여 '이리 낭(狼)자'를 써서 '낭도(狼島)'다. 낭도에는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 여산마을이 있다. 여산이란 이름은 수려한 낭도의 산을 고려해 '고울 여(麗)'자와 '뫼 산(山)'자를 써서 '여산(麗山)'이 되었다. 여산마을에는 임진왜란 때 강릉 유씨가 처음 입도해 정착했으며, 지금은 175세대 307명이 살고 있다. 낭도 동쪽에 솟은 상산(278.9m)은 임진왜란 당시 봉화 터가 있었던 자리로 일제 강점기에 측량기점이었다.
사랑과 낭만의 섬 낭도는 해안선 길이가 19.5km로, 섬 주변을 따라 둘레길이 있다.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둘레길 주변 숲은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고, 겨울에 바람을 막아주어 따듯하다. 가파르지 않은 둘레길 옆으로 울창한 나무가 자라고 있어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소문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숲길에서 바다 위 점점이 떠 있는 섬과 등대를 보면 탁 트인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둘레길을 벗어나 해변으로 내려가 바다를 즐길 수도 있다.
낭도 둘레길 코스는 여산마을에서 섬 남쪽과 서북쪽으로 연결되어 있고 3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신촌주차장-여산마을-역기미분기점-상산-규포선착장-역기미삼거리-장사금해수욕장-낭도등대-천선대-신선대-낭도해수욕장-신촌주차장) 낭도에서 사도와 추도를 볼 수 있는 언덕에는 '낭돌이 포토존'이 있다. 포토존에선 빨간 등대와 낭도 상징 여우로 귀엽게 만든 '낭돌이'를 볼 수 있다.
마을 중앙에 있는 300년이 넘는 수령의 10미터 높이 느티나무는 마을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낭도에서 가장 유명한 길은 '갱번 미술길'이다. 마을길 전체 3Km가 예술 작품으로 꾸며진 길 위의 미술관이다. '갱번'이란 이름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에서 생겨난 바닷가 공간을 남해안이나 서해안 주민들이 '갱번'이라 한다는데서 유래했다. '낭도 갱번 미술길'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여수시가 주관해 총 4억 원을 투입했다.
지역 문화예술인 일자리 창출과 주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여수 작가들이 주로 참여했다. '낭돌이 포토존'도 미술길 사업으로 만들어 졌다. 주민이 살고 있는 주택 담에서 서예작품은 물론, 동양화, 서양화, 추상화, 사진 등 다양한 분야 작품을 볼 수 있다. 하얀 벽에 우리 전통 탈이 설치된 곳엔 '낭도 카니발'을 소개하고 있다. 여자는 남자 탈을 쓰고, 남자는 여자 탈을 쓴 채로 달집태우기를 하며 전 주민이 즐기던 가장무도회가 50년 전까지 이어왔다는 설명이다. 설치된 사진에는 낭도의 옛 모습이 담겨 있고, 낭도와 여수를 주제로 한 시는 절제된 시어로 아름다운 마을을 노래한다. 『내가 나에게 당신이 당신에게/기대고 싶어지는 날이면/뭍으로 길을 내는 낭도에 가자/여우가 숨어 사는 낭도에 가자』
미술길로 마을 길이 밝아지자 마을 어르신들 얼굴도 밝아졌다. 부인회가 운영하는 식당은 활기가 넘친다. 낭도를 찾아온 관광객이 낭도에서 더 많은 것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주민들은 낭만 낭도 만들기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정규석 무등일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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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추석에 광주? 작지만 매력적 공간으로 가보자고~ 독서문화진흥을 위해 건립된 구립 도서관 책정원 개관식이 열린 2023년 12월26일 광주 동구 내남동 구립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정원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책을 읽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광주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위, 재방문 의향이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이나 부산, 제주와 같이 거창한 관광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매력적인 공간들은 많다는 뜻이다. 추석을 맞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매력적인 공간 몇 곳을 소개한다. 9월 중순임에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때,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쉼을 누리길 바란다.◆SNS 달군 '오늘 점심?! 양식!!!' 그 곳=광주 동구 책정원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을 꼽으라면 '무등도서관'이겠지만 광주의 젊은 사람들은 이곳을 꼽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난해 12월 개관한 '책정원'이다. 아직 페인트 냄새도 채 사라지지 않은 따끈따끈한 공간이다.광주 동구 내남동에 위치한 '책정원'은 광주의 외곽 끝에 자리 잡은 것 치고 적잖은 시민들이 찾는다. 도심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 시내버스도 많지 않아 접근성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개관 후 하루 800여명의 시민이 찾을 정도로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기존 공공도서관과 달리, 높은 천장과 넓은 창문에서 나오는 개방감, 자연 채광 등이 차별적이기다. 또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식물들이 있어 도심 속 정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특히 광주 동구가 제작한 SNS 홍보 영상 '오늘 점심?! 양식!!!'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삽시간에 유명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광주 서구 세하동 '만귀정' 일원. /국가유산청◆3개의 섬, 3개의 정자, 3개의 향기=광주 서구 만귀정연꽃 향기가 엄습해 온다는 뜻을 가진 '습향각'으로 대표되는 만귀정은 광주 서구 8평 중 하나다. 광주 도심과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아는 사람들만 아는' 명소의 대표 격이다.연못을 중심으로 조경수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광이 일품이다. 3개의 섬에는 각각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가 있어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이들 정자는 각각 다리로 연결돼 있다. 남다른 풍광에 여러 시인이 만귀정을 중심으로 그룹을 형성해 활동했을 정도다.남원 출신인 장창우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만귀정을 세웠지만 그 후 소실됐다. 그러다 그를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34년 중건을 시작해 광복이 되던 해인 1945년 완공됐다. 만귀정이라는 이름은 '남은 여생을 자연과 더불어 보내겠다'고 한 장창우의 시구절에서 따왔다는 해석이 있다.영화로도 만귀정의 운치가 담겼다. 윤정희·신성일 주연의 '꽃상여', 박복남·복원규 주연의 '탈선춘향전' 등이 그 대상이다.광주 남구 서동 뒹굴동굴 입구 모습. /양림역사문화마을 제공◆도심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고?=광주 남구 '뒹굴동굴'광주 한복판에 동굴이 있다는 시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놀랍게도 광주 원도심인 남구 사동 천변도로 바로 옆에 '뒹굴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동굴이 있다.이 동굴은 일제강점기 광주 도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미국의 공습으로부터 대피시키기 위해 1940년대 방공호 지하시설로 만들어졌다. 일본인 거주 지역에 가까운 데다 양림산의 지반의 단단해 안정적인 대피처로 선택받았다.일본은 방공호를 건설하면서 당초 네 곳의 입구를 두고 가운데 광장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화강암 지반이 워낙 단단해 공사를 채 완공하지 못하고 전쟁이 끝났다. 그러면서 현재 동굴 안 광장은 없고, 네 개의 입구만이 각각 동굴로 남아 있다.동굴인 탓에 무더운 여름 속에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돼주기도 한다. 9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폭염 속에서 탈출해 잠시 시원한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둘러보는 데 몇 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동굴이지만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캠퍼스 관현로. /무등일보DB◆캠퍼스 낭만엔 메타세쿼이아, 연못, 수목원, 성공적=광주 북구 전남대대학교 캠퍼스는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 공간으로, 공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학교 캠퍼스는 특유의 아름다운 조경이 일품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우선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옛 본관(용봉관)으로 이어지는 250m가량의 관현로가 전남대 방문객을 맞이한다. 관현로 양옆에 펼쳐진 수백그루의 메타세쿼이아로 여름엔 녹색의 푸릇함을, 가을엔 만추의 서정을 만끽할 수 있다.전남대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는 용봉탑과 후문 사이 넓게 펼쳐진 1만9천㎡의 연못인 용지를 빼놓을 수 없다. 전남대 학생들과 교직원, 인근 주민은 물론 광주 전역에서 호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넓은 연못을 뒤엎은 연잎들과 가장자리를 채우고 있는 버드나무가 주는 정취는 낭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전남대 수목원은 재학생들도 잘 모르는 힐링 장소다. 수목원은 학내 연습림으로 조성됐는데, 2만7천720㎡(8천400평)에 이르는 부지에 317종가량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마치 휴양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광주 광산구 도천동 '휴심정'. /광주시◆'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에 빛나는 도심 정원=광주 광산구 휴심정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딱 산책하고 싶은 9월.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 휴심정을 가보는 건 어떨까. 광주 광산구 도천동에 자리 잡은 휴심정은 넓은 정원에 더해 카페, 아트스페이스, 레스토랑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2021년 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을 받을 정도로 수려한 정원과 멋들어진 건축물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대형카페에서 음료 한잔하고 정원을 산책하는 낭만을 누릴 수 있다.광주의 젊음이 느껴지는 첨단지구와 수완지구 사이 도천저수지 인근에 있는 휴심정은 시크릿 가든과 보타닉 가든으로 구성된 28종류의 교목 3천그루와 25종의 화초류 22만본이 식재돼 있다.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휴심정은 광주시민들의 오아시스라고 불릴만하다.특히 핑크뮬리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특별한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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