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ㅣ봉황산·금오산 연결 산행] 남해 바다 봉황이 노닐던 곳···金거북이등 따라 걷는 섬길

입력 2021.12.31. 16:50 천기철 기자
돌이 많은 섬 최고봉에 올라서면
남북으로 뻗어내린 지맥 한눈에,
밤나무숲·풍력발전소 지나 오르니
금거북이등 능선이 시작된다
흔들바위에서 대율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는 산악인들

여수시 돌산읍 돌산도는 여수시의 남쪽으로 약 450m 떨어져 있으며 지금은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로 연륙 돼 있다.

돌산도의 금오산(323m)에 있는 향일암은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전국의 관음 4대 기도처는 여수 향일암, 양양 낙산사 홍련암, 남해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다. 관음신앙은 마음속으로 관세음보살을 간절하게 염원하면 갖가지 재앙으로부터 중생을 구원하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명한 해돋이 명소다. 남해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장관을 이룬다. 매년 1월 1일이면 향일암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 많은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금오산의 바위들은 마치 거북이의 등처럼 생겼다

◆돌산도의 역사

돌산도는 돌산현·식산현·여산현 등의 옛 이름도 갖고 있다. 돌산도의 섬이름은 조선왕조실록 세조 13년 정해(1467) 12월 10일(임인)의 기록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돌산대교 야경

전라도 관찰사·순천 부사에게 순천부에 있는 침향을 살피게 하다.

승정원에서 교지를 받들어 전라도 관찰사 이윤인·순천 부사 유계번에게 치서하기를, "듣건대 순천부의 해농창 가까운 땅에 침향이 있어서 나무와 비슷하다고 하고, 또한 돌산도에도 많이 있다고 하니, 경 등이 자세히 살펴서 아뢰어라. 또 많은 사람이 베어가는 것을 금지하라"라고 기록돼있다.

돌산 최초의 군지인 '여산지'에서 돌산도의 8대 명산을 아우르는 산의 명칭은 '돌산'이었으며 '돌산'은 옛날 '식산'·'여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돌산도에는 천왕산, 두산, 대미산, 소미산, 천마산, 수죽산, 봉황산, 금오산의 8대 명산이 있으며, '팔', '대', '산'에서 한자어 '돌산'이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여수 여천 향토지'에는 돌이 많은 섬이라서 '돌산(乭山)'이 '돌산(突山)'이 됐다고 했다. 돌산도의 방언에는 '섬 가운데 돌 많은 산이 많아서 돌산이라 칭한다'라고 했다.

돌산의 8대 명산은 소위 '돌산'을 이루는 위성산이다. 돌산도의 남북으로 길게 뻗어내린 돌산지맥은 돌산공원~소미산~대미산~본산~수죽산~봉화산~갈미봉~봉황산~율림치~금오산~향일암~항일암~임포마을에 이른다.

봉황산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돌산도를 조망하는 산악인들

◆봉황산과 금오산의 유래

봉황산은 돌산도의 섬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돌산지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봉황산은 예로부터 전설 속에 전해 내려오는 신비스러운 새 봉황이 사는 산이라 하여 유래된 산 이름이라 전해 온다. 또 봉황산은 돌산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라 하여 상산으로도 부른다.

봉황산의 임도를 걷는 산악인들

돌산지맥의 최남단 금오산(323m)은 마치 금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 금오산에 대한 기록은 구한말의 '돌산군읍지'에 "돌산도의 팔 대산중에 금오산이 있으며, 군의 동쪽 20리에 있다. 산이 모두 흰 돌이며 거북이 모양으로 소금강이라 칭한다"고 했다. 금오산의 향일암은 '영구입수형(靈龜入水形)'이라고 전한다. 즉, 경전을 등에 모신 금거북(金鰲)이 바다의 용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봉황산·금오산 연결 산행

봉황산·금오산 연결 산행은 죽포리 조산공원에서 시작된다.

돌산지맥 종주가 힘이 든다면 산악인들은 돌산지맥의 중간 지점인 봉황산을 오르는 죽포리 조산공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죽포리 마을 안길로 농로로 접어들고 삼거리서 왼쪽으로 들어간다. 바로 앞으로 부드럽게 보이는 산이 봉황산이다.

동백꽃이 아름다운 오동도

두 번째 굴다리를 지나서 약 15분쯤 걸으면 봉황산을 오르는 본격적인 산행로가 시작된다.

낙엽활엽수가 우거진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쉬엄쉬엄 오르면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10여 분쯤 오르면 좌측으로 차창을 스치듯 나무숲 사이로 금오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서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고 20여 분쯤 오르면 봉화산의 네모난 정상 표시목이 서 있다. 1999년 여수오동산악회에서 세운 표지목이다. 옹색한 정상 표시목이지만 정상은 정상이다.

정상에서 잠시 편평한 숲길을 따라가면 봉황산 전망대다. 초라한 정상과는 달리 봉황산 전망대는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하는 전망대다.

전망대를 오르면 북쪽으로 돌산지맥이 조망되고 남동쪽으로는 돌산지맥의 끝 금오산과 안도, 연도(소리도), 금오도가 실루엣으로 보인다.

봉황산 산행들머리 죽포마을 조산공원

산불감시 CCTV를 지나 10여 분 내려가면 편안하고 걷기 좋은 나지막한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를 지난다.

임도의 오른쪽으로 산림재해방지를 위해 설치한 산악관측 장비가 설치돼있다.

다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전망대 바위가 나타난다. 전망대 바위에서 실루엣의 금오산을 바라보고 내려가면, 금오산 자락으로 임도가 이어진다. 정상에서 약 30분 정도는 걸었을 것이다.

진남관

임도를 지나 낮은 봉우리로 등산로는 이어진다. 울창한 서어나무 숲길을 오르고 봉우리로 오르면 편평한 능선으로 등산로는 이어진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왼쪽으로 서서히 대율마을이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흔들바위 아래 전망대 바위에서 밤섬과 어우러진 대율마을 조망이 아름답다.

대율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는 흔들바위

다시 능선길은 이어지고 나지막한 봉우리를 오르면, 산불 지킴이가 산불 예방 근무하는 산불 감시 초소다. 금오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산불 감시 초소를 지나 바위 능선 옆으로 내려가면 율림치가 바로 앞으로 내려다보인다.

국내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향일암 일출

율림치 넘어 금오산 오르는 중턱에 풍력발전소 2기가 바람을 일으키며 돌고 있다.

율림치(栗林峙)는 밤나무가 많이 자생한 재라 하여 재이름이 유래됐다. 대율마을, 소율마을도 밤과 관련되어 유래된 마을 이름이다. 바위에서 5분여쯤 내려가면 율림치다.

율림치는 율림리 쪽에서는 율림치라 하고 성두리 쪽에서는 성두치라 부른다고 한다. 율림치에서 금오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의 입구 문을 거치고 풍력발전소의 소음을 들으면서 30여 분쯤 힘겹게 오르면 금오산(323m) 정상이다.

금오산에서 내려다본 임포마을

정상에서 잘루목으로 내려와 다시 능선을 따라 10여 분쯤 오르면 310m 봉우리다.

310봉우리에서 바라본 성두리 해안이 절경이다. 소리도, 안도, 금오도가 바로 앞으로 보인다.

310봉우리에서 능선을 10여 분쯤 내려가면 사거리재다. 사거리재(190m)는 임포리와 성두리로 해안 길로 내려가는 옛길로 연결되는 재다. 사거리재에서 금거북이등 능선이 시작된다.

백천선어횟집의 맛깔스러운 선어회

국립공원에서 세운 현재의 금오산 정상 표지석(323m)과 사거리 재를 기점으로 봉황산과 금오산의 경계로 생각된다.

이 사거리재에서부터 금오산 금거북이의 모습은 임포마을의 작은 반도(거북이 머리)에 이르고, 현재의 금오산 정상(323m)의 봉우리는 거북이 모양과는 별개의 봉우리다.

금오봉(323m)이라고 새겨진 표지석도 잘못된 것이다. 그냥 323m 봉우리라고 함이 타당할 것이다. 향일암 뒤편의 거북 등의 가장 높은 금오산 전망대 바위(230m)가 금오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다.

금오산 정상 표지석

서거리 재에서 바위 능선을 따라 10여 분쯤 금오산 전망대(230m)에 오르면 남해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동쪽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남쪽으로 남해의 푸른 바다 너머로 금오도·안도·연도가 조망된다. 전망대에서 철 사닥다리가 설치된 암릉를 따라 내려가면 아름다운 임포마을이 보인다. 임포마을 오른쪽 작은 곶은 마치 거북이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작은 곶이 거북의 머리 부분이라면, 향일암 뒤편의 바위는 마치 거북이의 등처럼 생겼다.

거북 등 능선의 바위들은 거북이의 등 모양을 증명하듯 신비스럽게도 거북이의 등껍질과 비슷한 문양이 새겨졌다.

전망대에서 향일암과 임포리 갈림길인 삼거리까지는 약 800m 철 사닥다리를 따라 조심스럽게 약 20여 분 내려가면 향일암과 임포리 갈림길인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가면 임포리의 윗마을이다.

천기철기자 tkt777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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