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속 무등산' 등 16점 선봬

버려진 모발로 빼어난 자연 경관을 담은 산수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32년 경력의 베테랑 미용사이자 뷰티미용학 박사인 김다현(54·김다현미용기능장의집·사진) 미용기능장이 광주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모발(毛髮)로 산수화를 그리다'를 주제로 10일부터 21일까지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호심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개인전에서 김 미용기능장은 미용실에서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활용한 '내 맘속 무등산'과 '정겨운 산천', '그곳', '산림 계곡' 등 헤어아트 작품 16점을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발들을 가공하지 않은 채 가루로 만들어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산수화를 주제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단순하지만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여백의 공간들이 흑과 백으로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작품을 구상했다.

광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뷰티미용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미용기능장은 현재 뷰티미용학을 전공하고 배우는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고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선보이고자 이번 전시회를 마련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 미용기능장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기까지 대한민국 미용명장 1호이자 스승인 김진숙 광주대 교수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이번 기회를 빌려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헤어아트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개인전을 갖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용실에서 버려진 머리카락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창의적인 생각이 작품 활동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 뷰티미용학을 전공하는 제자들과 후배들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미용명장 1호이자 광주대학교 뷰티미용학과 석좌 교수로 활동 중인 김진숙 명장도 "이번 전시회는 물감이 아닌 모발로 그린 산수화 작품들을 선보이며 헤어아트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줬다"며 "각각의 작품은 단순히 미용의 영역을 넘어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놀라운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앞서 김 미용기능장은 지난해 4월 서울에서 헤어아트 개인전을 가졌다.
당시 김 미용기능장은 천연염색으로 재탄생한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연소답청', '상준야홍', '계변가화', '단오풍정', '쌍검대부', '야금모행'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천연염색 재료를 기반으로 색상과 농도를 조절해 색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헤어아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김 미용기능장은 천연염색을 활용한 헤어아트 영역을 넓혀가는 데 정진할 계획이다.
그는 "예비 미용인이나 미용인들이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발과 역량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천연염색을 활용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미용기능장은 광주대학교 뷰티미용학과 대학원 졸업생이자 동 대학 겸임교수, 청암대학교 외래교수를 맡고 있다.
광주시 명장·명인 도제교육 강의를 진행했으며 제16회 미국뉴저지주 국제뷰티예술페스티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광주 북구에서 김다현 미용기능장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비상계엄 사태 보며 그날의 아픔 떠올랐어요" 김연우씨 "비상계엄을 겪으며 기필코 무대로 오월의 영령들을 모셔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고(故) 김영철 열사와 딸 김연우씨는 그 누구보다 애틋한 부녀이자 단짝친구였다. 김씨는 어릴 적 아버지와 단 둘이서 소풍을 갔던 날을 회고했다.김 열사는 5·18로 인해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어느 하루 아빠가 정신병원에서 외박을 나왔던 날, 단둘이서 버스를 타고 소풍을 갔다"며 "아빠는 고문 후유증으로 오래 걷지 못하셔서 얼마 못 가고 둘이 너럭바위에 앉아 엄마가 싸준 김밥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놀았다. 꼭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어릴 적부터 춤을 좋아했던 김씨가 무용수의 길을 걷게 된 것에도 아버지 김 열사의 영향이 적지 않다. 김씨는 "어릴 때 아빠가 재미있는 노래와 춤들을 많이 알려주셨다. 춤추는 것이 좋고 재밌어서 무용 학원에 다니고 싶었는데, 형편이 안 돼서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을 다니고 본격적으로 무용을 배우게 됐다"며 "앞으로도 춤을 통해 오월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식으로 전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씨는 지난해 12월3일 벌어졌던 비상계엄 사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1980년 5월, 김씨의 가족들이 겪었던 그날의 상흔이 여전히 가슴 깊이 남아있는 듯 보였다.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나는 고려인이다'라는 뮤지컬 공연 리허설을 하고 집에 가던 길에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김씨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너무 벙찌고 숨이 턱 막혔는데, 가장 먼저 엄마가 걱정돼서 안부 전화를 걸어 안심시켰다"며 "그 많은 피들을 흘려두고 어떻게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수 있는지 너무 참담하고 무서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한편으로는 비상계엄 이후 전국적으로 펼쳐진 집회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시민들을 보며 1980년도의 아빠와 삼촌, 광주 사람들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에 대해 김씨는 "춤과 에피소드가 교차하며 어린 연우와 아버지가 조우하게 된다"며 "우리의 아픔들을 함께 공유하고 얘기하면서 서로 연대하고 보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춤으로 되살린 '들불열사' 아버지의 삶
- ·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 영원에 담다
- · 광주시청서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하모니
- · 광주시향이 선물하는 드뷔시·드보르작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