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특별기고-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기대와 우려

입력 2015.10.12. 00:00

김하림(조선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9월 4일 프레오픈 형식으로 개관을 하고 11월에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물론 구도청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또한 불완전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2003년 참여정부의 출범에서부터 계산하면 12년이 흘렀고 2005년 착공시점부터 계산하면 10년이 지난 셈이다. 초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기대는 상상 이상이었다고 기억된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부푼 꿈과 희망을 지니고 있었고, 이는 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전당에만 국한하더라도 관람객 소비 지출과 연관 투자 사업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2조7천억원에 이를 것이고, 전당 상시 고용 인원 1천여 명을 포함해 3만 5천여 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경제적 효과에 관한 예측이 발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관이 코앞에 다가온 현 시점에서 보면 ‘소문난 잔치’로 끝날 우려가 더 크다. 11월 정식 개관에서 이러한 우려가 불식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듯 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권이 바뀌어가면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약화된 측면도 있을 것이고, 지역의 과도한 기대와 관심이 발목을 잡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상사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면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문화전당의 초심은 무엇일까? ‘문화수도’라는 공약에서 ‘문화중심도시’로 정착되는 과정을 되살려볼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는 ‘지역균형개발’을 가장 중요한 국가적 아젠다로 설정했다. 세종특별시 건설,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참여정부 문화부 초대 이창동 장관은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방향과 기틀을 잡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기억해보면, 2003년 초 광주에서 문화수도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할 때, 필자가 이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로 인해 이창동 장관과 여러 차례 이야기도 나누었고, 메일도 주고받았다. 이 때 이 장관은 “광주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광주는 무엇을 바라나요?”라고 늘 물어보았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기 전이지만, 이장관의 뇌리에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화두가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국책사업은 중앙정부가 특정한 지역의 장점을 살리거나,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선택하여 집중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전북의 새만금’, ‘대구의 밀라노프로젝트’,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등이 역대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 국책사업이다. 밀라노프로젝트는 정부와 지역의 역량이 제대로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정부조차 오락가락하는 새만금은 아직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문화전당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초유의 실험적인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이런 문화시설을 운영해본 경험은 전무하다. 따라서 초기에 너무 커다란 기대를 품을 필요는 없다. 전당이 문화적 폭발력을 얼마나 발휘할 것인가도 예측하기 어렵고, 100% 완전 가동된다 해도 앞에 언급한 경제적 효과를 자아낼 것인가도 의구심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당을 지역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 교육계, 산업계에서도 여러 연관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전당 내부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광주의 제반 역량과 시민들의 집단지혜를 발휘하여 전당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식의 참여가 요구된다. 문화예술 및 이와 관련된 시설은 결국 민간의 역량에 의해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치’를 기대하기 보다는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발적 능동적 참여로 시민의 자랑거리로 만드는 첫걸음을 내딛는 자세가 요구된다.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