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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2부 임진왜란과 호남 사람들 7. 전라좌수사 이순신, 옥포 해전서 첫 승리를 하다- 여수 진남관 (상)

입력 2010.05.20. 00:00
전라좌수영 본영인 여수 진남관, 이순신의 영정을 모신 충민사

왜군 침략 예견 전쟁준비에 만전

개량판옥선 거북선 건조 수군 전열 정비

부산진 함락 소식듣고 우수영으로 출전

1592년 4월 15일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3일 후,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경상우수사 원균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왜적 90여척이 부산 앞바다 절영도에 정박하였다는 것이다.

다음날 원균은 이순신에게 부산진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4월 18일에는 동래성도 함락되었고 양산, 울산도 무너졌다는 소식을 또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순신은 분함을 참을 길이 없었다.

여해 이순신(1545-1598). 그는 정읍현감으로 있다가 1591년 2월에 좌의정 유성룡의 추천을 받아 전라좌수사로 파격적으로 두 단계 승진하였다. 전라좌수사는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의 줄임말인데 정3품 벼슬로서 전라좌수영 본영 여수 아래에 5관 5포를 관할하고 있었다.

5관 5포는 순천도호부(순천시), 보성군, 낙안군 (순천시 통합 전의 승주군), 흥양현(고흥군). 광양현(광양시)등 오관과 방답진(여수시 돌산읍), 사도진 (고흥군 영남면 금사리) 여도진(고흥군 점암면 여호리), 녹도진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발포진 (고흥군 도화면 내발리)등 5포를 말한다.

이순신은 젊은 시절인 1580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발포만호로 고흥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전라좌수영은 그리 생소하지 않았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전란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전쟁준비에 만전을 기하였다. 수군들을 훈련시키고 병기를 점검하고 배를 만들고 각 포구에 방어 철책 등을 구축하였다.

전라좌수영 본진 수군들은 여수 오동도에서 훈련을 하였고, 이순신을 비롯한 장수들은 전술 훈련과 활쏘기 등을 하였다.

고흥출신 조방장 정걸로 하여금 판옥선을 만들고 나주출신 군관 나대용으로 하여금 거북선을 만들도록 하였다. 특히 조방장 정걸은 이순신보다 30살이나 많은 장수인데도 이순신을 도와 개량된 판옥선을 만들었다. 거북선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4월12일에 지·현자 총통 시험 발사 연습을 마친 상태이었다. 이순신은 관내 5관5포도 수시 순시하여 군대를 점검하였다.

'난중일기'에도 1592년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관내를 순시한 기록이 나온다.

한편 이순신이 원균의 편지를 받은 며칠 후. 원균의 부하 이영남이 이순신을 찾아와서 원군을 요청한다. 선조수정실록 1592년 5월1일 기록을 읽어 보자

경상 우수사 원균(元均)은 왜적들이 침입하여 오자 그 기세에 눌려서 도저히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전함 100여척과 무기들을 모두 바다에 침몰시키고 수군 1만여 명도 해산시켜 버렸다. 그런 다음에 그는 홀로 옥포만호 이운룡과 영등포만호 우치적을 데리고 남해현 앞 바다에 정박하고 있다가 적을 피하여 상륙하려 하였다.

그러자 이운룡이 반대하여 말하기를 “사또에게 나라의 중책을 맡겼으니 의리상 관할 지역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우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이곳은 바로 전라도, 충청도 지방에 이르는 요새지이니, 만일 이곳을 잃게 되면 곧바로 전라충청지방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 수군이 흩어져 있기는 하나 그래도 다시 모아 영내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니 전라도 수군에게 구원을 요청하도록 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원균은 그 의견에 따라 율포만호 이영남을 보내 이순신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후략)

그런데 이순신은 “우리가 각자 책임을 맡은 구역이 있는 데 조정의 명령도 없이 마음대로 경상도로 출전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원균의 원군 요청을 거절하였다.

이순신은 전쟁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척후병들을 경상도 바다에 파견하여 정세를 파악하는 한편 조정에 관할 지역이 아닌 경상도에서 싸우겠다고 장계를 올린다. 마침내 4월26일과 27일에 이순신은 조정으로부터 원균과 합세하여 적과 싸우라는 명령서를 받는다.

"네가 원균과 합세하여 적선을 격파한다면 적은 파멸에 이를 것이니, 너는 각 포구의 병선들을 독촉하여 급히 출전하여 기회를 잃지 않도록 하라.”

4월 27일 이순신은 임금에게 ‘경상도를 구원 나가는 장계’를 올리고 휘하 장수와 군사들을 4월 29일 까지 모두 좌수영으로 모이도록 하고 전라우수사 이억기 수군도 합류할 것을 요청하였다.

5월1일 이순신 휘하의 모든 장수와 군사들이 여수에 집결하였다. 이순신은 좌수영 진해루에서 군사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여러 장수들에게 지금까지의 전황을 설명하고 경상도로 싸우러가는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말하도록 하였다.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난상 토론을 하게 함으로서 결집된 의견을 모아 전쟁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 날 낙안 군수 신호를 비롯한 여러 장수들은 출전에 반대하였다. ‘전라도만 수비하면 되지, 관할구역이 아닌 경상도까지 가서 전투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는 신중론을 폈다.

그러자 군관 송희립이 나서서 출전을 주장하였다.

“대적이 침범하여 그 형세가 마구 뻗치었는데 앉아서 외로운 성을 지킨다하여 그 성이 보존될 수가 없으니 마땅히 출전하여야 합니다. 출전하여 다행히 이기면 적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죽는 다 하더라도 신하된 도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녹도만호 정운도 경상도 출전에 찬성하였다.

"평소에 나라의 은혜를 입고 국록을 먹는 신하로서 어찌 이럴 때에 죽지 않고 그냥 앉아서 바라볼 수만 있겠습니까? 왜적을 치는 데 전라도, 경상도가 어디 있습니까? 영남이 무너지고 나면 우리는 어찌 할 것입니까. 적이 울타리 밖에 있을 때는 막기가 쉽지만 울타리 안에 들어오고 나면 막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영남은 호남의 울타리인데 울타리가 무너지면 여기도 보전하기가 어렵습니다. 군병을 이끌고 나가 쳐서 영남을 돕고 한편으로는 호남을 지킬 생각을 안 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눈 앞의 편안함만 찾으려 한다면 그야말로 적을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격입니다.”

여러 장수들의 토론을 듣고 있던 이순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가 그대들의 의견을 다 들었소. 이제 결심이 굳어졌소. 경상도로 출전하는 것이요. 이렇게 결정한 이상 차후에 다른 말을 하는 자가 있다면 용서 없이 군율에 처할 것이요.”

여기에서 군관 송희립과 녹도만호 정운에 대하여 알아보자. 송희립(1553-1623)은 임진왜란 이전부터 마지막 싸움 노량해전까지 이순신의 곁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이순신의 심복중의 심복이었다. 그는 고흥출신으로 형 대립, 아우 정립과 함께 3형제가 모두 이순신 휘하에서 싸웠다.

정운(1543-1592)은 해남 출신으로 28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웅천현감 등을 지내다가 유성룡의 천거로 녹도만호가 되었다. 그는 항상 전투에서 앞장 설 만큼 용감하고 정의감 강한 사람이었다. 아깝게도 그는 1592년 9월 부산포 해전에서 전사하고 만다. 그의 유적으로는 순천 충무사, 고흥 쌍충사, 부산 동래 물운대 순절비 등이 있다.

5월 2일, 경상도 남해에 정탐을 보냈던 군관 송한련이 돌아왔다. 그는 남해현령과 상주포·곡포·평산포 만호 등이 모두 도망하고 무기등도 모두 흩어져서 남은 것이 없다고 보고하였다. 상황이 너무 나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출동을 빨리 하여야 하는데 기다리던 전라우수영의 함대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이순신은 조바심이 났다. 다음날 녹도만호 정운이 이순신에게 간청하였다.

“전라우수사 이억기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데 적은 이미 서울까지 박두하였으니 더없이 통분함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출전을 더 늦추다가 기회를 잃게 되면 뒷날 후회해도 돌이 킬 수 없을 것입니다.”

드디어 이순신은 5월 4일에 출전하기로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출전을 하루 앞둔 5월 3일 여도 수군 황옥천이 집으로 도망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출전이 두려운 일부 군사들의 심정을 바로 황옥천이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순신은 군법을 엄격하게 시행한다는 본보기로 그를 잡아다가 목을 베어 고소대에 높이 매달았다. 일벌백계로 군율을 확립한 것이다. 이 사실은 '난중일기'에 나온다.

5월4일 새벽2시 전라좌수군은 여수를 출발하여 경상도로 향한다. 왜군 스파이들이 눈치 못 채도록 한 밤중에 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출진한 배는 판옥선 24척, 협선 15척, 포작선 46척 도합 85척 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전투가 가능한 배는 판옥선 24척이었다. 협선은 소형 배로서 수색 작전용 배이고 포작선은 어선으로서 수송및 연락선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85척의 배를 동원한 것은 왜적과 대등하게 전투함으로서 처음 출전한 수군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왜적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5월5일 어린이날에 충무공 이순신의 얼이 서린 여수를 간다. 여수는 마침 진남제 축제중이다. 옥포해전 출발일인 5월 4일에 시작되는 진남제는 세계 불꽃놀이 행사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순신의 유적을 찾았다. 전라좌수영 본영인 진남관, 고소동에 있는 이충무공 대첩비와 타루비, 이순신의 영정을 모신 충민사, 새로 조성된 이순신 광장, 거북선을 만든 선소, 그리고 모친 변씨 부인 기거지, 오충사 등 여수는 가는 곳 마다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이 서려 있다.

김세곤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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