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편집위원회 제4차 회의-“이슈를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라”
무등일보 ‘편집위원회’가 2일 오전 본사 편집국장실에서 제4차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종(광주 서구문화원장·위원장), 강원구(광주 관광협회장), 박동명(전 광주·전남 민언련 의장), 박혜강(소설가), 송선태(전 광주시의회 전문위원)씨 등 자문위원 5명이 참여했다.
이날 편집위원들은 최근 지역현안의 핵심인 ‘문화수도’와 관련, 광주·전남지역의 축제와 국제적인 행사 등 문화를 바라보고 다루는 무등일보의 보도형태와 역할에 대해 집중 논의를 벌였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들은 문화에 대한 전문적이고 폭넓은 관심, 다양한 읽을거리 제공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문화수도에 대한 일일점검 시스템 운영 등으로 문화시대를 이끄는 언론이 될 것을 당부했다.
또 칼럼과 독자투고 중심으로 이뤄진 오피니언란을 적절히 활용해 신문의 질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와 함께 허심탄회한 질책도 나왔다.
이밖에 질적·양적으로 향상된 정보전달을 위해 증면과 사설 확대를 검토해 줄 것과 생동감 있는 뉴스를 위해 연합뉴스 비율을 줄이고 통계처리에 그래픽을 이용해달라고 건의했으며 최근 고구려사 왜곡문제와 연관해 한국 언론에서의 중국 관련 기사 표기법에 대한 실태를 지적했다.
▲김종=가을이 확연해진 것 같다. 가을 분위기보다는 어두운 면이 더 많다. 여느 해 이맘때 쯤이면 풍성한 수확물들로 늘상 든든한 기운들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한숨소리가 많이 들린다. 지난 여름은 유달리 더워 폭염 때문에 힘들었고, 태풍 ‘메기’ 영향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이 자리에 나오면서 ‘편집위원들이 무등일보와 어떤 관계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일반 독자들보다는 숙달되고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면을 들여다보는 독자일 것이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보충할 것은 보충해서 지면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광주는 온통 ‘문화수도’라는 문제에 관심이 쏠려있다.
2일 광주국제영화제가 개막했고 오는 11일 ‘문화수도 선포식’이 있다. 10일 광주 비엔날레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며 3개월간의 대 장정에 들어간다. 가을에는 광주 여기 저기에서 축제가 물결치게 된다. 편집위원들의 이야기도 여기서 시작돼야 할 것 같다.
한때 문화가 ‘밥 먹여주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이제는 문화가 밥 먹여준다. 각 고을들이 문화잡기에 선착순 경쟁을 하고 있듯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선태=사실상 문화수도를 놓고 ‘집 짓는 것이냐’ ‘건축물 몇 개 지어놓은게 문화수도냐’ 등의 논쟁이 있다. 대통령 공약과 지시사항이고 시스템이 없지도 않지만 관계부처가 여러 부처여서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 문화수도가 가는 방향에 대해서 무등일보가 일일점검 시스템 코너를 마련해 특화했으면 좋겠다. 기획기사 등을 통해 문화수도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무등일보가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한다. 더 파격적이라면 1면 박스에 매일 관련기사 등이 빠지지 않고 게재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렸으면 좋겠다.
▲박혜강=광주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무등일보는 이에 대해 사설도 썼고 컬러면으로 기사도 다뤘지만 읽을거리가 부족하다. 언론의 보도 기능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인 소식은 인터넷으로 이미 다 접하고 있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 다양한 읽을거리가 필요하다.
▲강원구=축제도 단순보도 보다는 외국사람이 참여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고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언론이 배려하고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 배려없이 우리만 국제행사라고 떠든다. 언론이 뒷 이야기를 속속들이 파헤쳐 알려줘야 한다. 그럴려면 기자로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김종=문화수도에 대해 일일점검 시스템화 해가는 것은 꼭 필요한 지적이다.
▲송선태=기사의 내용과 질, 편집은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만평이 여타의 신문과 차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면 배치상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좌우측 하단쪽 배치가 바람직하다. 또 지방신문 중에서 유일하게 사설을 1꼭지로 하는데 늘려야 한다. 무등일보의 창사이념도 있겠지만 지역과 국가 현안에 대한 의견을 하나씩만 갖는다는 단조로움, 신문의 의견이 사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감안했으면 한다.
▲박동명=이번 회의에 참여하는 동안 검토해봤더니 농촌관련 기사가 증가하고 있고 여성·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등일보의 편집진에 대한 편집방향의 의지에 우리 편집위원들이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은 정확한 근거에 입각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근거를 제시할 때 통계처리하는 것을 많이 봤다. 2일자 7면의 경우 통계처리에 있어 표로만 나열할 게 아니라 그래픽을 활용해서 편집이 이뤄진다면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송선태=개인여가 활동과 사업, 레저 등으로 기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무등일보에서 날씨를 찾는게 어렵다. 자주 보는 지면쪽으로 배치했으면 좋겠다. 또 외신면과 경제면은 대개 연합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연합비율이 너무 많다. 해설성 외신이 아쉽다. 1면이 3-4개의 기사로 채워지고 있는데 다른 면에서 관련 해설기사를 다루는 등 중앙지 수준의 편집시스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잘한 점으로 꼽는다.
▲김종=연합사용 비율이 많다는 것에 같은 생각이다. 불가피한 부분이 있겠지만 기사의 생동감은 많이 줄어든다.
▲박혜강=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영화에 관련된 잡다한 소식들을 외부필진을 동원해서라도 소개했으면 한다. 광주의 대규모 축제인데 일회성으로 다뤄서는 안된다. 무등일보가 전남지역 축제소개에 있어서는 읽을거리도 많고 잘했는데 광주국제영화제는 너무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민들이 기본 상식은 있겠지만 오늘부터 개막을 했다면 1주일 전부터 읽을거리를 마련했어야 한다. 지방기사 비중이 많아야 한다고 여러번 말한 적이 있는데 무등일보는 참 잘하고 있으며 다른 신문들도 지역신문란을 늘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종=연합 때문에 생동감 떨어뜨린다는 말을 했는데 박혜강 위원 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읽을거리가 적다는 것은 기자들이 발로뛰는 기사가 적다는 것이다. 취재처가 낸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인력 등 현실적인 여건이 부족하다는 점도 잘안다. 그러나 신문사가 의욕을 갖고 편집위원회를 가동한다면 위원들의 말이 더 심도있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박동명=여론수렴 기능을 좀더 강화해야 해야 한다. 물론 현재 무등일보 17면에 독자마당 등 오피니언란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일반인들이 참여하기 보다는 경찰, 소방공무원 중심으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발행신문들이 모두 다양한 계층참여가 부족하다. 다양하고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란을 합리적으로 구성해야 될 것이다.
주제에 있어서도 문화수도·광산업 등 광주시의 발전과 광주시민들의 관심사 중심으로 오피니언 발언이 이뤄져야 하는데 ‘불법무기류 신고하자’ 등 시사성과 동떨어진 투고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아쉽다. 이런 오피니언 기사와 투고를 편집에 반영할 때도 좀더 시사성있고 시민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채워져야 한다.
▲강원구=시민이 참여하는 신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사람과 생활란의 사진뉴스가 크기가 더 커야 한다. 동정란은 무등일보가 제일 잘하는데 2일자에는 다 빠졌다. 요즘 많이 빠진다. 시장 군수 활동은 중요하지 않다. 일반인 중심으로 해야 한다.
▲송선태=오피니언 면이 경영과 직결돼 있는 것 같다. 전문성을 제고해야만 읽을거리로 간다. 각계 다양한 방면에서 오피니언 리더 그룹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오피니언란의 내용들이 전문성과는 상당히 멀어져 있는 글이 많고 두 번째로는 논설위원실에서 하나씩 맡아 가는 것 같다. ‘대기자제’를 운영하지 못한다면 ‘객원기자제’라도 만들어야 한다. 그분들에 대한 예우문제는 양해받을 수 있다고 본다.
▲박동명=20면을 발행하고 있는데 좀 더 증면할 필요가 있다. 정보가 다양해지고 증가해지면서 정보전달 기능을 하고 있는 신문의 역할도 증가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양적인 증가와 함께 질적으로도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편집이 이뤄지면 좋겠다.
▲김종=20면을 4면쯤 증면해 정보를 다양하게 실어줘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요구이지만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 것이 신문사 현실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신문기자의 수준을 넘어선 경우가 많다. 송선태 위원이 1면 기사의 경우 다른 면에서 해설 등 관련기사 따라온다고 말했는데 해설기사들이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넘어설 수 있는가 의문이다. 신문사에 전문기자가 있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는데 비엔날레·영화제·문화수도를 다룰 수 있는 전문기자가 한사람쯤 배치됐으면 좋겠다. 그런 문제들을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다뤄 독자들의 지적호기심에 접근해가야 한다.
▲송선태=지방지가 놓치기 쉬운 것 가운데 하나가 중앙지나 정부의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동명=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와 함께 언론에서 이슈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찬반의 양립구도를 함께 실어주고 그로 인해 이슈가 모아지고 대안이 제시되고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의 의견, 그와 반대되는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함께 실어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현안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강원구=투고란에는 사회적 명사들의 글이 없다. 명사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김종=제일 살아있는 면이 오피니언면이라는 점에서 활성화가 아쉽다. 신문의 글은 생각보다 많이 읽는다. 그래서 문자라는 게 힘을 갖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 글의 흐름이 있다. 지난 회의때 브레인맵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활용해야 한다. 편집위원들도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개별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해줄거다.
▲송선태=현재 약수터와 생활판에는 오피니언면 성격에 안 맞다. 그 분야의 해박한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지면을 늘리고 의제설정이 안되더라도 이슈간 찬반논쟁, NGO의 활동내용도 실어줬으면 한다.
▲박혜강=전문기자제는 2차와 3차 회의때도 나왔다. 기자가 만능은 아니다. 전문적으로 깊이 들어갈 만한 상황이 아니고 부서를 옮겨다닌다.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외부 인사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
▲김종=언론의 표기법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한글맞춤법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지 현지 발음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강원구=최근 고구려역사 왜곡문제가 시끄럽다. 많은 문제가 있는데 대부분 신문들이 다른신문을 따라가는 식이다. 특히 언론 보도를 보면 우리 유적이 있는 곳은 우리 발음으로 해줘야 한다. 연변대학의 경우 현지에서도 ‘연변’으로 표기하는 데 우리 언론들만 ‘옌벤’으로 표기한다. 우리 것이라고 할 때는 우리 발음으로 표기해줘야 한다. 중국에서는 우리 광주를 ‘광조우’로 발음한다. 이는 우리와는 상관없이 자기들 식대로 하는 것이다.
▲김종=중국인의 수준이 그 정도가 못되어서 그러는 것 아닌가.
▲강원구=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신문들이 중국관련 기사를 쓸 때 중국 발음으로 정확히 표기하지 못할 거면 현지발음으로라도 표기해야 한다.
▲송선태=지난 YS정부때 국제화시대에 글로벌 경영 주장하면서부터 모든 신문들이 ‘모택동을 ‘마오쩌둥’이라고 하는 등 스타일을 바꿨다. 그러나 한글로는 정확하게 중국발음을 표기할 수도 없다. 그럴려면 한자어대로 표기해야 한다.
▲강원구=천안문을 ‘톈안먼’이라고 한다. ‘문’자는 한문으로 표기해도 문인데 왜 ‘먼’이라고 하는가. 중국은 우리 광주를 ‘광조우’라고 하는 등 우리식대로 발음해 주지 않는데 왜 우리만 중국식대로 표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우리 주체성 문제다. 중국 사람들은 ‘심양’을 ‘심양’으로 표기한다. 그러나 한국 언론들은 ‘선양’으로 표기한다. 이건 웃기는 거다.
▲박동명=언론의 표기는 민족의 주체성이 우선시돼야 하고 시사성문제도 고려돼야 한다. 연길 등은 중국과 한국말을 병행하는데 이런점을 감안할 때 무등일보 편집에 있어서도 주체성과 시사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송선태=북한의 조선어관련 연구를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주체사상과 관련된 게 아니라 민족사상이 언어와 관련된 걸 많이 느낀다.
▲강원구=중국에도 ‘연변’ ‘연길’ ‘룡정’으로 써있지 중국식 발음으로 써 있지 않다. 고구려사 왜곡 운운하기 전에 한국 언론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김종=고구려사 왜곡문제 대응하는 것 보면 더 이성적이고 설득력있게 접근한 방법이 없냐 싶을 정도로 감정적이다.
▲강원구=공격 경영이 필요한데 신문부수가 적다보니 광고가 안들어온다. 한 광고주가 그러는 데 광고효과도 없는데 한 곳에 주면 다른 곳에서 벌떼처럼 달라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독자확보를 많이 해야 신문이 산다. 칼라면이 다른 신문에 비해 적다는 것도 지적하고 싶다. 흑백이 계속 이어지면 재미가 없어진다.
▲송선태=매주 금요일 8면이 교육면인데 광주시만 하더라도 교육비특별회계가 8천억원에 이르고 전남까지 합하면 3조원 가까이 된다. 한마디로 교육과 무관한 가정이 없을 텐데 교육계 소식을 공격적으로 실어야 한다. 경영과 편집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교원단체, 학생들을 활용하고 매일이 안된다면 월·수·금 격일제라도 교육 특화면이 있었으면 한다. 충분히 기사거리가 많은 분야다.
▲김종=편집위원들은 오늘 회의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이 실제로 무등일보의 편집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보고 무등일보 발전을 함께 기원했으면 한다.
/정리=손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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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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