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한국 대학은 왜 세계 무대에서 밀리는가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5.07.20. 15:01
■신경구의 포용도시


최근 영국 QS가 발표한 2025년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의 성적표는 결코 밝지 않았다. 서울대(38위), 연세대(50위), 고려대(61위). 상위 100위권에 든 대학마저 작년보다 줄었고, 하락 추이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까지 번지고 있다. 반면,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은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 대학'의 국제 위상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무대에서 밀려나는 한국 대학

한국 대학의 최근 부진은 순위 하락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QS는 5천여 개 대학을 9개 항목으로 평가, 1천500위까지 순위를 공개했다. 한국은 43개 대학이 포함되어 아시아 내 숫자 상으론 네 번째지만, 상위권 진입률에서는 뒤처진다. 중국·홍콩은 상위 100위에 10개 대학(홍콩 5개 포함), 일본 4개, 싱가포르 주요 대학들은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3년 연속 세계 10위, 난양공대는 12위에 올랐다. 반면 포스텍, UNIST, GIST 같은 특성화 대학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대한민국의 위상과 대학의 위상

대한민국의 경제 위상은 G20 안팎에서 흔히 10위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학의 국제 경쟁력 평가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 단순히 한 해의 성적이 아니라, 하락의 위태로운 흐름이 무심히 지속되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전남대 등 국립대의 순위도 꾸준히 하락세다. "대학 평가는 절대적이진 않지만, 시대적 흐름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오늘의 추락은 우리 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린다.

◆순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병폐

위기는 단순히 숫자의 하락만이 아니다. 한국의 모든 자원과 인재가 서울의 특정 유명 대학에 몰린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 집중에도 불구하고 이들 대학의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데에 심각성이 크다. 독일처럼 대학과 인재가 전국에 골고루 퍼진 나라는 대부분의 대학이 높은 교육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국제적인 위상에서 한국보다 앞서고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인구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교육 강국으로 떠올랐다. 이는 한국에서 인재의 "집중"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국 대학의 위상이 낮은 구조적 원인

비전문적인 경영: 대학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곳이다. 그러나 대학의 경영은 매우 비전문적이다. 교수들이 총장을 비롯한 중요 보직을 몇 년씩 교대하는 행정 관행으로는 조직의 계속성과 전문성 축적을 막는다.

직책을 특권으로 혼동: 대학 내 직책이 서비스가 아닌 특권으로 여겨지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같은 직책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총장 선출의 정치화: 대부분 대학의 총장 특히 국립대의 총장 선출에는 교수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총장은 다수 교수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다. 대학의 주요 직책도 교수들이 돌아 맡는 등 대학 장기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실제 국립대 총장은 대학 발전에 기여도보다는 인기, 인맥, 단과대학의 규모와 영향력에 따라 결정된다. 그래서 많은 국립대학의 경우 의대 교수가 총장으로 뽑힐 확률이 매우 높다.

경직된 계층 구조: 대학 내 '상층=교수, 중간=행정직, 하층=기술직'의 고착화된 위계도 뿌리 깊다. 세계가 고급 기술 인력을 중시하는 시대에, 기술직이 존중받지 못하는 환경은 미래 경쟁력에 치명적이다.

◆무엇을 바꿔야 할까?

한국 대학은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진 총장 직선제를 이제 돌아봐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학내 정치판이 아닌, 연구와 교육의 전문성과 혁신을 중심에 두는 구조 변화가 절실하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교수가 대학 행정을 모두 장악하는 대신에 개인 특성에 따라서 연구, 교육, 행정으로 전문화되어야 하며, 행정직·기술직 모두가 존중받는 포용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행정직과 기술직이 존중받지 않으면, 한국 대학은 고도화된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대학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도 기여도와 비전, 행정 능력 등 실질적 리더십을 실적으로 평가하고 선출하는 선출 위원회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는 외국의 많은 대학이 택한 방식이고 또 최근 통과된 공영방송 경영진 선출 방식이기도 하다.

국가적 차원의 고등교육 투자 확대, 국제화를 위한 적극적 프로그램, 그리고 안으로는 교수직, 행정직, 기술직 모두가 존중받는 포용 대학의 문화가 발전하기를 빈다. 또 인재가 지방 골고루 흩어져서 대학이 지역 발전의 구심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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