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는 예향(藝鄕)이라는 칭한다. 이름에 걸맞게 수많은 예술인들의 숨결과 예술적 전통을 품어왔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오늘날 광주가 진정한 예향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던져진다. 일례로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수도로서 나아가 미술을 선도하는 선진지로서 현대적 미술창작 거점을 떠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주는 비엔날레를 비롯한 세계적 현대미술 콘텐츠를 보유하고 실행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자체의 의지로 성공적 결과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발전적 성과도 올리고 있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다. 심도 있는 계획과 인적, 물적 시스템으로 미술 백년대계를 바라보지 않으면 예술 생태계의 뿌리가 깊어질 수 없다. 아울러 지역작가 육성 및 지원 정책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창작지원센터 등의 공간 구축이 그것이다. 예술가들이 상시로 작업하고, 시민이 그 과정을 가까이서 체험하며, 호흡하고 관계하는 상호적 대안공간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급 변화하는 현대미술 환경 속에서, 예술가들의 창작, 전시, 판매, 교육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현대적 창작거점이 절실하다. 지금이야말로 광주가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결정의 시기다.
지금 광주에는 예술인을 위한 창작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할 전환점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곧 이전이 예정된 광주 동부경찰서 부지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 부지는 도시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단단한 구조와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어 리노베이션을 통한 문화 공간 전환이 용이하다. 이곳을 단순한 상업시설이나 행정용지로 전환하는 것은 광주 문화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다.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에 위치한 토피도 팩토리 아트센터다. 폐군수 공장을 예술가 작업실과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이 센터는 매년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문화 명소가 되었고, 인근 레스토랑, 카페, 상점 등 지역 상권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지역 경제와 도시 정체성을 동시에 살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를 리노베이션해 미술 분야 전용 창작센터로 만든다면, 회화, 조각, 설치미술, 판화, 사진,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시민은 자유롭게 스튜디오를 관람하고, 예술가와 소통하며, 작품을 애호하는 경험을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다.
층별로는 창작 스튜디오, 상설 전시 공간, 시민 체험 워크숍실, 미술 아카이브 자료실 등을 조성하여, 창작, 전시, 교육, 판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광주의 젊은 신진 작가들에게는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 정착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야외 공간을 활용해 조각공원과 플리마켓장을 조성한다면, 도심 속 문화공원으로도 기능하며 광주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예술은 단순히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경험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힘이다.
광주 동부경찰서 부지를 '광주형 미술 창작센터'로 전환하는 정책적 결단이야말로, 예향 광주의 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광주 예술의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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