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광주-울란바토르 교류가 보여준 가능성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5.06.29. 15:27
■신경구의 포용도시


◆울란바토르 국립 아카데미 드라마 극장

지난 6월 18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국립 아카데미 드라마 극장에서 열린 한-몽 문화 예술 교류행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아시아 도시 간 문화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도시 간 문화교류 ODA 사업의 일환으로, 몽골예술위원회(대표 오드거렐 오돈치멤)와 울란바토르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호주 출신 티안 장 울란바토르 비엔날레 예술감독, 울란바토르 시 관계자, 울란바토르 시립대 교수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했다. 특히 미디어 아트, 음악, 무용을 전공하는 몽골 청년 예술가 50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가했고, 광주에서는 예술기획팀과 작가 등 7명이 함께 했다.

이번 교류의 핵심은 유네스코 미디어 아트 창의도시인 광주가 가진 인적·기술적 역량과 장비를 몽골에 지원해, 몽골 청년 예술가들이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국제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데 있다.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미디어 아트 교육과 타 장르와의 융복합 워크숍을 통해 몽골 현대미술의 발전과 비엔날레 콘텐츠의 품격을 높이고, 몽골 예술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결과로 울란바토르 국립 아카데미 드라마 극장은 한국과 몽골의 문화가 만나는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극장 안에는 미디어아트, 음악, 무용이 어우러진 융복합 공연이 펼쳐졌고, 참석자들은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근육과 기계의 힘보다 공감 능력이 중요한 시대

이러한 문화교류 협력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바로 시대의 변화에 있다. 과거 역사는 근육과 무기가 지배하던 시대였다. 남성들이 힘을 앞세워 사냥과 농경, 전쟁을 주도했고, 1206년 몽골제국이 유라시아 대륙을 제패한 것도 몽골인의 강인한 체력, 기마술, 전략, 현지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700년 후, 영국이 대영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산업혁명과 무기 덕분이었다.

그러나 과학문명의 절정에 이른 지금, 무기의 힘만으로는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 미국이 전 세계 국방비의 40%를 투자했는데도, 최근 분쟁에서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휴전으로 마무리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이제는 인공지능 혁명과 함께 논리와 문자 대신 이미지, 공감 능력, 창의성이 우선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정보는 인공지능이 처리하면서, 인간의 감성 즉 공감 능력과 상상력이 더 큰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한국은 인구 29위, 국토 109위의 작은 나라지만, 2000년 이후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은 문화 예술의 힘에서 비롯됐다. K-팝, K-드라마, 영화, 미디어 아트 등 한국의 문화 예술은 전 세계인의 공감과 사랑을 얻으며, 근육과 기계의 시대를 넘어 공감 능력이 주도하는 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는 5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기적과 같은 현상이다.

◆앞으로의 국제 교류에서 문화 예술과 여성의 역할

이제 국제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공감 능력과 문화 예술이다. 그래서 감수성이 상대적으로 앞선 여성과 예술인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광주시의 여성 의원 비율은 43%로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높을 정도로 여성의 역할이 활발한 도시이다. 또 광주는 민주·인권의 도시이자,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광주의 강점을 국제 교류의 중심 축으로 하고, 여기에 경제교류까지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울란바토르 행사에서 확인한 것은, 국경을 넘어 예술로 소통하고, 서로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문화교류야말로 아시아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문화제국주의를 경계하면서, 광주와 울란바토르, 그리고 아시아 여러 도시가 함께 문화 예술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