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무대 곳곳에 아쉬움만 진하게

@김후석 클래식애호가·광주예술의전당 GAC회원 입력 2025.04.07. 17:58
시립오페라단 갈라 '식스티 스타즈' 리뷰
김후석

필자는 지난 5일 전날의 탄핵 인용 선고로 인해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립오페라단이 선보이는 갈라 '식스티 스타즈'가 열리는 빛고을 시민문화관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솔리스트 앙상블 연주회로 여러 명의 뛰어난 연주자들이 모여 각자의 솔로를 수행하면서도 앙상블로서의 화합과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공연이다. 이러한 공연은 관객들에게 각기 다른 음악적 색깔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들뜬 마음으로 착석했다.

하지만 연주가들의 뛰어난 기량에도 기획과 연출에서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띌 정도였다.

60명 전체 성악가 등장해 부르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무대는 시작부터 반주자와 연주자들과의 사인이 맞지 않아 몇 초간의 어색함이 흐르고 나서야 노래가 시작됐다.

이후 소프라노 판타지를 시작으로 바리톤 & 베이스 판타지, 메조소프라노 판타지에 이은 전체 합창은 '합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각 노래에 두 명 정도 솔리스트가 부르고 몇 마디만을 나머지 가수들이 화음이 아닌 이른바 '떼창'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함의 연속이었다. 그마저도 잘 맞지 않아 곳곳에서 실수가 생겼다. 레퍼토리도 이전 솔리스트 앙상블에서 해왔던 오페라 아리아를 그대로 할 뿐이었다. 임창은 시립합창단 지휘자의 지휘로 연주된 합창 무대는 더욱 씁쓸했다. 광주를 대표한다는 성악가 60명이 부른 이 곡들은 아마추어 합창단이 앙코르곡으로 자주 부르는 곡들이었다. 관객들은 공연 의미에 걸맞게 좀 더 웅장한 솔리스트들의 퀄리티 높은 합창을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매년 반복되는 곡 구성과 프로그램은 공연의 신선함을 떨어뜨렸고, 기획자의 의도나 창의적인 접근이 부족해 보였다. 기획에 있어 참신성이 부족해 관객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나 신선한 콘셉트가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기 어려웠다.

쉬운 연주, 쉬운 해설이 이번 기획 의도였을지 모르나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웠다. 각자의 활동으로 바쁜 솔리스트들을 모아놓고 연주할 때는 전문 합창단과는 다른 시각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

필자는 앞서 2023년에 대구 오페라 50 스타즈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2시간이 넘는 긴 공연 이었지만 유명 아리아들을 시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알차게 구성했고 해당 지역 성악가들은 이 아리아들을 퀄리티 높게 완성해 지루한줄 모르고 봤다. 또한 조명과 장치가 있어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보다 흡입력있는 공연으로 만들어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또한 연습 부족을 의심케하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솔리스트 각자의 기술적인 실력은 뛰어났지만 앙상블 내에서의 호흡이 자연스럽지 못한 순간들이 존재했다. 협력적인 면에서 좀 더 세심한 조율과 연습이 필요했음을 느꼈다. 특히 앙상블 연주에서는 서로의 리듬과 표현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일부 파트에서는 이러한 점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전체적인 연주회 프로그램의 흐름이나 콘셉트가 시각적으로 조금 더 강조되었으면,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기획자의 다양한 시도와 창의적인 접근, 철저한 연습과 준비가 이뤄졌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됐을 것이다. 창단한 지 10년이 되어가는데 대표할 만한 브랜드 공연도 없다. '박하사탕'도 광주에서는 제대로 무대에 선보이지 않아 야외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시립오페라단은 이제 새로운 모습과 각오를 무대에서 보여주기 바란다.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이 지역 예술인을 위하는 무대, 시민에게 좀 더 높은 수준의 공연으로 소통하며 문화향유기회를 줄 수 있는, 광주시민들이 사랑하는 시립예술단이 되기를.

김후석 클래식애호가·광주예술의전당 GAC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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