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방송 언론에 현혹되지 않는 미디어리터러시-(50)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5.02.23. 15:48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방송과 언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보도와 편향적인 정보 전달이 여론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언론사와 정치인별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전한길 일타강사가 참여한 '광주 집회'가 대표적이다. 일부 언론은 '광주 집회가 두쪽 났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깨어나는 광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마치 광주의 민심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YTN 뉴스에서 여당을 옹호하는 한 시사평론가는 "드론을 활용한 과학적 분석 결과, 여당 지지자가 최소 1만5천 명에서 최대 2만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AI 큐빅 기법에 기반한 객관적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보다 더 중요한 수치는 '집회에 참여한 광주시민의 수'와 '외부에서 동원한 인원의 수'의 비교이다. 그러나 이러한 핵심적 수치는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보도를 접한 다수의 광주시민들은 분노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진 집회가 마치 광주의 민심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언론의 행태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대 집회에서도 반복되었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서울대 찬반 맞불 집회', '두쪽 난 서울대'라고 표현했지만, 과연 서울대 학생들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언론의 검증은 없었다.

지난 주, 판사 출신인 여당의 장 모 국회의원이 국가정보원의 CCTV 영상을 언론에 공개한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그는 "탄핵심판의 핵심 증거로 작용할 수 있는 홍 모 국정원 차장의 진술 중 장소와 시각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그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소와 시각이 아니라, 진술 내용의 사실 여부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메모를 작성한 장소와 시각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있었던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이 국회의원은 한 명의 진술보다 이와 유사한 다른 증언들도 전체적으로 살핀 후에 기자회견을 했어야 했다.

위 사건의 공통점은 '과학적 분석'과 '침소봉대'이다. 부분적인 사실로 시선을 유도하면서, 전체적인 진실을 가리는 것은 과거의 수구 언론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형적인 언론플레이 다름아니다.

이번 탄핵심판의 관련 정치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선 의원과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많다. 권력을 오랫동안 누려온 그들이 기술적으로 법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덕분에 국민들은 법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들의 본 모습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사람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라는 말처럼 위기에 처한 이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온 국민이 지켜본 것이다. 또한 정치와 경제력을 장악한 기득권층이 여전히 여론을 형성하고 있으며, 빈부 격차의 심화는 이러한 방송 언론의 구조를 더욱 공고히 만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 미디어를 이용한 선동과 조작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기득권층이 여론을 호도하는 혹세무민의 한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권력자들의 최후의 발악이다. 그러나 역사의 거대한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진실을 말하는 증인에 의해 결국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따라서 진실을 말하는 이들을 보호하고, 거짓을 말하는 이들에게는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의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능력, 즉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러한 현실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방송 언론에 현혹되지 않는 시민의식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선의 방패가 될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9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