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틀어쥔 중앙당···힘 못 쓴 지역 정치

입력 2026.05.06. 13:48 최류빈 기자
■민주주의 심장 광주·전남 박탈 당한 선택권<4·끝>
중앙당 일극 체제 손질·권한 이양 해법
오픈프라이머리·데이터 공개 등이 대안
경쟁 복원, 유권자 의식 동반 본질적 해답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지난 3월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가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 인터뷰’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6·3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광주·전남지역민들의 참정권과 선택권 제한 논란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앙당 중심의 경선 시스템을 손질하고, 경선이 곧 본선인 지역 특성상 권리당원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 폭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안이 나왔다.

시민공천·정책배심원제를 보완해 중앙당 권한을 시·도당에 이양해야 광주·전남지역이 직면한 정당제 대의민주주의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이번 통합시장과 전남 시·군 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ARS 설계 오류, 명부 유출, 대리투표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된 것과 관련, 여론조사 설계와 가중치, 반영 비율 등 핵심 데이터는 물론 공천관리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등일보는 민주당 계열 정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구조가 굳어진 광주·전남지역 경선 과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찾기 위해 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와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 이종훈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우선, 해결 방안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 확대와 ‘정책배심원제’ 보완을 꼽았다. 본경선에서 50% 할당된 데 그친 시민배심원(일반 유권자) 참여 비율을 늘려 대표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번 통합시장 경선 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정책배심원의 전문성 강화를 역시 주문했다. 이를 위해 후보 간 공약을 비교할 수 있는 정책자료집을 발간, 후보들을 검증대에 면밀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했다. 여론조사 설계와 가중치, 반영 비율 등 핵심 데이터와 함께 공관위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거다. 독립적인 이의신청 기구의 실권을 강화하고 경선 전 과정을 상시 검증 체계에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특정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배심원 수를 크게 늘리고 한국지방자치학회 등에 배심원 구성 비율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4월 당사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내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델리민주 갈무리

과도한 중앙당 일극 체제 완화도 ‘깜깜이 경선’의 해법으로 제안됐다. 공관위 권한을 실질화하고 민주당 시·도당에 권한을 이양해야 견제와 균형이 작동한다는 판단에서다. 경선 규칙과 일정의 사전 공표, 임의 변경 금지의 제도화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나친 ‘당원 중심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1극 체제에서 ‘당심=민심’이라는 오판을 멈춰야 민주당이 단순한 수권 정당을 넘어 지역의 대표성을 담보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거다.

중앙당의 여론조사 수치 등 데이터 비공개 문제도 지적됐다. 귀납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공언한 ‘클린 시스템 공천’이 사상누각에 불과할 거란 우려에서다. 하상복 목포대 교수는 “현행 경선 구조는 더 활발한 경쟁과 검증이 작동하지 않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이 ‘깜깜이 경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경선룰과 배심원제 등을 대폭 손질해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룰을 손질하면서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5·18과 대통령 탄핵, 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공고화된 특수성을 위해 ‘특별한 경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가 대표적이다. 비당원 일반 시민도 경선 과정에 참여하도록 문호를 대폭 넓히자는 거다.

본질적인 해결책은 선거제도 개편과 맞물린 ‘유권자 의식 개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제도적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유권자가 여기에 발 맞춰야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석 확대, 중대선거구 점진적 확대를 거쳐 소수정당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는 이유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안 정당의 육성이야말로 중요한 과제”라며 “야당들이 호남에서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확보하게 된다면, 각 정당 역시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경선 과정에서 일반 유권자 참여를 확대하려는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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