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티셔츠 입고 무대 올라…사람도 음악도 白紙 매력

[일산=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무리 '블랙핑크' 팬덤 '블링크'라고 해도 다른 팝스타 콘서트에 블랙핑크 티셔츠를 입고 가지 않는다.
미국 팝 슈퍼스타 포스트 말론(28·Post Malon·오스틴 리처드 포스트)은 그런데 자신의 첫 내한공연에서 블랙핑크 티셔츠를 입고 무대 위에 올랐다.
2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 1전시장 4·5홀에서 블랙핑크 멤버들이 새겨진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흰색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등장한 그는 그 위에 온갖 장르가 섞인 자신의 음악을 화염처럼 걸쳐 입고 말 그대로 무대를 불살랐다.
세련된 팝인 첫 곡 '베터 나우(Better Now)'부터 3만명이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秋分)이었는데, 저녁이 점점 깊어졌지만 공연장에선 한낮보다 열기가 더 가득했다. 특히 '테이크 왓 유 원트(Take What You Want)', '오버 나우(Over Now)' 등의 무대에서 수시로 터지는 불기둥·불꽃 연출이 일품이었다.
말론은 "아름다운 나라에 이번에 처음 왔다. 환영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긴 본명을 거명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거듭되는 "감사합니다"와 함께 "맥주 좀 주세요. 제발" 등 한국말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한국 팬들을 위해 많은 걸 준비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도 음악도 백지(白紙) 같은 매력이 일품인 공연이었다. 몸과 얼굴에 각종 메시지가 담긴 그림·글 등의 타투가 가득한 말론은 백지 같은 사람이다. 순진무구한 그는 스탠딩 마이크 대 세우기 등 무대 위에서 천진난만했다.

음악 역시 백지 위에 다양한 장르를 쌓아올린 듯했다. 힙합은 물론 록, 브릿팝, 컨트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었는데, 온갖 장르가 한 데 섞인 '멜팅 팟(melting pot)' 팝을 아우르는 명성을 입증했다. '얼터너티브의 제왕'이라고 부를 만했다. 드럼, 기타 뿐 아니라 첼로·바이올린 등으로 구성된 현악 4중주단도 콘서트에서 주력이었다. 그 만큼 전체 사운드의 결이 풍부했다.
말론의 국내 인기가 '이 정도로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곡마다 엄청난 떼창이 함께 했다. 특히 '굿바이스(Goodbyes)' '모닝(Mourning)' '테이크 왓 유 원트' '필링 휘트니(feeling whitney)' 등에서 객석의 목소리가 유독 컸다. '필링 휘트니'에선 관객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의 플래시를 켜 밤하늘의 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팬들은 공연 중간 틈이 있을 때마다 "포말! 포말!"을 외쳤다.
절규하듯 무릎 꿇고 노래하기도 한 말론은 무대 매너도 일품이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귀여운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표하는 예의 바른 뮤지션이었다.
특히 공항에서 만난 젊은 여성 팬과 무대 위에서 협업한 장면은 뭉클했다. 그 팬은 '스테이(stay)'를 기타로 연주하기 위해 연습해왔다고 무대 위에서 연주하고 싶다고 바랐다. 말론이 이를 들어줬다. 기타를 배운 지 얼마 안 됐지만 그 여성 팬은 최선을 다해서 연주했고, 말론은 그 반주에 맞춰 음정과 속도 등을 조절하며 '스테이'를 힘껏 불렀다. 그 팬이 선물로 준 갓을 쓴 채였다.
이렇게 다정한 말론이었다. 올해 첫 아이를 얻은 그는 '투 영(Too Young)'을 부르기 직전 "모든 순간 순간을 마지막으로 여기고 살아가며 사랑하라"고 말했다. 또 막바지에 "여러분은 스스로 홀로 빛나는 만큼, 당신의 삶과 당신의 꿈을 누려라!"고도 했다. 말론의 공연 속 전매특허로 맥주를 가득 채운 잔을 객석을 향해 건배하는 행위는 결국 삶·꿈에 대한 축복인 셈이다. 이날 말론은 잔을 객석을 향해 내밀 때마다, 국내에서 잔을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인 "짠"을 수없이 외쳤다.

앙코르 곡 중 하나인 '선플라워'에선 태극기가 무대 위에서 펄럭였다. 공연은 애초 예정됐던 러닝타임 70분을 훌쩍 넘겨 100분가량 진행됐는데, 그 만큼 말론과 팬들이 나눌 게 많았고 시간이 가는 걸 서로 아쉬워했다.
이와 별개로 이날 공연은 서울 안이 아닌 일산에서 치러진 점도 관심사였다. 현재 서울엔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KBO, K리그 경기 스케줄로 인해 대형 공연장 대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에 3만명 규모로 공연을 치를 수 있는 곳이 없기도 하다.
이에 따라 주최사 라이브네이션 코리아는 킨덱스 홀 두 개를 합쳐 공연장을 마련했다. 국제 공식 규격 축구 경기장보다 큰 면적의 공간에 스탠딩과 지정석을 마련한 것이다. 지정석은 계단식 가변좌석을 운영해 시야각을 확보했다. 실내 음향 반사 제어, 잔향 제거를 위해 리버브 타임 리덕션(Reverb Time Reduction) 기술 등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사운드도 훨씬 좋았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3호선 북쪽 마지막 역인 대화 역을 이용해서 서울 시민에겐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서울에 편중된 대형 팝스타 내한공연의 인프라를 분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본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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