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한국서 배구 응원 뜻 깊어”
“AI페퍼스 한국 여자배구의 중심 되길”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AI페퍼스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한국 여자배구의 중심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 2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에서 현해탄을 건너 온 이가 있다. 재일교포 3세 김태평씨(일본이름 사이토 타이헤이)가 그 주인공이다.
오사카에서 부산을 거쳐 광주까지 오는 길은 10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멀지만 김씨는 AI페퍼스의 선수들을 응원하겠다는 일념 하에 먼 길을 자처했다. 그는 약 80여년 전 일제 강점기, 할머니 김미옥씨가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하며 재일교포가 됐다.
하지만 연어가 자기 고향을 찾아오듯 뿌리를 감출 수 없었던 그는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배구팬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오사카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15년부터 한국 여자배구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아 선수를 IBK기업은행 시절부터 좋아했다"며 "그가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하자 따라서 도로공사 팬이 됐다. 그러나 AI페퍼스가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AI페퍼스가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못 뛰던 젊은 선수들을 선발해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 감명을 받았고 그대로 AI페퍼스의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AI페퍼스 선수들 중에서도 문슬기를 가장 좋아한다"며 웃었다. 이어 "노란 머리색이 첫 인상에 깊게 남았고 당시 맏언니로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또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던지며 디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처음 AI페퍼스 경기를 본 것은 2022년 11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GS칼텍스와의 경기"라고 말했다. 또 "그날 일본어가 섞인 한국말로 AI페퍼스를 응원하던 도중 우연히 김형실 전 감독님의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형실 전 감독은 "김태평씨처럼 한국 배구와 AI페퍼스를 사랑해주는 팬이 있어 배구의 앞날이 밝은 것 같다"며 "오사카에서 광주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의 응원을 받으며 AI페퍼스는 개막 17연패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2022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어느덧 시즌 전 목표로 내세웠던 5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태평씨는 "AI페퍼스가 이기면 매우 좋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들의 성장이 한국 여자 배구의 성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또 광주 팬들이 AI페퍼스가 이기든 지든 큰 함성으로 응원하는 모습에 놀랐다. AI페퍼스가 조만간 강팀이 돼서 한국 여자배구리그를 호령할 것을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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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봄배구 급한 흥국생명에 고춧가루 뿌릴까
26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공격 중인 박은서. KOVO 제공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 경신 중인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이제 흥국생명을 상대로 ‘고춧가루 부대’의 저력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일 오후 4시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2025-2026 V-리그 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페퍼저축은행은 직전 경기였던 IBK기업은행과의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며 봄배구 진출 가능성에는 다소 먹구름이 낀 상태다. 하지만 선수들의 투지는 여전히 뜨겁다. 창단 첫 탈꼴찌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만큼, 남은 경기에서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이번 흥국생명전은 객관적인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접전이 예상된다. 리그 순위와 승률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공격력만 놓고 보면 페퍼저축은행의 기세가 결코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의 전체 승률은 41.9%로 흥국생명(54.8%)에 비해 수치상 열세에 놓여 있다. 다만 공격의 효율성을 따져보면 데이터상의 열세는 무색해진다. 시즌 전체 공격 성공률에서 페퍼저축은행은 39.8%를 기록, 흥국생명(38.7%)을 오히려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화력 싸움만큼은 리그 최상위권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최근 3차례의 맞대결 성적은 1승 2패로 밀리고 있으나 경기 내용은 늘 팽팽했다. 특히 상대 전적에서의 공격 성공률은 페퍼저축은행이 43.7%로 흥국생명(40%)보다 우위를 점했다. 결국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뒷문의 안정감’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전에서 리시브 효율이 21.6%에 그치며 상대(29.6%)에 비해 크게 흔들렸다.에이스 조이의 폭발적인 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리시브 라인의 집중력이 이번 경기 승패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페퍼저축은행의 확실한 믿을 구석은 역시 조이다. 조이는 현재 팀 내 득점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 부문에서도 모두 1위를 휩쓸며 명실상부한 팀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 중인 조이의 손끝이 흥국생명의 높은 벽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바뀔 수 있다.반면 흥국생명은 봄배구 경쟁이 정점에 달해 매 경기 승점 3점이 절실한 처지다. 레베카와 피치로 이어지는 외인 투톱 체제가 건재하며, 특히 피치의 높이를 활용한 블로킹은 페퍼저축은행 공격진에게 상당한 압박이다. 다만 최근 흥국생명의 흐름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직전 정관장전에서도 집중력과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패배를 허용하는 등 약점을 노출했다.현재 흥국생명은 리그 3위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가 승점 차를 좁히며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흥국생명의 발목을 붙잡는다면 리그 전체의 봄배구 판도를 뒤흔드는 대이변이 된다.심리적 부담을 내려놓은 페퍼저축은행이 갈 길 바쁜 흥국생명을 상대로 어떤 반전을 만들어낼지, 배구 팬들의 시선이 광주 페퍼스타디움으로 집중되고 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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