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서(48)씨·서현교(5)군·서이현(5)양

“아내가 일터에서 일하느라 오늘은 ‘독박 육아’지만 쌍둥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니 걸음하길 잘했습니다”
지난 5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 ‘2026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 박람회’ 현장.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인파 속에서 유독 허리를 숙인 채 쌍둥이 남매 서현교(5) 군, 서이현(5) 양 손을 꼭 붙잡고 걷는 서정서(48) 씨가 눈에 들어왔다. 행여 아이들이 사람들과 부딪힐까 주변을 살피면서도 두 아이가 이끄는 곳마다 발걸음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대구 북구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서씨는 이날처럼 많은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영호남의 문화와 관광을 접하는 행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영호남 화합의 의미를 담은 행사라고 들었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동성로 부스 일대를 찾았다”며 “둘러볼수록 수도권이나 영남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호남 지역들을 관광 안내나 체험 부스 형태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에게 문화예술 박람회는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는 기회다. 쌍둥이를 키우다 보니 외출 자체가 쉽지 않을 때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아이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리면 일부러라도 찾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씨는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심심해하는데 이런 곳에 나오면 볼거리도 많고 자연스럽게 함께 움직일 수 있어 좋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육아에 지치는 마음도 조금은 잊게 된다”고 했다.
이날 이현 양은 손에 자신을 꼭 닮은 캐릭터 ‘루피’ 인형을 꼭 쥐고 있었다. 행사장 일대에서 뽑기를 통해 얻은 기념품이다. 각 부스에서 받은 부채와 가방 등 작은 기념품도 고사리손마다 하나씩 들려 있었다.
박람회의 분위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서 씨는 “현장에 와보니 ‘박람회’라는 딱딱한 느낌보다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의 장에 가까워 보였다”며 “양 지역 시민들의 현장 호응이 뜨거운 만큼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행사라는 생각이 남는다”고 했다. 이어 “행사가 또 열리면 더 자라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부스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붐업’이 더 필요해 보였다는 평가도 내놨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부스가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한산한 곳도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각 지역의 매력을 더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체험이나 프로그램이 많아진다면 지금보다도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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