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람객도 모처럼 활기에···“흥겨운 동성로 즐거워”

입력 2026.09.06. 18:50 최류빈 기자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
박진서(25)씨·김은희(69) 씨
무등일보와 영남일보가 5일 대구 중구에서 펼쳐진 ‘2026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박진서(25) 씨. 그는 불편한 몸에도 식전 공연을 즐기면서 무대와 하나가 됐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몸을 가누기 어려운 전동휠체어 위에서도 어깨춤을 췄다. 가수들의 노랫말이 흘러나오자 몸을 흔들며 주먹을 쥐락펴락, 열띤 응원을 했고 짧은 소리로 환호도 보냈다. 여느 관객보다 흥겹게 공연을 즐긴 이는 중증 지체장애를 가진 대학생 박진서(25) 씨다.

5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 ‘2026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박씨는 혼자서 손발을 가누기 어렵고, 타인과 정확한 의사소통마저 어렵지만 간병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인파로 가득 찬 동성로의 흥겨움을 느끼고 싶어서다.

박 씨와 인터뷰는 간병인 김은희(69·여) 씨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온전한 의사소통이 어려워서다. 김 씨는 “(박 씨가)몸이 불편하더라도 동성로에 종종 나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며 “영남과 호남이 한 데 어우러지는 이런 큰 행사가 열린 것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척 흥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식전 공연으로 마련된 경북도립교향악단 등의 무대에도 시선을 떼지 않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고 보기 좋다”며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구성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평소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좋아하는 박씨지만, 그는 이날 울려퍼진 발라드 공연에도 깊게 몰입했다. 김 씨는 “(박 씨가)오랜만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김씨는 2024년부터 2년여 동안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박씨를 돌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본다”며 “호남과 영남이 화합하고 어우러지는 의미를 담은 행사라고 들었는데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의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관람객이 공연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무장애) 환경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행사장에 안전요원이 배치됐고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는 진입로도 마련됐지만, 전용 관람석 등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게 그 이유다.

박 씨는 지역의 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대학생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도 불편하지만,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먼 훗날 도와주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많이 열려 지역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장애인을 포함한 대구 시민들이 즐길 거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호남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감회가 깊습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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