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덕 주변 핵심구역 작업 남아
국토부에 개선 로드맵 마련 요구
한 총리 직통 소통창구도 약속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요구와 시급성이 커지는 가운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안전 확보를 전제로 재개항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고 현장인 로컬라이저 주변의 수색이 아직 남아 있어 유해 재수색 완료 시점을 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올해 말 재개항은 불가능해 보인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해 재수색 현장을 점검하고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무안공항 운영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빠른 재개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유해 재수색을 철저히 진행하는 동시에 재개항 준비에도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사고 수습과 재개항 준비를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방식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재개항 문제가 논의됐다. 유가족협의회는 공항 재개항 자체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며 안전 확보를 전제로 재개항 준비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성철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유가족들도 재개항을 원하고 대통령이 지시한 ‘투트랙’ 방식도 지지한다. 우리가 재개항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둔덕이 잘못됐다는 것이 확인됐으니 국토부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무엇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둔덕뿐 아니라 조류나 레이더 등 공항 안전 문제를 다시 점검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공항 폐쇄 장기화에 따른 지역사회의 불만이 자신들에게 향하는 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워 했다. 공항 재개항이 늦어지는 책임이 유가족에게 있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지체되는 참사 수습과 진상규명으로 피해자인 유가족들이 오히려 지역의 원망과 비난까지 짊어지며 더 큰 상처를 입고 있다. 무안공항 재개항은 저희도 원하는 바이다”고 호소했다.

재개항의 선결 조건인 유해 재수색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4월16일부터 진행된 유해 재수색은 90%에 육박하지만 사고 지점 주변의 작업량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전체 수색 대상 면적은 1만9천781㎡로, 모두 828개 그리드 가운데 724개에 대한 수색이 끝나 진척률은 87.4%다. 유해 추정 물체 1천620점과 유류품 851점이 발견됐다.
현장 관계자는 “둔덕 주변을 보면 흙이 상당히 높이 쌓여 있어 일반적인 구역보다 앞으로 해야 할 양이 훨씬 많다. 진척률은 조금 더 더뎌질 수 있다”며 “현재 수색 종료 시점도 특정하지 않고 있으며 진행 상황을 살펴 유가족과 협의한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한 총리에게 참사 수습과 진상규명을 위한 5개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국무총리의 진상규명·참사 수습 컨트롤타워 역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인력·예산과 해외 용역 지원을 통한 사고조사 정상화 ▲부실 수습으로 뒤늦게 발견된 유해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장례 지원·책임자 문책 ▲지원·추모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 ▲상속세와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참사로 발생한 불이익 해소 등이다.

한 총리는 정부와 유가족 사이의 직통 소통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창구로 참사 수습과 피해 지원 등 현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에도 총리 비서실장과 유가족들이 다시 만나 피해 지원과 추모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 총리는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유가족분들께서 가장 간절하게 바라시는 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한 취지는 사고조사를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해 믿을 만한 조사체계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유가족들의 절박한 마음과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나머지 과정까지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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