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시·군·구 현안 조정
전국 협의회장 출마 공식화
자치권·재정분권 강화 약속

“현장에서 답을 찾고, 연대로 돌파하겠습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가장 앞장서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요구하고 관철해 내는 ‘행동하는 협의회장’이 되겠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 27개 기초지자체를 대표하는 첫 협의회장으로 선출된 김병내 남구청장이 지역 현안 조정과 전국 단위 자치분권 강화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통합 과정에서 시·군·구의 권한과 재정을 지키는 한편 광주특별시의 협력 경험을 토대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정부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김 구청장은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김 구청장은 지난 10일 광주특별시 나주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임택 동구청장, 공영민 고흥군수와의 3파전 끝에 최다 득표해 광주특별시 시·군·구협의회 초대 전반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광주특별시 시·군·구협의회는 이달 행정 통합에 따라 기존 광주 구청장협의회와 전남 시장·군수협의회를 하나로 합친 기구다. 도시와 농어촌, 해안과 내륙 등 서로 다른 여건을 지닌 27개 기초지자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특별시와 중앙정부에 공동 현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구청장은 당선 직후 “전남과 광주는 이제 다시 하나의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광역의 큰 방향과 시·군·구 현장의 목소리를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협의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는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기초지자체의 권한·재정 축소 우려를 꼽았다. 특별시의 규모와 권한은 커졌지만 정작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시·군·구의 자율성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다.
김 구청장은 “광주와 전남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해 온 운명공동체”라며 “3선 남구청장으로서 현장에서 발로 뛰며 느낀 것은 시·도의 경계를 넘어선 시·군·구 간 긴밀한 연대와 상생만이 지역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가시티 논의 속에서 기초지자체가 소외되지 않도록 든든한 가교가 되겠다”며 “공동의 이익을 위한 초광역 협력사업을 발굴해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성공 모델을 광주특별시에서 반드시 증명해 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도 통합 시 기초지방정부의 자치권·재정권·인사권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각 시·군·구가 기존에 독자적으로 집행해 온 예산의 일정 비율을 보장하는 ‘예산 쿼터제’와 ‘통합특례 기초정부’ 지위 부여도 공약에 담았다.
김 구청장은 광주특별시 협의회장 당선을 발판으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선거에도 출마한다. 대표회장 선거에는 제주와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 협의회장만 출마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광주특별시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기초지자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전국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강력한 ‘지방의 힘’을 구축하겠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전국 단위 공약의 핵심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낮추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지방정부가 과도한 사업비를 떠안지 않도록 ‘지방비 매칭 비율 최대 20% 상한제’를 협의회 1호 입법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단계적으로 6대 4까지 조정하고,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일부를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배분하는 연동형 교부세 도입도 제시했다.
그는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명제는 더 이상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재정분권을 통해 ‘돈 있는 지방자치’를 만들고, 중앙 의존형 성장을 넘어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성장 엔진을 가동하겠다”고 역설했다.
행정안전부의 기준인건비 제도도 손질 대상으로 꼽았다. 늘봄학교와 유보통합 등 국가 정책 수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증가한 인력은 교부세 삭감 등 불이익 산정에서 제외하고, 장기적으로 지방정부가 인건비를 자율적으로 운용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단체장과 공무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행정환경 조성도 약속했다. 협의회 직속 법률자문단을 꾸려 주요 정책과 대형 사업을 사전에 검토하고, 악성 민원이나 공무원 대상 고소 사건에는 공동 법률대리인단이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대와 지방정부의 집행 자율성 강화, 전국 시·군·구 공동구매 체계, 지방공무원 인사 교류 플랫폼, 자치행정 전용 인공지능(AI) 비서 등도 5대 분야 21개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김 구청장은 “광주특별시의 상생 발전을 이끌어 낼 뚝심과 추진력으로 전국 시·군·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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